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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평 May 10. 2017

[자발적 리-뷰]사랑의 몽타주 / 최유수

결혼과 연애가 불가능한 시대의 사랑

최초게시일 : 2017.05.09

최종수정일 : 2017.05.10


자발적 책읽기_

모임소개


"책을 읽습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함께 읽습니다. 책을 처음읽는 사람, 관심있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활용하는 사람. 모두와 함께 읽습니다."


스스로 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발적으로 책읽는 문화를 만들고자 독서모임을 비롯한 책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활동을 기획 및 실행합니다.

http://band.us/n/a6afT4yac4Ycx




[자발적 책읽기]의 새로운 프로젝트 

: 자발적 리-뷰


"숨어있는 작은 소리들을 찾아보려 합니다."


세상에는 참 많은 책들이 존재합니다. 많은 책들이 사랑받지만, 그만큼의 많은 책들이 관심도 가지기전에 사라져버립니다. 대형서점의 서가 한구석에서, 헌책방의 모퉁이 끝에서, 동네 책방의 한켠에서 사람들을 웃고 울릴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잠들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펼쳐지고, 읽히는 꿈을 꾸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구글, 네이버, 다음 같은 검색엔진에서 검색어만쳐도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서 "책"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책"이 검색결과로 나오는 수많은 정보들보다 가치있는 것은, 그 안에 이야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시간적 흐름을 가지고, 맥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설이나 문학뿐만 아니라, TOEIC수험서에도 당해 TOEIC의 출제 경향을 반영합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to부정사와 최신 경향을 반영한 수험서에서 이야기하는 to부정사의 의미는 다를 것입니다. 정보만으로는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여러가지 정보가 모여, 특정한 관점아래 연결되고 조합되어 특정한 체계가 완성될 때 정보는 "서사"로서의 힘을 얻습니다.


세상엔 참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저희는 '독립출판물'의 소리를 들으려합니다. 미디어를 통해 울려퍼지는 큰소리가 아닌, 숨어있는 작은 소리들을 찾아보려 합니다. 나즈막히 읊조려 스쳐지나갈 수 있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려 합니다.




사랑의 몽타주

_최유수


구글링을 열심히 했는데, 출처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보이지 않는 것의 정체는 정확하게 정의될 수 없다.
다만 언어를 조립하여 그것의 그림자를 표현할 수는 있다.

나는 이를 몽타주라 부르기로 했다.
이 책은 편집된 흔적들의 조합이다.
이로써 내 사랑의 정체에 대한 2차원의 몽타주를 그린 셈이다.




결혼과 연애가 어려운 시대에서의 '사랑'

(편의상 이름을 약자로 표기했다. J_중길 / S_형섭 / H_한울)


세 남자가 "사랑의 몽타주"를 리뷰하기 위해서 모였다.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받는 상처를 두려워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상처받을 용기'와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J_

결혼이나 연애를 포기하는 시대에서 "사랑"이 필요할까? 


S_

사람 나름이겠지만,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는 안타깝지만. 휩쓸리지 않고 열심히 사랑을 찾아야 한다. 사랑 또한 건강한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아직 사랑하고 있지 않다면, 찾지 못했을 뿐 분명 존재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비유하자면, 경제가 성정하고 있을 때 주식을 하면 누구나 돈을 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균보다 더 큰 수익을 내는 사람과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만 수익을 얻는 사람이 있다. 지금처럼 경기가 안좋을 때 또한 마찬가지다.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최소화 하는 사람,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 사람 다양하게 존재한다. 사회 전체의 큰 흐름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살아나갈 방법이 존재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사랑하기 힘든 사회가 된 것은 맞지만, 힘들기 때문에 더 진실된 사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J_

사랑이 필요하긴한데, 정형화된 형태의 사랑말고. 다른 형태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요즘은 사람들은 결속되기 싫어하고, 개인을 온전히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필요하다. 행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고 돈을 잘 벌어도 사랑이 없으면 삶이 공허해진다. 먹고 사는것만으로도 힘에 부쳐서, 사랑하기 힘든 시대인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H_

이런 시대라 사랑 이야기가 더 잘팔리는게 아닐까싶다. 사실은 시대를 초월해서 사랑이야기는 항상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니, 딱히 지금 시대에서 더 잘팔린다고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확실한건 사랑하기가 힘들어진 시대라는 것에는 많이 공감한다. 일단 먹고사는 것에 너무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사회니 말이다. 사람의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다시 말하자면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시대가 바로 지금인듯하다. 현대 사회의 대표적 질병은 신체적인 질병보다 신경증과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병에 가깝다. 두 질병이 지나치게 자기 착취적이고 자기에게 침잠한다. 거기에 타인이 들어설 수 있는 마음의 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야기가 대체재로서 소비되고 있는지 모른다.


J_

여기서 유일하게 연애를 하고 있지 않나? 연애를 하기위해 필요한게 뭘까?


H_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같은게 아닐까? 상대방의 모자람과 허물을 용서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상대방의 말이 나를 상처줄 것을 아는 여유, 나의 사소한 행동이 상대방을 상처줄 수 있음을 이해하고, 상대방일 이해해 줄 수 있는 여유. 모든 문제는 자신의 감정과 자신의 상처에 집중하면서 생긴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_ 당연히 그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말은 지극히 관계에서 권력을 지향하는 언어이다. 주도권을 내가 가지고 말겠다는 의지의 표출인 것이다. 그리하여 상대방은 내가 원하는 것을 행한다. 이것이 성숙한 사랑으로 이행되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모르겠지만, 이런 관계에서의 권력을 철저히 이용하는 사람 또한 존재한다. 뭐 달리 할 말이 있나. 쓰레기와는 상종하면 안된다. 굳이 이성과의 사랑이 아니라, 모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런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사회는 그걸 도와주지 않겠지만 말이다.




책의 첫인상


"사랑이 내게 남기는 흔적들을 뒤적거렸다." _ 책의 첫 문장



J_

너무 에세이같이 주관적이지 않고, 적절하게 철학적이기도하고, 영화 이야기도 하는 등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았다. 대중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던 것도 좋았다.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S_

저같은 경우에는 그래서 집중이 안되었다. 읽고 나서의 여운이 그리 길지 않았던거 같다. 문장 전체에 힘이 강하게 들어갔다. 가볍게 이야기하는 느낌이 아니라 지나치게 철학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셉이나 색깔이 뚜렷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수용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J_

확실히 주관적이기보다는 객관적인 특징이 있는거 같다.


S_

간단하게 표현하면, 사랑을 설명서처럼 썼다. 개인적인 경험들이 공유되었다면,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틈이 있었을텐데 전혀 그런 틈이 보이지 않았다. 어찌보면 너무 타당한 말인데, 쉬이 공감할 수 없는 벽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사용 설명서처럼 읽혔다. 


H_

뭐랄까 책에서도 사랑을 종종 '종교적 믿음'과 비교하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묘사들이 사랑의 실체적 모습과 괴리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S가 느꼈을 괴리감에는 그런 믿음에서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외에 [인터스텔라]에 대한 단상이나 내가 나이기 때문에 사랑받는다는 생각에는 크게 동감했다. 어쩌면 우리는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사랑할만한 여유가 없는 사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실제로도 못받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철학적인 냄새가 많이 난다느 것에 동감한다. 하지만 되도록 사변적이거나 관념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한병철의 [에로스의 종말]같은 책은 정말... 이해하기도 힘들지만, 말하기도 힘든 책과는 달리. 책을 주제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여러모로 '몽타주'를 만들기에 적합한 책이다.




상처와 공허 _

왠지 영화 [아비정전]이 떠올랐다.


"이따금씩 억누를 수 없을 만큼

솟아오르는 회환은 서툴었던 지난 날 사랑의 기억을 대행한다." -상처와 공허 중.


J_

"상처는 완전히 아물어질 수 없고, 공허는 메워질 수 없다."는 구절이 인상깊었다. 우리 모두 하나쯤은 이런 상처와 공허를 안고 살아가는거 같다.


H_

이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한다는말이 차갑게 느껴진다는 것도 좋았다.


J_

사랑하면서 필연적으로 상처를 받고, 공허함을 느낀다. 좋을 때도 있지만, 공허함 때문에 사랑이 힘들기도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다가오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쌓여서 더 좋은 사랑을 할 수 있다.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마장 좋을 줄 알고, 행복할 줄 알았다. 막상 만나보면 상처받는 부분도 많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히 잘 해결할 수도 있었던 부분인데 왜 그렇게 상처받은것에 집중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들을 어떻게 건강하게 잘 극복할 수 있을까?


S_

서로에게 상처주는 행동이 몰라서 그런건가, 아니면 이해하면서도 반복되는건가?


J_

막상 그 상황에 들어가보면, 내가 충분히 이성적이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다. 사실 머리로 누군가르 만나는건 아니니까. 관계에서 '밀당'도 가끔은 필요한거 같고, 온전히 헌신적일 필요는 없지만 그런 순간도 있어야하고. 이런 부분이 다들 미숙하니 서로 상처주는게 아닐까?


S_

저도 그런 일련의 행위가 피로하게 느껴진다. 이런 거에 에너지를 아끼고,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텐데.


H_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끝이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개인적으로 상처가 욕망에서 비롯되는거 같다. 상대가 이렇게 해줄것이라는 욕망이나 기대같은 것들. 그저 상대를 온전히 수용할 수 있다면 상처받을 일이 줄어들 수 있을텐데. 타자라는 대상이 온전히 자신의 기대나 생각안에서 행동하는 존재가 아닌데, 그걸 기대하다보니 상처받는게 아닐까.




내가 나이기 때문에_


"내가 나이기 때문에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랑이, 일종의 세속적 비교우위에 속하는 특별함을 많이 가진 다수의 사람들 속에서, 내가 나를 특별한 존재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굳은 믿음이 되어주는 덕분이다."


S_

사물이든 감정이든 이면이 존재한다. 내가 나이기 때문에 사랑 받는 것이기도, 사랑받지 못하기도 하다. 사랑받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는 나를 부각시키는 것이 건강하다. 사랑받지 못하는 나에 대한 약점이나 단점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집착하게 된다. 그것보다 장점을 더 부각하고, 생각하는게 좋다.


PT에서 최악의 멘트는 "준비한게 별로 없어도 잘 봐달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상대가 이해해주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부족하다고 인식하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약점에 붙들려있으면 자신없어 보이고, 불안해보인다.


H_

'자존감'같은 말이다.


S_

주변에 내가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커플에게 어떻게 싸우지않고 그렇게 오래만날 수 있는지 물어봤다. 둘 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하더라.


J_

운이 좋은 케이스같다.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H_

책에서도 '짙은 농도'라고 표현하고 있다.


J_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런 상태의 연인을 설득하거나,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S_

그런것은 가르치거나 설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


J_

중요하지만, 그렇게 잘 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S_

그런 말이 있다. 나를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는 굳은 믿음이 되어주는 사람. 상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면, 설득하거나 이해시킬 필요가 없지 않을까.


H_

유명한 대사도 있다. "너를 믿지마. 너를 믿는 나를 믿어."




함께 읽으면 좋은 책_



J_

서문에 표현한 '문자들의 조합, 흩뿌려두었다, 몽타주' 같은 것들을 보면 흐름이 존재하다기보단, 의식의 흐름에 따라 배치한거 같은 느낌을 받는다. 솔직히 친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책을 떠올렸다. 비슷한 감성이 있다. 뻔한 이야기인데 다 읽고나면, 왜 이 책이 유명한지를 느끼게 된다. 사랑에 대한 개념이 정리된다고 할까. 두 책의 공통점은 잘 안읽힌다는 것이다.


s_

영화 [만추]가 떠올랐다. 비슷한 감성이라 함께 보면 좋을거 같다.


H_

[사랑의 역사]가 떠올랐다. 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사랑은 끊임없이 연결되어 퍼져나간다. 우리는 서로 더 많이 사랑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에서 두 책이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Epilogue_1


독립출판물을 리뷰한다는 것_


J_

분명한 것은 기성서적들과 비교해서 퀄리티 차이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편집자가 서포트해주는 책과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책의 퀄리티는 같을 수 없다. 우리의 리뷰는 그것을 감안해야할 필요가 있다.


S_

그렇다고해서 장점만 늘어놓고, 읽기 좋은 책이라고만 이야기하는 것은 리뷰의 방향과는 다른거 같다.


J_

물론 그건 잘 못된 방향이지만, 퀄리티의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는게 옳지 않을까.




Epilouge_2


시대의 흐름과 그 안에서 한 인간의 몸부림


J_

사회 구조 속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것은 많지 않다. 개인들이 모여서 사회 구조를 조금씩 변화시켜야 하지 않나.


S_

시대의 조류는 존재하지만, 그안에서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반드시 존재한다.


H_

왜 사랑 이야기하다가 이런 주제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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