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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구누나 Dec 21. 2022

강아지

식용반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1500만 시대. 2027년에는 그 시장이 6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강아지를 무척 좋아한다. 길바닥을 전전하던 땅콩없는 시츄를 데려와 보호하면서  확실해졌다.  녀석은 내가 쥐뿔 가진게 없어도, 머리카락이 다 빠져서 비구니 스타일의 직장인이 되어도, 혹한의 날씨에 빤스바람으로 한강 둔치에서 떨게 되어도 나를 사랑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나는 강아지를 사랑한다. 어떨 때는 인간보다  정이 간다.


나는 개를 먹는 것을 반대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개를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개를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에 먹을 것이 차고 넘치는데 굳이 왜 개까지 먹으려 드는지 모르겠다. 이 의견을 펼치면 단골손님처럼 찾아오는 반박글이 있다.


그럼 소, 닭, 돼지, 양은 먹어도 되고 개만 안 된다는 건가?


정말 지긋지긋한 반문이다. 같은 생명으로 놓고 봤을땐 안 된다고 말할 순 없다. 소, 닭, 돼지, 양의 생명도 개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처럼 귀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생명을 도축하기 전에는 이들의 생명을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것이 인간이 해야 할 일이다. 생명을 존중하고 그 무게감을 아는 행위의 첫 걸음이 바로 '식용견 종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장애 중 특이한 것이 한 가지 있다. '윌리엄스-보이렌 증후군' 줄여서 'WBS'라는 장애이다. 이 장애의 증상은 사람에게 지나치게 친절하고, 낯선 사람들을 봐도 낯을 가리지 않을 뿐 더러 사회성이 너무 좋지만, 약간 지능이 떨어지면서 건강과 외모에 다소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GIF21이라는 단백질에 영향을 받아 인간 염색체 7번에 문제가 생겼을 시 발생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GIF21 단백질은 개의 염색체 6번에 해당한다. 인간이 가졌을 때는 판단력 저하로 간주하여 장애라고 판명지어버린 이 증상을, 개는 기본적인 형질로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교감하고,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친밀할 수 있도록 발달해 온 개를 우리는 꼭 먹어야 하는 것일까. 정서적 교감을 하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일이 더 많은 개를 먹는 행위조차 멈추지 못하면서 생명을 존중한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


식용견을 종식하는 것은 생명 존중의 첫 걸음이다. 식용견이 사라지면 뜬장이 사라진다. 번식견이 사라진다. 투견이 사라진다. 생명을 경시하던 인간이 할 수 있는 행위들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몸보신 용으로 개를 먹는다는 무식한 잡소리는 이제 그만 집어치웠으면 좋겠다. 고단백 저지방 육류를 먹고 싶으면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어라. 개는 고지방 저단백 육류다.


나는 식용견을 반대한다. 정말이지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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