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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녘올빼미 Apr 12. 2023

정복일지 - 한계에 봉착하다

  내가 목표로 하는 내 미래의 모습은 경제적, 물질적인 형태로 표현하기엔 더 복합적이고 풍부한 의미의 성공이며 ‘경험, 성장, 도전’이라는 가치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이 총체적 성공을 위해서 내가 목표로 잡은 신의 한수는, ‘하루의 정복’이다. 나는 정복자, 제왕이 되고자 한다. 칭키스칸은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었다.” 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의 의미가 결국 현실 세계는 시간차만 있을 뿐 내 내부세계의 현현(manifestation)일 뿐이라고 이해하며, 칼 융이 말하는 ‘운명’을 내가 만들어 가는 비밀이기도 하다. 그 말인 즉, 현실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먼저 정복해야 하고, 나 자신을 정복하는 행위 자체가 현실 세계를 정복하는 가장 핵심적이고 선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나는 이 신의 한수를 항상 의식하고 있는데, 단 하루도 하루의 정복에 성공한 수준이 10이라면 5를 넘은 적이 없다. 항상 패배했고, 고통스럽지만 매일 매일을 패배하고 있다는 걸 내 자신에게 주지하였다. 나 자신을 혐오하고, 비판하고, 질타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이 건 애초에 접근법 자체가 불가능한 방식이었음을 어렴풋이 깨달었다.

  나 자신이 그 목표를 이루는 게 불가능하다고 좌절하고 포기하기 보다는, ‘내가 모르는 무슨 문제가 있다’ 쪽으로 기울었다. 그 이유는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문제는 메타인지 차원에서만 인식이 가능하다는 본질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좌절과 포기가 그런 상황에 대한 자연스러운 인간적인 방어기제일 뿐이기 때문이다.


  노력은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릇을 키우는 노력과 그릇을 채우는 노력.

  나는 지금까지 계속 이 두가지 모두에 집중했다. 의식적으로 이해하기 전에도 노력을 이 2가지로 분류하여 노력했었다. 그릇을 채우는 노력은 내 수준(그릇) 안에서 그 잠재력을 실현하는 노력이므로, 어느 정도 자가 측정이 가능하다. 그릇을 키우는 노력은 그렇지 않다. 특히 이 노력을 혼자 해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하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너무 많은 부분을 운에 맡겨야 하는데, 나는 내가 운이 좋다고 믿고 마구잡이로 노력하기엔 내 목숨은 1개라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한다. 또한, 내가 그릇을 키웠던 과거의 경험을 돌아봐도 항상 내 옆에는 나보다 몇 차원 위의 멘토/조력자가 있었다.

  지금 나는 내가 지금 만들어 놓은 그릇을 거의 끝까지 채웠다고 판단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인생의 총체적인 성공/생산의 총량을 측정했을 때, 그 전체 크기가 커지기 보다는 정해진 총량을 계속해서 재배분(reallocation)만 하고 있다는 걸 알아 챘기 때문이다. 계속 쳇바퀴 굴리듯 그 미로 안에서 헤매고 있다는 걸 알아 챘기 때문이다.

  나는 경제적 성공을 먼저 이루어 내야겠다는 목표를 어떤 여성과의 데이트 이후에 결심하게 됐다. 대기업에 전략기획부에 있는 명문대 출신 엘리트에 집안이 대대로 사업을 하는 여성이었고, 주변 친구들의 수준 자체가 그 당시 나로서는 내가 절대 이 여성과 함께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라고 판단했다(압도됐다고 표현하는게 더 적절할 것 같다). 거기다 켈리 최가 경제적 성공을 먼저 이루고 그걸로 낙수효과를 만들라고 하는 말도 한 몫 했었다. 

  그 결심에 따라 경제적 성공에 집중하여 어느 정도의 성공을 이루었지만 그에 따라 내 건강은 현재 최악의 상태로 치달었다. 경제적 성공의 낙수효과는 분명 있었지만, 이건 말그대로 ‘돈’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 만을 해결했을 뿐이다. 이걸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낙수효과로 내 목표의 핵심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으며, 그릇 자체를 키우는 건 낙수효과로는 불가능 함을 알게 됐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깨달은 것은, 애초에 낙수효과라는 것 자체가 상위에서 생산된 걸 아래쪽으로 분배하는 행위를 뜻하는 것인데, 이걸 통해 내가 생산 총량 자체를 키우려고 했다는 것이다. 위에서 표현한 것처럼, 애초에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단 하나다. '그릇을 키우는 노력'을 하는 것. 그리고 그걸 하기 위해서 나으의 상황, 수준, 목표에 맞는 멘토/조력자를 구하는 것. 그래서 새로운 큰 그릇을 만들고, 그 안을 빠르게 채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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