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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대학원 입학 전에 연구 주제를 정해야 할까?

1) 대학원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알고 계시듯 심리학 대학원은 크게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으로 분류됩니다. 일반대학원은 연구 중심에 전일제로 굴러가는 곳이고, 특수대학원은 수업 중심에 야간제로 운영되지요. 만약 여러분이 연구보다는 실무에 관심이 있다, 졸업증 자체에 관심이 있다, 나는 연구 활동 안 할 거다 생각된다면 특수대학원에 가시면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연구 주제에 대한 부담이 덜할 겁니다. 굳이 졸업 요건으로 논문 작성을 요구하지도 않거니와, 졸업 이후 박사과정 갈 분들은 아마 별로 없으실 테니까요.


하지만 만약 일반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연구 주제는 반드시 미리 정하고 가는 것이 맞습니다. 나중에 대학원 들어와서 수업도 듣고, 교수님의 영향도 받다 보면 일부 변화가 생길 수는 있지만, 어쨌든 '지원 시점'에 내가 가장 연구해보고 싶은 연구 분야/주제는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2) '수업'이 중요하리라는 착각

연구주제를 굳이 정해야 하냐는 질문은, 대개 대학원의 목적과 실제 대학원 생활에 대해 잘 몰라서 나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당연하지만 아직 대학원 생활을 모르는 지원자들은 으레 학교 생활이 그래왔듯, 대학원 생활도 좀 어려운 수업 듣고, 과제하고, 시험 치고, 그러다 보면 졸업하는 곳인 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특히 일반대학원의 경우에는 수업이 메인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수업 외 시간에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개인 연구활동을 하거나, 교수님 지도를 받거나, 논문을 읽거나 이런 시간들이 실력 향상 면에서나, 졸업 후 커리어 설계 면에서나 훨씬 이득이 되는 활동입니다. 교수님들도 수업보다는 연구활동을 더 권장하시고요, 심지어 기본 이상만 하면 학점은 웬만하면 퍼주는 경우가 많죠(그래서 학부학점과 달리, 대학원학점은 취업에서도 별로 쳐주지 않죠).


수업은 연구주제가 없어도 그냥 참여하면 됩니다. 교수님의 수업 커리큘럼에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강의 잘 듣고, 필기 잘하고, 과제 잘하면 됩니다. 하지만 연구는요? 하고 싶은 연구 주제가 없으면 뭘 연구하죠? 아니, 애당초 대학원에 온 이유가 성립하질 않습니다. 대학원은 본질적으로 '연구'를 위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세부 관심 주제를 더 깊이 알기 위해 가는 곳인데,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고 간다면? 감히 말하자면 등록금 낭비나 다름이 없습니다.



3) '아직' 모르는 것뿐이라고요!


물론 연구의 맛을 보지 못한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내게 어떤 연구 주제가 잘 맞을지 모를 수가 있습니다. 나름대로 논문도 뒤적여보고, 고민하면서 관심 주제를 찾아도 실상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 실망하는 경우도 있죠. 교수님들도 이런 부분은 다 이해합니다. 아직 제대로 연구를 해본 적도 없는 지원자들한테 뭐 대단한 걸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나름대로 한 명의 예비연구자로서, 어떤 연구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왜 관심이 생겼는지, 그 관심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얼마나 조사와 노력을 했는지는 관심 있게 지켜봅니다.


연구주제를 고민하는 것은 입시 준비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학업계획서든, 연구계획서든, 면접이든, 대학원은 지원자인 여러분에게 '대학원 와서 뭘 할 건지'를 물어봅니다. '수업을 열심히 들을 건지', '과제를 잘할 건지', '시험을 잘 볼 자신 있는지' 이런 걸 물어보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가치관과 신념, 기호를 묻고, 그로부터 발전된 여러분만의 관심 있는 연구분야와 주제가 무엇인지를 물어봅니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기초적인 흥미로도 충분합니다. 내가 아직 무슨 연구를 할지 모르겠다, 관심사를 못 찾았다 하신다면 일단 논문들을 죽 훑어보면서 마음에 드는 이론이나 개념부터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혹은 여러분의 개인사life story를 통해서도 주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 있다면, 그래서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이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내는 시도를 해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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