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이 빠르게 흘렀다. 그리고 그의 첫 생일도 찾아왔다.
감사하게도 육아휴직을 하며 그와 함께 다시는 오지 못할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한 사람의 성장을 지켜본다는 건 무척 감사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즐겁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인생 선배들께선 아시다시피
피곤했고, 고단했고, 막막했으며, 서글프기까지 했다.
그러다 문득, 아내와 동지애도 싹텄다.
딱 그 감정일 때,
라디오에서 윤종신 님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O my baby 놀라운 세상
내가 바뀌어진 하루
너 우리에게 온 날부터
O my baby, I love you
맘껏 기지개를 켜
네가 걸어가야 할 길은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름다워
원래 노래는 음만 음미하던 편이었는데,
이 날따라 가사가 너무나도 잘 들렸다.
공감이 됐고, 또 위로가 됐다.
아내와 함께 들으며 울다가 웃기도 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보여주는 아이 성장 영상의 배경 음악으로 넣어버렸다.
영상과 함께 들으니 그때의,
피곤했고, 고단했고, 막막했으며, 서글펐던,
그리고 아내와 싹텄던 동지애가 문득 그리워졌다.
그래서 소박한 돌잔치가 끝나고
적막 속에서 아내를 말없이 꼭 끌어안았다.
수고했다,
고 곁들였다.
누군가에겐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도 있는 이 일 년이
내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소중하고, 그립고, 잊지 못한,
그런 일 년이었다.
건강하게 커준 아이에게 고맙고,
무엇보다 함께 견뎌내며 성장해 준 동지, 내 아내에게 깊은 감사를 보낸다.
추신 : 이제 시작인데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