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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zMe Mar 20. 2021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

무비에게 인생을 묻다. 65

흐리고 비가 옵니다. 가운 봄라도,  오면 괜스레 우울 분이 계시겠죠? 만날 작품 제목을 보니 이번엔 우울한 인생을 만나나 봅니다.

리거나, 비가 와서 해를 때 한결 더 우울해진다죠.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이미지:NAVER


특히 우울증 앓는 분은 비가 반갑지만은 않다던데, 비 오는 날 우울증세가 조금 더 심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우울증 간과하면 안 될 것이, 국내만 해도 우울증앓다가 결국 병원 또는 의원에 내원한 환자가, 작년까지 8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출처:네이버



내원한 분이 80만 명이면 병원 가지 않은 환자까지 더얼마나 많은 분이 우울증을 앓는 건지. 우울증 환 입장에선 코로나보다 우울증세가 더 무서운 적으로 여겨지겠어요.

네. 그래서 우울증을 소재로 한 영화를 선택했어요.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 '츠레'는 '동반자', '동행자'라는 뜻인데요. 영화 속에서는 남편을 츠레라고 해. 국내 개봉은 안 했고,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로 검색해도 같은 작품이 떠요. <ただ愛してる_타다아이시테루(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로 국내에서 유명해진, '미야자키 아오이'가 부인 역할, '사카이 마사토'가 우울증 앓는 남편으로 등장해요.

미야자키 아오이 와 사카이 마사토_출처:네이버



함께 사는 배우자가 우울증에 걸다. 마음 고 두려울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우울증의 당사자는 어떤 것가장 힘든, 짐작하기 쉽지 않거든요.

구체적으로 겪어보지 않아서 더 막연하죠. 이 작품과 똑같은 제목의 도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렇다면 영화로 보는 편이 낫겠지 싶어, 보게 되었는데요. 첫 장면에 커다란 이구아나 한 마리가 집 내부를 돌아다녀서, 깜짝 놀라 바로 모니터를 끌까, 고민했어요. 집 안에 그냥 두기에는 일반적이지 않고, 보기에도 딱히 좋지가 않아서 (이구아나를 사랑하시는 분께 죄송) 파충류인 이구아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이 많이 불편했어요. 그렇지만 영화 끝날 쯤엔 이구아나가 하도 등장해서인지, 눈에 익숙해져 친해진 느낌이 나기도 해요.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출처:네이버



감독 의도인가 보죠. 집에서 이구아나 키우는 이 흔하지는 않으니까, 이질감 들 테고, 마주쳤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려운 것을 우울증에 빗댄 건 아닐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구아나와 익숙해지는 느낌이 든다니, 상대방의 우울증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된다? 그런  해봅니다.

우울증에 빗대어 이구아나를 등장시켰나 봐요. 처음에는 남편이 우울증 진단받고 약을 타서 오는데, 입맛 없다, 잠도 못 잔다, 머리 아프다, 등이 아프다, 같은 말을 해요. 갑자기 낯선 느낌의 남편이죠. 서로를 아는데도 어느 날 문득 이질감 느끼게 하는, 안아주고 싶지만 다가가기 쉽지 않은 우울증 환자로 전락한 남편과의 동거가, 아마 처음 이구아나를 보는 느낌 아니었을까, 싶었죠. 아내는 만화가가 되 싶어 그림 그리고 글을 써요. 우울증이 심해진 남편은 직장도 못 가게 결국 사해요. 아직 30대 젊은 부부예요.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출처:네이버



경제적인 상황도 힘들어질 것 같은데요. 아내는 힘들면서도 혹시나 남편이 나쁜 생각 하진 않을까, 걱정할 것 같은데,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일 것 같아요.

무심코 영화에서 우울증에 대해 무상세히 알게 되었죠

보는 내내 남편의 우울증세 때문에 영화를 보는 저까지 너무 힘들었어요. 도대체 어떤 말을 해야 상처를 안 받는 건지, 비위 맞춰주다가 정작 아내 인생은 없는 것 같고, 아내 혼자 조용히 있자니, 또 남편이 걱정되고. 그런 상황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데다가 언제 끝이 날지 짐작도 할 수가 없죠.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이미지출처: NAVER



곁에 있는 사람이 힘들어하면 괜히 자신의 우울증 때문에 상대가 힘든 것 아닌가 싶어서, 남편은 더 움츠러들겠어요.

남편이 쓰레기를 버리러 대문 밖으로 나가요. 쓰레기통을 한참 쳐다보고 있는 남편을 보다가 아내가 묻죠.

츠레. 왜 그래.
왜 그렇게 쳐다보고 있어?

그러자 멍하니 쓰레기에 시선을 둔 남편이,

대답 대신 도리어 아내에게 질문을 해요.


이것들 말이야.
전부 쓸모없는 것들이라서
버려진 거지?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출처:네이버



안타깝네요.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는데, 걸려버리면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비하하게 되나 보죠? 자꾸만 심해로 빠져들고, 스스로 쓸모없는 사람처럼 여겨지나 봅니다.

전혀 사실과 다른데도 혼자 판단하고, 정죄하고, 쓸모없게 여긴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줘요. 한 발 떨어져 관객 입장에서 보면, 남편이 정말 멀쩡한데, 아니, 너무 훌륭한데, 왜 스스로 저렇게 비하하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정작 본인은 아픈 단계니까 객관적 판단이 아예 불가능한 상태인 거죠. 이 작품 통해서 우울증 앓는 분이 어떻게 수렁에 빠지는지구체적으로 알이해하게 되었어요. 혹시 우울증 극복필요하신 분께 이 작품 추천드려요. 도움되실 것 같아요.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출처:네이버



그렇겠네요. 우울증 환자 가족과 관계자도 도움되겠지만, 누구보다 당사자, 우울증 앓는 당사자가  영화를 통해, 본인의 증세가 단지 마음의 병일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길 바랍니다. 실제로는 쓸모없거나 죄책감에 싸여있을 존재가 아님을 알고 괴로움에서 어서 해방되면 좋겠네요.

점점 미각을 잃어, 음식의 간마저도 전혀 알 수 없게 되는 지경에 이르는데요. 마음의 병이라는 게 얼마나 강력하면 육체적으로 그토록 많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인지처음 알았어요. 우울증 환자는 작년에 이미 80만 명이 넘었으나 매년 7퍼센트 이상으로 늘고 있다고 합니다.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출처:네이버



우리 가족 중에도 우울증이 찾아오지 말라는 법은 없죠. 코로나 19가 심각단계였을 때, 정말 오랜 시간 외출조차 못하던 시점이 있었는데, 우울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고 하죠.

단편적으로 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우울증 영화는 있어도 이 작품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우울증과 내내 싸우는, 구체적인 영화는 처음 만났는데요. 마음의 병도 엄연한 병이기 때문에 약을 먹어서 낫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보통 어떤 문제로 상처를 입고, 상처로 인해 우울증이 왔고, 상처가 된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울증이 낫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신대요. 그러나 상처로 인해 불면이 왔거나, 하는 신체적인 경로를 통해, 엄연히 '호르몬 이상'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상태가 우울증이므로 약으로 호르몬을 정상화시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 자신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그러니 약 드시고! 정상화시킨 후 건강한 상태에서 문제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 내 몸과 맘을 더 사랑하는 방법이겠죠? 마음의 감기, 즉 병이라는 것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병식이 있어야 치료가 가능하대요. 지금 우울하신 분 계시다면, 지체 마시고 병원으로 달려가세요.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출처:네이버


우연히 골동품 가게에 아내는 오래된 도자기를 발견해요.
골동품 주인이 이야기하죠.
"그것은 금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 있는 거예요."

 

아내가 그 말을 되새깁니다.

'안 깨졌다는 이유만으로 여기 있게 됐다.'

집에 돌아와서 남편에게 이야기하죠.


츠레!
금이 가지 않았다는 것에 가치가 있는 거예요. 츠레! 깨지지 마.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출처:네이버


영화는 당연히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두 젊은이가 화창한 날, 환하게 웃으며 끝이 나죠.

어떻게 우울증을 극복했는지 영화를 통해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_출처:네이버


어떤 밤도 새벽이 없는 밤은 없다.
 비록 새벽이 흐릴지라도 밤보다는 밝은 법이니까.


츠레의 아내 독백으로 영화가 끝이 납니다. 

아시겠죠?모두 힘내시라구요오! 신이 필요합니다.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은 어두움에 빠져서,

우울하고, 마치 세상에서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면 얼마나 그 마음이 괴로울까요.

그렇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죠.

누구에게나 오는 마음의 감기일 뿐이랍니다.

우울증을 앓는 남편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우울증. 호르몬 이상으로 초래되는 병이라니, 오랜 시간 우울한 감정에 지배당하지 마시고, 반드시 병원에 가셔서 치료받 환한 웃음 되찾으시기를 응원합니다!


골동품 가게에 있는 오래된 도자기가,

깨지지 않았기에, 그 자리에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도 깨지지 않기 위해 잘 버티며,

분명한 역할을 갖고 세상에 태어난 나만의 귀한 사명,

꼭 찾고 그 자리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라는 제목의 영화였습니다.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 포스터 _ 이미지 출처: NAVER

author, SuJI
2021년 3월 28일 16시 34분

라디오 [TBN 대전교통방송]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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