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장나무가 반기는 산
이것 봐라! 주초에 폭설이 내리더니, 눈에서 싹이 돋아 났다. 산에서 자라는 큰 누리장나무의 가지를 조금 잘라 병의 물에 꽂아둔 것이다. 한 달여만에 싹이 돋았다.
어린 생물은 무엇이든 다 예쁜 법인데 과연 그렇다. 보고 있으면 빠져든다. 이렇게 작은 것에도 누리장나무 특유의 냄새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게 더 신기하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보랏빛 보석 같은 열매를 생산할 에너지도 가지고 있을 테지. 우리는 향기(?)를 맡으며 감동했다. 가늘고 메마른 가지, 작은 눈 속에 무엇이 들어 있어 이토록 작고 예쁜 것이 자라나는 것일까?
자연의 元氣다. 죽어 있는 것 같았던 가지도 원기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몰라도 하는 데까지, 늘 최선을 다하는 이 작은 출발. 산속 큰 누리장나무에 빛 졌다. 지금쯤 수많은 눈들이 연둣빛 잎을 내밀 준비에 바쁜 시간을 다투고 있겠지. 토닥토닥, 투닥투닥 아니면 바스락 부스락?
내일은 그들을 보러 산행일세. 누리장나무가 반기는 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