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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네 Jun 20. 2022

스타트업에서 팀 브랜딩 하기

어느 날 갑자기 사명이 변경되었다.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은?!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면 디자이너는(프로덕트 디자이너 롤이지만) 브랜딩도 하고, 마케팅 소스도 만들고 UX도 해야 하고 여기저기 디자이너의 손이 필요한 곳에 손을 빌려주어야 한다. 그것은 5인 체제 (현재는 첫 입사 때보다 인원이 2배 이상 늘었다!) 스타트업에 입사한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도에 Inpock 팀은 AB-Z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INPOCK는 우리 팀이 운영하는 서비스 네이밍을 사명으로 그대로 썼던 것이었으나, AB-Z는 우리 팀의 철학을 반영한 네이밍으로 'A(현재 상황)를 정확하게 알고 B(목표를 이루기 위한 다음 스텝)를 실행하여 Z(목표)를 달성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브랜딩 작업은 진행하기에 약간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학부 때 그리고 이전 직장에서 종종 진행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최대한 실력을 발휘해보았다. 우선 로고 작업을 위해 첫 번째로 내가 진행한 것은 팀원 개인의 의견을 받는 것이었다. 




ACTION 1. 팀원 의견 받기 - '형용사'로


각 팀원이 우리 팀(또는 회사)이 어땠으면 좋겠는지 지향하는 바를 로고에 반영하면 좋을 것 같아 이 부분에서부터 브랜딩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러한 아이데이션 작업을 기반으로 브랜딩을 진행한다면 개인이 회사를 대표하는 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고 팀 내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먼저 팀원들에게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팀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형용사로 3개씩 제출해달라고 요청하였다. 

팀원 의견 받기




ACTION 2. 팀원 의견 그룹화

제출한 형용사 카드를 활용해서 비슷한 느낌을 가지는 것들을 그룹화하였는데, 이 과정은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 중에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수렴하는 프로세스의 과정 하나를 적용해 본 것이다. 그룹화 과정은 치킨님과 함께 진행했는데 전체 팀원의 '회사'와 '팀'에 대한 생각과 지향점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 좋았던 과정이었다.  


 그룹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래와 같이 수렴되는 결과를 도출했는데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했던 '나'와 '치킨'님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전체 구성원의 지향점이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형용사 더미들






ACTION 3.  키워드 기반의 리서치, 로고 디자인 스케치

ACTION 1,2에서는 팀원들과 치킨님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이제부터는 온전히 디자이너의 영역이었다. 위에서 도출한 핵심 키워드와 ab-z의 뜻에 맞는 레퍼런스를 찾고 이를 기반으로 로고 스케치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간 관계상 형용사 더미와 일치하는 레퍼런스들을 모두 찾을 수는 없었고 가장 중요한 맥락을 기반으로 한 핵심 키워드 2개를 바탕으로 레퍼런스 리서치 및 스케치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다양한 형태와 레퍼런스들을 일러스트레이터와 스케치 툴로 테스트하고 공유하였다.

 

로고 디자인을 위한 레퍼런스 리서치 및 스케치





ACTION 4.  로고 시안 공유 + 투표

팀원들에게 로고 시안을 공유하고 투표하는 시간을 잡았다. Figjam을 활용해서 스티커로 투표를 받았는데 아슬아슬하게 8:7로 디자이너가 미는 A안이 선정되었다. 


로고 시안 공유 + 투표


AB-Z 로고

선정된 A안은 ‘볼드하고 힘이 좋은’ 느낌에 초점을 맞춘 시안이었는데 AB-Z의 네이밍 뜻인 ‘Z를 실현하기 위해 A(현재)에서 B(실현 가능한 시도)를 반복한다’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을 수 있고 또 다양하게 풀어서 브랜딩을 전개할 수 있도록 플렉서블한 로고 타입으로 디자인하였다.


로고, 브랜딩 가이드라인






ACTION 5. 브랜드 리소스 디자인 - 명함

로고 선정 이후 명함 등 필요한 브랜드 어플리케이션 작업이 있었는데 여기서부터는 실버님이 참여하여 실제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명함의 경우 팀원 개인과 우리 서비스를 연결해서 표현할 수 없을지 고민하다 각 개인의 인포크링크 계정을 만들어 QR코드에 링크를 걸고 명함에 이를 프린트하는 형태로 콘텐츠를 추가하였다.


실제 제작된 명함, 대-소봉투, 볼펜 세트


새로운 형태의 명함 1. QR코드에 서비스 녹이기

다른 팀에서 미팅을 하다 만난 분이 회의실에 우리 명함을 두고 간 것에서부터 명함의 쓰임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도 다른 사람과 교류하다 보면 명함을 주고받을 때가 있는데 죄송스럽게도 내가 받은 명함을 그 자리에 두고 가거나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명함을 받는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소개받을 당시에만 눈여겨보게 되고 그 이후에는 쓸모를 잃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명함을 받는 그 자리에 두고 가게 되거나 심지어 버려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팀의 명함을 만드는 입장에서 받는 사람에게 명함을 통해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 유도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 사람의 휴대폰에 링크라도 남길 수 있도록!)


또 ab-z의 팀원이 되면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링크 계정을 만들게 되는데 이왕이면 명함을 신청하는 과정에 이 부분을 녹여서 '나'를 브랜딩 하는 링크를 만들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팀원 개인이 명함을 주고받거나, 자신을 소개할 때 자연스럽게 우리의 서비스인 인포크링크를 함께 홍보할 수 있는 디지털로 남는 방법을 선택하였고 위와 같이 디자인할 수 있었다.


새로운 형태의 명함 2. 세로형 명함 선택

사명 변경 전에 우리 팀의 명함은 일반적인 가로 형태의 명함이었다면 이번에 새롭게 디자인한 명함은 세로 형태로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였는데 이렇게 변경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비즈니스 팀에서는 일반적인 명함을 선호하는 편이었고 아무래도 실제 명함의 쓰임을 생각한다면(명함의 주 사용자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이 들었지만, 가로와 세로 형태를 두고 생각해보자면 스타트업의 경우 가로보다는 세로 명함을 사용하는 케이스가 꽤 있는 편인 데다가 QR코드를 적용하여 보니 정보의 흐름이나 짜임새가 가로보다 세로가 더 어울려 보였다. 그래서 우선은 비즈니스 팀에 양해를 구하고 세로형의 명함 디자인을 선택하게 되었다. 

새롭게 바뀐 사명과 함께 전체 서비스를 아우르는 강렬하고도 묵직한 이미지를 명함에서부터 보여주고 싶었다. 명함에 로고뿐만 아니라 우리 팀을 강조할 수 있는 슬로건을 넣기 위해 하림님께 부탁드렸고 우리 팀이 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간결하게 표현한 메시지를 담아 제작이 진행되었다. 

문장을 가장 상단에 힘 있게 배치하면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시선의 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비스하고 있는 링크와 변화된 로고까지 인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명함 디자인






ACTION 6. 브랜드 어플리케이션 디자인 (포스터, 봉투, 티셔츠, 모자)

포스터의 경우 전적으로 실버님이 작업을 진행해주었는데 치킨님이 작성한 우리 팀의 철학(8개)중 가장 중요한 핵심 텍스트 3개의 문구를 선정하여 텍스트 위주의 타이포 포스터를 제작하였다. 모든 컬러를 돋보이게 할 수 있고 가장 가독성이 좋은 블랙을 기반으로 디자인되었다. 


새롭게 정의된 AB-Z의 철학을 포스터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작업 초반에는 최대한 다양한 스타일로 시안 작업을 진행하였다. '우아한 형제들 :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이라는 포스터를 참고해 8가지 철학에 번호를 매겨 순서대로 배치해 디자인 테스트를 진행해보았으나 아무래도 대표 타이틀이 없으니 시각적으로 포스터의 내용을 무게감 있게 배치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최종적으로 8가지의 회사의 철학 중 3가지를 골라 구성한 스타일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조하여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3종 구성으로 메인 포스터를 디자인하였다.


초기 포스터 디자인 시안
최종 AB-Z 팀 포스터
AB-Z 팀 포스터 실제


명함, 포스터, 봉투 디자인 작업을 제외하고 추가적으로 AB-Z의 팀원에게 필요한 어플리케이션(티셔츠, 볼캡)을 선정하여 아래와 같이 작업을 진행하였다. 


AB-Z 티셔츠
 AB-Z 볼캡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AB-Z의 팀 명칭이 확정되면서 네이밍의 뜻을 담을 수 있는 로고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의 방법으로 테스트했었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고민이 많았던 프로젝트였다. 역시나 로고 작업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디자인 작업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던 계기가 되었다. 이런 어려운 작업을 기꺼이 함께 해준 실버님과 치킨님에게 감사를 표한다. 


함께한 사람들

박윤혜(나), 허은채(실버님), 최하림(치킨님)


작성자

박윤혜(나), 허은채(실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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