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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임박사 Feb 09. 2022

04. 팀빌딩 (1) : 진정한 창업의 시작

-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일, 너 내 동료가 되어라! -

 이제 창업을 위해 마음도 먹었다. 어떤 주제로 창대해질 시작을 할 것인지도 정했다. 돈을 버는 일은 일단 생각하지 말자. 돈을 벌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사실 아직 아무것도 시작한 것이 없지 않나. 너무 걱정하지 말고, 그다음 스텝을 밟아야 한다. 다음 스텝은 회사 명칭을 정하고 명함을 만드는 일도, 사무실을 알아보는 일도 아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의외로 팀원을 모으는 일이다. 


<너! 내 동료가 되어라!>


- 직원 말고, 동료가 필요하다는 것 - 

 이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매우 많다. 실제 예로 예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시드 투자자들은 혼자서 창업을 하겠다는 팀에게는 투자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여러 고민의 끝에 창업이란 마음을 먹었다면 나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동고동락할 최소 단 한 명의 동료가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다.  


어떤 동료가 나에게 있으면 좋은지 계속. 계속 고민을 해야 할 시기라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나의 경우 박사 학위를 마칠 시점에 창업을 염두에 두고 하나둘씩 동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나를 포함하여 총 5명이 이 "위대한 고생"에 동참하였다. 초기 스타트업치고는 꽤나 많은 인원이었다. 그렇다고 구성원의 능력 밸런스가 어우러지는 조합도 아니었다. 역할이 뚜렷한 것도 아니었고 또 누군가의 능력이 엄청 출중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시기와 운이 서로 맞는 그런 조합이었다. 


그럼에도 이 조합은 횟수로 총 6년이란 시간을 견뎌냈다. 성공도, 실패도 그리고 성장의 기쁨과 한계의 좌절도 함께 겪었다. 엄청난 리더십이 있던 것도 아니지만 그냥 우리는 끈끈하게 그 시간을 함께 했다. 돌이켜 보았을 때,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몇 가지 있었던 것 같다. 


우선, 우린 같은 목적의식을 서로 동일한 주파수로 공유하고 있었다. 그 목적의식이란 것은, 우리가 뭉치게 된 이 춘천이란 도시에서 즐겁게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순수했고 부족했지만 그만큼 열정적이었다. 


스타트업에서의 시작은 그 목적의식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목적의식에는 몇 가지 필수조건이 있었다. 


1. 먼저 돈을 한 동안 벌지 못하는 고생길이 훤한데 동고동락이 가능한 팀원들인가? 

2. 각자 대업을 위해 필요한 업무를 서로 분담할 수 있는가? 

3. 어떤 상황이든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가? 



우린 모래성 같은 우리의 아지트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밖에서 각자 벌었던 돈을 모아서 회사를 운영했다. 급여를 받아서 생계를 유지하고, 돈을 벌고자 했던 그 회사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돈을 내면서 다니는 팀원들이었다. 동고동락을 논한다면 어느 스타트업과 비교해도 자신이 있는 나날들이었다. 정말 고생과 즐거움을 함께한 6년이었다. 


두 번째, 각자의 대업을 위해 필요한 업무를 분담할 수 있는가, 우선 게임을 만드는 데는 서버 개발자와 클라이언트 개발자, 아트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필요하다. 우리의 인력 구성은 무려, 기획자가 세명, 개발자가 두 명인 이상한 구성이었다. 어떻게든 업무를 분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기획자 세명중 나는 정부지원사업과 회사의 운영,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가 되었고, 다른 기획자 친구 한 명은 회사 운영의 전반적인 인사/총부/재무 + 보고서 작성까지 수행하는 전문인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나는 늘 그 친구에게 그 이상의 발전을 요구했다. 더 중요한 자리에서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 같은 것이랄까. 정말 많은 질책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 친구의 그 역할과 자리도 꽤 훌륭한 편이었다. 인사/총무/재무 회계는 상당히 많은 경험과 그리고 귀찮음을 참아야 하는, 그리고 실수가 없어야만 하는 자리다. 그걸 묵묵히 해냈던 친구였다.)


그리고, 마지막 어떤 상황이든 서로를 믿고 의지했다. 사실 한 번도 우리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 마지막 회사를 접자는 나의 결정조차도 아쉬움은 있었겠지만 의심하지는 않았었으리라. 나 또한 개발 일정의 연기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믿고 따랐다. 늘 그랬다. 나 역시 6년 간의 세월을 돌이켜 보았을 때 간간히 떠오르는 아쉬움의 순간은 있지만 나의 팀원들을 믿었다는 것에 결코 후회는 없다. 


뭐...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바보들끼리 모여서 서로 끈끈한 의지를 다지며 서로 좋다고 웃고 다닌 거 아니냐는 의문을 가진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바보들도 하나의 팀으로 움직인다면 회사는 발전하고 또 어떠한 위대한 결과물들을 만들어 낸다. 


다음에 이야기할 우리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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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팀빌딩(2) : 팀원이 스타트업을 발전시키는 과정


<늘 그렇듯이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 의미가 있는 것이죠..>





Fin

01. 스타트업이 망했다.

02. "창업"은 왜 흔하디 흔한 단어가 되었나?

03. 창업 아이템을 정하는 방법

04. 팀빌딩(1) : 진정한 창업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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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팀빌딩(2) : 팀원이 스타트업을 발전시키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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