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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임박사 Jan 03. 2023

05. 팀빌딩(2) : 팀원을 믿었을 때.

스타트업의 발전은 팀원의 발전에서 나온다. 

 5명이라는 사람은 모였지만, 모일 장소가 없었다. 사실 지금이야 무료로 제공되는 수 많은 창업 공간들이 있지만 2015년 이때만 해도 스타트업이란 말이 생소한 시절이었으니, 공간은 말할 것도 없었다. 우리가 거점으로 삼은 곳은 춘천이다. 많이 외진 곳이었다. 하지만 이 곳이 가진 거의 유일한 장점은 바로, 값싸고 좋은 월세방들이 많이 있다는 것에 있었다. 


 방 두개 거실 하나짜리 18평 아파트를 월세 30만원에 빌리고, 이 곳을 거점으로 삼았다. 할 일이 딱히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싸구려 조립식 책상을 사서 하나씩 조립하고 자신의 컴퓨터를 들고 와서 할 일을 하나씩 찾던 시절이었다. 말 그대로 시작을 위한 시작을 하나씩 쌓아가던 시절이었다. 모여서 꿈을 함께 그린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당시 첫 아이템은 포트플레이라는 웹소설 제작 툴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다행히,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1기 입주기업에 선정이 되면서, 소중한 보금자리를 확보하게 되었다. (지역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의 장점은 경쟁자가 거의 없다시피하기 때문에, 지역의 적장자로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도 존재한다.) 


                 (지금은 한림대학교로 이전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문제는 우리 다섯명의 조합에 있었다. 기획자 세 명, 개발자 두 명. 그리고 디자이너 0명인 이상한 조합이다. 이상하다는 것은 사실 아무 결과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조합이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스타트업은 이런 조합으로 시작을 하면 안된다. 하지만 우린 할 수 있는 일들을 더욱 잘 찾아내려고 노력을 했다. 각자의 능력의 발전과 조직에서 꼭 필요한 업무들을 하나 씩 구체화 시켜가면서 말이다. 


 결국 우리가 구상한 아이템을 실현하는 것에는 매우 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당시 좋은 엑셀러레이터 분들을 만났다면 무언가 이야기가 달랐을 텐데, 너무 초창기었다. 애자일이건 뭐시기건 우린 테스팅을 할 수 있는 프로토 개발속도보다 기획의 속도가 훨씬 빠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우린 게임 개발 스타트업인데, 개발이 되는 것만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에 쳐한 것이다. 


 개발엔 로드가 걸리고, 기획자는 계속 멀리멀리 가야만 하는 상황. 초기 IT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경험이 꽤 많을 것이다. 우린 우리만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 방법은, 재미있게도 개발자가 없어도 만들 수 있는 게임을 기획하는 것으로 귀결 되었다. 


 스타트업의 모든 문제해결은 완벽함을 찾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방법을 최고의 것으로 포장해내는 것이다. 기획자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이 도대체 존재하는가? 에서 시작한 이 질문은 오! 그런게 있다 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결과를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그게 무엇이었냐면, 


보드게임이었다!




Fin

01. 스타트업이 망했다.

02. "창업"은 왜 흔하디 흔한 단어가 되었나?

03. 창업 아이템을 정하는 방법

04. 팀빌딩(1) : 진정한 창업의 시작

05. 팀빌딩(2) : 팀원이 스타트업을 발전시키는 과정 -1-


next

06. 팀빌딩(3) : 팀원이 스타트업을 발전시키는 과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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