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넘어서도 여전히 지망생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저는 훌쩍 마흔이란 나이가 넘어서도 지망생인.. 실패한 작가 이기도 아니기도 한 사람입니다.
앞으로 쓰고자 하는 글들은 별일을 다 겪고도 버틸 수밖에 없는
애매모호하고 어중간한 드라마 혹은 시나리오 작가의 경험담입니다.
이런 경험담은 솔직히 인기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님들이
"사실 나는 20년 동안 이런 노력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는 꽤나 낭만적이고 희망적 이어야 매력적일 테지만, 전 아닙니다.
마지막에 "결국 그래서 이렇게 잘됐습니다!" 혹은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결말은 없습니다.
그만두지도 못했습니다.
내내 밑바닥이었다가.. 좀 가능성이 보였다가..
그만둘까 싶으면 숨통 트이듯이 티끌 같이 좋은 일이 툭 생기다가도
실패한 후 우울하고 삐딱한 감정을 쏟아낼 예정입니다.
저처럼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굳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이 주를 이룰 것 같습니다.
사실, 또다시 실패를 경험하고서 지난 두 달 동안... 단 한 글자도 쓰지 않고 보냈습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글이라면 꼴 보기가 싫었습니다.
실패의 형태가 구체적일수록 타격은 컸습니다.
그러다 이 글을 쓰려고 맘먹은 건,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차근차근 곱씹어 보면 길 잃은 기분이 사라지지 않을까 바라보며..
그래, 한 번 써보자.
내가 그동안 쓰던 시나리오나 드라마 대본이 아니라
솔직히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쩌면 한풀이 일지도 모르는 버팀일지.. 시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