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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3. 2023
마음 정화하기
우선 순위를 정해라
우선 순위를 정해라
예전부터 늘 들어왔던 말이지만, 우선 순위를 정하라는 말은 내게 굉장히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문자론 납득이 가지만, 마음으론 납득이 가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오늘 프리랜서로 일하는 내가 월급을 줄이고, 일을 줄이고 난 후, 찬찬이 생각해보니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내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정말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단 일을 줄인 이유는 지금까지 회복되지 못했던 영혼을 치유하고, 스스로 우울과 불안증세를 치유하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인정받기 위해 과하게 일을 받아 그것에 치여 살며 혹여나 질책받을까, 비난받을까 두려워하는 내 마음 속 고통을 그만 내려놓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이런 결정을 하고나니, 이제는 정말로 일에 대한 집착을 조금씩 덜어내고, 내가 정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만 해도 영혼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일이나, 완성하지 못했던 소설을 쓰거나,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 일이나. 그런 일들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을 갖기 위해선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 꼭 필수였다. 왜냐하면,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시간 안에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니야, 난 뭐든 할 수 있어, 잠이라도 줄여서 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다. (아마 옛날의 나였다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우선순위를 정해 지금 하고 있는 ‘회사 일’을 몇 번째로 놓을 것인지, 하루에 몇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 정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한 후, 이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력하지 않으면, 원래의 관성대로 되돌아와 일에 휘몰려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테니까.
그 첫 변화로, 기록하고 싶다.
오늘은 사실 회사 일이 끝나지 않아 남아있는 상태에서도 보고 싶은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기 위해 코엑스에 와 있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며 좋았던 것들을 나누고 있다. 친구와의 만남이 끝나면, 열두시 전까지 제출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오늘을 의미있게 소중하게 보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원래였다면, 일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선 마음이 불편하기에 그 누구와도 약속을 잡지 않았겠지만, 그 집착을 조금 내려놓은 듯해 외려 마음이 가뿐하다.
그리고 미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코엑스 밖으로 나오면서 그 끈을 놓은 스스로의 모습이 뿌듯하고, 자유로워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