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e Jan 05. 2023

사수 없는 신입이 내가 될 줄이야

나이 마흔 신입 일기_1

현재 소규모 출판사의 콘텐츠 마케터로 출근을 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사수 없는 신입', 그게 바로 접니다(따흑흑) 운 좋게 입사가 확정된 후 매니저 님의 반응이 생각난다. "저 취업 됐어요! 근데 사수 없이 혼자라 고민 중이에요."라고 말씀드렸더니 한참을 정적 후에 "저, 솔직히 말씀드리면 안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하셨더랬다.

(취업률 집계해야 하는 분이 이러시면...)


하지만 책이 너무너무 좋았던 나는 에라 모르겠다, 결정을 내려놓고 출근을 시작했다. 그리고 역시 예상한 대로 쉽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건 콘텐츠 마케팅이었는데 실은 콘텐츠 마케팅이 본질이었다.(그렇다고 또 콘텐츠(카피)를 멋들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초기 팔로워 백 명이 안 되는 인스타를 키우고, 페이스북 페이지와 까페를 만들고, 80년대에 만든 것 같은 홈페이지를 수정하고, 그 와중에 틈틈이 광고를 기획하며 성과를 측정했다.


제일 간과했던 점은 외향성, 성격이었다. 마케터라면 '인싸'여야 유리한데, 나는 그냥 온라인에만 인싸인 척하는 인프제infj. 부족한 정보 좀 얻으려고 옵챗방에 들어가, 와글와글 떠드는 사람들을 보며 '마케터란 저런 사람들이구나, 난 안될 거야 아마'하고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그만두기엔 내 책임감이 용납하지 않지)

티키타카가 끊이지 않는 옵챗방 (c) 와글와글! 심플 브라더스


여하튼 새해는 밝았고, 또 혼자서 뚝딱거리며 일 년 마케팅 예산을 짜고, 염소 목소리로-발표공포증 있음- 피티를 할 것이다. 배우고, 또 고치다 보면 나도 어엿한 일 인분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취업이 돼 버려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