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 시작
"야, 너는 꾸미고 나가서 새로운 사람들 만나서 좋은 기운을 좀 받아야 돼. 그러다 우울증 걸려 미친놈아"
라는 남사친의 말에 조금 겁이 나기도 하고 너무 나를 돌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덜컥 소모임어플을 다운받고 이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등산카테고리에 들어가 몇 개의 모임들을 훑어봤다.
내가 모임을 고른 기준은 세 가지였다.
첫 번째, 너무 멀지 않은 "거리"에서 모이고 흩어질 수 있는 모임
두 번째, 나의 휴무일정과 얼추 맞아서 "내가" 등산일정을 골라잡기 좋은 모임
세 번째, "등산"에 목적이 집중되어 있는 모임
그중 눈에 띄는 모임이 한 군데 있었고 돌아오는 일요일에 마침 산행일정이 있었다! 그리 험한 산은 아닌듯해 보여서 더욱 구미가 당겼다.
바로 산행참가신청을 했다.
"안녕하세요. 일단 남산제일봉은 지금 자리가 다 차서 게시글 참석댓글에 대기 입력 부탁드려요."
하.. 이렇게 허무하게 나의 등산계획이 무너지다니ㅜㅜ
다음날, 산에 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벙주님에게 다시 챗을 드렸다. "혹시 추가인원모집은 안 되겠죠?"
->"4명 모집하면 참석가능합니다. 4명 추가모집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원이 모집되었으니 입금하라는 연락이 왔다!! 꺄오!!!
토요일 저녁에 등산 갈 때 입을 옷들을 정비해 두고 백팩에 바람막이와 귀를 막아주는 모자와 넥워머를 넣어두고 침대에 누웠다. 약간의 설레임에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새벽 6:30, 이 시간에 꽤나 오랜만에 일어나 보는 것 같았다. 잠을 설치느라 눈을 떴던 적 빼곤 기억이 나질 않는다.
샤워를 마치고 어제 정비해 두었던 옷들을 촵촵 입어주었다. 하의는 레깅스에 기모조거팬츠에 필라테스용 긴 양말을 신고 상의는 딱 붙는 면가디건 하나,할랑한 흰 면티하나, 살짝 기모 들어간 후드집업하나에 두께감이 있는 캐주얼한 패딩으로 마무리. '신발은 등산화 없으니까 가볍고 편한 요게 좋겠군!'하고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산악회버스가 왜 이리 많은지! 등산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모이기로 한 장소에 도착은 했는데...'어라....?' 굉장히 당황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