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자기소개서(1) 경험중심으로 기술
나랑 일해보니 어떠니?
회사에서 업무 평가를 한다거나 정기적인 면담을 할 때, 윗사람이 보기에 아랫사람이 어떤지에 대한 얘기만 주로 한다. 그 반대의 경우는 보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의 대부분의 문제는 리더십의 부재에서 오기 때문이다. 윗사람도 당연히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나와의 업무 진행에 어려움은 없는지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계속 일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대부분 아랫사람에 대한 평가만 가득하다. 그러다 보니 일자리도 자기가 베풀어 준 냥 생각하는 것 같다. 본인도 월급 받는 주제에. 뭐하나 권한이라도 조금 생기면 저 난리가 난다. 업무적으로 성과를 보여 윗자리까지 올라갔다고는 해도 그게 리더십과 인성을 증명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은 항상 검증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들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인격 완성을 이룬 듯 생각한다.
성숙한 어른이라면 제도적으로 갖춰져 있지 못하더라도 수시로 본인에 대해 물어봐야 한다. 일상적으로 물어봐도 좋고, 따로 시간을 내도 좋고, 회식 자리에서 물어봐도 좋다. ‘나와 일하는 게 어떠한지’ 물어보는 것은 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좋은 습관이다.
그런데 본인 의견에 동조하지 않고 반대 의견이라도 내면 마치 본인에 대한 공격을 퍼붓는 것처럼 생각하는 윗사람들이 너무 많다. 본인은 모든 것을 다 갖췄기 때문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고 사는 사람들이다.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두 가지 결과이다. 이해 아니면 오해. 본인이 화려한 언변술로 정치력을 발휘하여 승승장구했다 착각하는 사람은 오해로 귀결된 커뮤니케이션을 아랫사람 책임으로 떠넘긴다.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어렵고 신경을 써야 하는 과정인지 안다면 이렇게 행동할 수 없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사람은 리더가 될 수도 없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게 말을 잘하거나 발표를 잘한다는 것이 아니다. 어떤 리더는 침묵하면서 권위를 갖는다.
나는 ‘나와 일하는 것이 어떤지’ 종종 물어보곤 했다. 나도 나의 단점을 듣는 것이 쉽지 않다. 막 반발도 하고 싶고 부정도 하고 싶다. 그래도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 내가 발전할 기회는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도 내 칭찬을 하는 사람이 좋다. 나와 함께 일하는 후배는 항상 나에게 과한 칭찬을 하기 때문에 그의 말은 30%만 접수한다.
쫄리는 것 없으면 한번 물어봤으면 좋겠다. 본인이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본인 깜냥 것 하시고, 후배들에게 너에 대해 말할 기회를 줘라. 좋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런 말을 듣는 것이 낫다. 그것이 너를 더 오래 일하게 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