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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Feb 12. 2024

삼국지에 빠진 쌍둥이

2024.02.12

요즘 쌍둥이들이 가장 재밌게 읽고 있는 책은 '흔한 남매'도 아니고 '그리스로마신화'도 아니고 '해리포터'도 아닌 바로바로 '삼국지'다. 황석영 선생이 쓴 삼국지를 이충호 작가가 만화로 그린 삼국지시리즈를 접하고는 하루종일 이 책만 본다. 엄마가 열심히 근처 도서관을 다 뒤져 15권 중 8권만 빼고 모두 빌리는데 성공해서, 황건적의 난부터 차근차근 읽고 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조금만 무서운 분위기의 음악이 흘러나와도 기겁해 도망가는 녀석들이 심심하면 누군가의 목을 베어버리는 삼국지는 어찌 그리 잘 읽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긴 어릴 때부터 노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서 '말 목 자른 김유신' 대목만 나오면 깔깔거리는 했다...ㄷㄷㄷ

얼마전에는 아빠가 갖고 있는 삼국지 전집의 '인명사전'을 이용해 삼국지 퀴즈쇼를 집에서 벌이기도 했을만큼 둥이들의 삼국지 사랑은 끝이 없는데, 그래서 아빠가 제안한 외출 코스는 바로 인천 차이나타운이었다. 

지난해 가을쯤에 차이나타운을 다녀왔는데 그때는 삼국지를 읽지 않았음에도 둥이들이 삼국지 벽화를 아주 재밌게 봤었다. 이제 삼국지를 어느 정도 봤으니 그 벽화가 더욱 재밌을 것은 당연한 일, 아빠의 제안에 둥이들은 신나게 화답했고, 지난 일요일 오전까지 늦잠을 자고 여유롭게 길을 나섰다. 

비록 짜장면집의 줄은 길고 또 길었고, 날씨는 예상보다 추워서 고생했지만 삼국지 벽화는 다시 봐도 재밌었다. 중간쯤에 있는 관우 사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아빠는 벽화에 나와있는 설명을 슬쩍슬쩍 보며 마치 원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내용을 설명했다. 

짜장면 박물관 1층에서 한다는 관우 특별전을 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삼국지 애독자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시 보니 삼국지 벽화 옆 골목에는 초한지 벽화도 마련되어 있었다. 그래서 다음에는 초한지까지 읽어보고 다시 오기로. 


그 누구보다 삼국지에는 진지한 쌍둥이들
삼국지 마니아인 쌍둥이가 만든 관우와 장비(??)의 모습. 수염이 길면 관우고, 무섭게 생겼으면 장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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