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회사가 매출과 비호감을 교환한 일련의 과정에 대하여
글쓴이는 아주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 개발자다. 한국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일본의 빠찡코의 게임 기획 구조를 뜯어 본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음, 그게 큰 의미가 있을 것인가? 라는 물음으로 책을 살펴봤던 터라 적잖은 충격을 받은 책이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스마트폰 출현 이후, 본격 모바일 게임시대가 등장하면서 우리나라 게임 개발 필드에서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왜 잃어버리게 되었는가를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우리의 게임은 사행성으로 가득한 비주얼 콘텐츠이지, 게임 콘텐츠라고 부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계속 되새겼다.
게임을 긍정적으로, 문화로 바라보는 나 같은 연구자들이 애써 외면하는 현실이 바로 리니지라이크와 넥슨의 여러 게임에 있는 사행성 아이템(확률형이라 부르는)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 행태에 대한 것이다. 콘텐츠로서의 접근보다는 뽑기, 운과 같은 사행에 준하는 재미를 통해 성장한 이야기 말이다. 이 작용의 반작용은 인디게임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주는 토대이기도 하다. 마치 뉴벨바그처럼.
NC와 넥슨의 현재 DNA가 게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가? 나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임성에 집중하면 기존에 돈을 벌었던 수단에서 멀어지게 된다. 가챠로 범벅된 비주얼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지금 리니지보다 더 잘할 수 없다. 그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민트로켓처럼 넥슨이 시도하는 별도의 DNA 성장은 의미있는 작업이라 본다. 하지만 본진의 DNA는 절대 변할 수 없으리라.
이제 게임산업에 새로운 물결이 등장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