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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효 Jan 02. 2023

반값으로 도전하는 셀프 인테리어(15)

CHAPTER 2 - 10. 2차 액체방수와 도막 방수

두 단계에 걸친 1차 액체방수를 했지만 우리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정석대로라면 1차 액방이 80% 말랐을 때 즈음 2차 액방을 한 번 더 하고, 마지막으로 두어 차례에 걸친 도막 방수로 화장실 방수를 마무리하면 가장 안전하다.


우리도 이 방식을 따르기로 했다. 단 셀프로. 건축주 OKK도 와서 이 작업을 거들었다. 두어 시간 걸리는 2차 액방을 위해 방수 기술자를 부르면 하루 일당을 추가해야 했기 때문에 비용을 아끼자는 의도도 있었고, 한 번쯤은 직접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날 방수 기술자에게 시멘트와 레미탈, 방수액을 어느 비율로 혼합하고 어떻게 도포해야 하는지를 미리 배워둔 것도 셀프 액방을 한 번 더 꼼꼼히 하고 넘어가기 위해서였다. 몰탈 혼합 비율만 알고 있다면 이미 정리된 면에 흙손과 방수비로 덧바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보는 것만큼 결코 쉽지 않았다. 일단 전동 교반기 없이 수작업으로 시멘트와 레미탈, 방수액을 혼합하려면 땀이 비 오듯 날 정도로 혼합액을 한참동안 저어야 했다. 전문가가 교반기로 할 때는 5분이면 잘 섞여진 반죽이 완성됐는데, 손으로 덩어리지지 않게 반죽을 하려니 30분은 더 걸렸다. 완성된 방수액과 몰탈을 벽과 바닥에 도포하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찌저찌 한참을 걸려 화장실 허리 높이까지 면 정리를 마쳤다. 3~4일 정도 충분히 양생하면 된다.


1차 액방이 완전히 마른 후 다시 2차 액방 작업을 셀프로 진행하고 있다.


주말에는 셀프 도막 방수를 하기로 했다. 도막 방수란 액방과 미장이 완료된 면에 물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방수재를 여러 번 덧칠해 방수막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공정은 필수적이다. 간혹 액방 공정만으로 방수를 완료했다고 말하고 곧바로 타일 공정으로 넘어가는 업체도 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하다. 시멘트와 몰탈로 마감한 면은 자잘한 생활 충격에도 크랙이 간다. 타일 메지 사이를 통과한 물이 이 크랙으로 스며들 경우 방수층은 곧바로 깨지게 된다.


2차 액방과 마찬가지로 도막 방수 역시 회당 2~3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방수 기술자를 부르면 일당이 추가로 지출되기 때문에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실장님’들이 주로 셀프로 많이 진행한다고 한다. 셀프인테리어를 할 경우 건축주가 직접 이 공정을 진행하면 공정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우리는 도막 방수 소재로 고뫄스와 아쿠아디펜스(에코디펜스)를 고민하다가 타일 시공이 떠붙임 시공과 압착 시공을 혼합해 진행하기로 한 점을 고려, 가격은 비싸지만 성능이 좋은 에코디펜스를 시간 간격을 두고 2회 도포하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도막 방수재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전통적으로 도막 방수재로 많이 쓰였던 고무계 도막방수재, 일명 '고뫄스'의 경우 합성고무를 휘발성용제에 녹여 칠함으로써 방수막을 형성한다. 한 통에 4만원 내외로 저렴하게 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타일 접착력이 떨어지고, 인체에도 그리 좋지 않다.


에코디펜스 도막 방수를 셀프 시공하는 모습. 모서리 등은 추가로 방수부직포를 덧대어 방수를 보강했다.


우리가 사용한 아쿠아디펜스(에코디펜스) 도막 방수재의 경우 수용성 아크릴 폴리머계 방수재로, 용액 내에 섬유질이 포함돼 있어 인장강도와 인열강도가 강하다. 건물 표면이 미세한 진동에 크랙이 가고, 이 크랙 사이로 수분이 침투하는 것을 섬유질이 보강해주는 것이다. 또 환경 친화적이고 어떤 접착제를 사용해 타일을 붙여도 잘 접착된다. 이같은 이유로 요즘은 비용이 들더라도(1통 기준 고뫄스보다 가격이 3~4배 비싸다) 아쿠아디펜스(에코디펜스)가 가장 선호되는 방수재가 된 것 같다.


우리는 모서리와 수전, 배수구를 중심으로 붓과 롤러를 사용해 에코디펜스를 꼼꼼히 도포하고, 방수 부직포를 사용해 한번 더 보강했다. 그리고 남은 면에도 얇게 발라주었다. 방수재는 짧게는 4시간, 넉넉하게는 하루면 마른다. 며칠 뒤 이 과정을 한 번에서 두 번 더 반복해주면 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바닥은 전체 도포가 기본이고, 샤워실이나 바스가 있는 부분은 적어도 사람의 키 높이(180cm)만큼 벽에도 방수재를 도포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벽에 튄 물이 벽면을 타고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그 외에 세면대나 양변기 부분의 벽은 허리 높이(110cm)까지 방수재를 도포해주는 것이 권장된다.     


도막 방수 시공에 앞서 후공정인 타일 전문가들과 협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예컨대 드라이픽스나 세라픽스 같은 압착 시공이 필요한 대형 타일로 시공할 경우 고뫄스 방수재와는 상성이 맞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아쿠아디펜스(에코디펜스) 시공이 권장된다. 타일러에게 미리 어떤 소재로 도막 방수를 진행할 것인데, 이를 고려해서 타일 접착제와 시공 방식을 정해달라고 하면 문제의 소지가 없다.


인테리어를 처음 할 때는 방수 공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어떤 것이 올바른 방수법이냐를 두고 소위 ‘방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페나 유튜브를 찾아봐도 방수 방식과 재료에 대한 기술자들의 대답들은 다르다. 액방은 1차면 충분하다는 전문가들이 있는가 하면, 액방은 꼭 2차까지 완료하고 담수테스트 후 도막 방수로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생 시간 등이 상당히 소요되기 때문에 일부 인테리어 업체들은 액방을 1차만으로 끝낸 후에 도막 방수로 넘어가거나 심지어 제대로 된 도막 방수 없이 곧바로 타일을 붙이기도 한다.


도막 방수 소재로는 고뫄스로 충분하다는 전문가들이 있는가하면, 고뫄스는 충분치 않으니 에코디펜스를 도포해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또 어떤 이는 에코디펜스로도 안심할 수 없으니 시트 방수를 병행하면 좋다고 말하고, 주택 화장실에 시트 방수까지는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우리가 자문을 구했던 방수 전문가 두 분도 의견이 달랐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하지만 한 번 제대로 시공하면 수십 년 간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방수를 꼼꼼히 해서 나쁠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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