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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Nov 14. 2023

뭐라도 쓰면 무엇이라도 될 것 같아

내게 말 걸기

매일 알람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예민해서인지 미련스러워서인지

알람은 대부분 제시간에 울리기 전에

꺼지는 경우가 많았다.


매일매일 그렇게 다시는 안 하겠다면서

2년을 채찍질을 하며 살아왔고

나는 이제 그 채찍을 내려놓고

잊고 있었던 나에게 요즘 말을 걸고 있다.


걷기를 다시 시작한 이후

클래식 FM을 들으며

찬바람을 맞으며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며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용기를 충전한다.


오늘은 라디오에서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을 들으며 걷고 있는데

나무사이로 비치는 아침해가

거룩하게 느껴지면서

고단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오직 나에게만 쏟아지는 햇살 같아서

오직 나를 위한 첼로연주곡 같아서

비어있던 가슴이 무언가로

가득 채워지는 것 같았다.


습자지처럼 무엇이든 쉽게 빠져들기 때문일까

오랜만에 읽게 된 요조의 책들은

수시로 말을 걸어온다.


책으로 문자로만 끝날 줄 알았는데

일상 곳곳에서 나는 대화를 하고 있다.


자꾸 걸어오는 말들은

수다스럽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했다가

결국은

야나두 광고카피로 모아진다.


너두 할 수 있어!

너두 쓸 수 있어!


나는 요즘 계속 나에게  말을 건다.


너두 할 수 있어!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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