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되려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
한국에서 애묘인이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키우지는 않더라도 유튜브나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고양이 관련 콘텐츠의 인기는 실로 대단하다. 어느 고양이를 기르는 유튜버는 구독자가 100만 명이 훨씬 넘는다. 함께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리 만족하는 경향이 짙어졌고, 고양이와 사랑으로 교감하는 모습을 즐기는 사람도 있는 탓이다.
이러저러한 콘텐츠에 뽐뿌(?)를 받아 고양이와 함께 살아보기로 마음먹은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고양이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들에게 사랑받으려면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이 잘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리만족을 넘어 고양이에게 사랑받는 집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를 9년 정도 기른 사람으로서 경험을 적어 보려 한다.
먼저, 부드러운 목소리와 온화한 말투로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고양이는 억양과 목소리 톤, 말의 속도 등으로 인간의 감정을 인식한다고 한다. 큰 소리와 강한 어조에 공포를 느끼지만, 부드러운 목소리에 고양이가 친밀도를 느끼기 때문이다.
페티즈(pettise)라는 발성법을 추천한다. 엄마가 아기에게 ‘높은 톤으로 억양을 넣어서 천천히’ 말하는 방식을 마더리즈(motherese)라고 하는데, 페티즈는 마더리즈의 고양이 버전이다. ‘높은 톤과 크지 않은 목소리로 짧은 문장을 반복한다’가 요령이다.
다음으로 동작이 작고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너무 급작스럽게 고양이에게 접근하면 고양이는 상대편의 이 기운에서 살기를 느낀다고 한다. 이것이 빠르게 움직이거나 동작이 큰 사람에게 고양이가 다가가려 하지 않는 이유다.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동작이 우아하고 조용한 동물이다. 고양이가 좋아하기를 바란다면 자신이 고양이가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차분하게 움직여보자. 고양이는 몸을 천천히 움직이고 자신에게 관심을 표하지 않는 사람을 편안하게 생각한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한다. 고양이가 가장 싫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강제로 안는 것이다. 고양이는 본래 사람이 만지려는 행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이 인간의 눈에는 제멋대로 행동한다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무리가 아닌 단독생활을 하는 고양이에게는 무리 내에서 요구되는 서열이나 질서, 인내심 등의 개념이 없다. 고양이에게 고마운 존재는 자신이 원할 때 관심 가져주는 사람이다. 사람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온 고양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야말로 좋은 집사가 되는 첫걸음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밥이나 간식을 주거나 놀아준다. 고양이는 자신의 필요에 맞는 사람을 좋아한다. 항상 밥이나 간식을 챙겨주고 수시로 놀아주지만,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런 마인드라면 당신도 집사로 성장할 수 있다.
먼저, 복종 시켜려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개는 부르면 바로 온다. 고양이는 메시지만 받고 나중에 오고 싶을 때 온다.” 이 말은, 고양이의 가치관을 분명히 알 수 있게 만든다. 고양이는 단독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단독 행동이 당연하니 개처럼 반려인을 리더로 인식하고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끝내 굴복시키려 한다면 엄청난 스트레스만 안겨 줄 뿐이다.
다음으로 고양이에게 체벌을 가하는 사람을 기피한다. 주인에게 칭찬받고 싶어 하는 개를 가르칠 때는 상황에 맞게 칭찬과 벌을 적절히 병행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누군가에게 칭찬받고자 하는 의식이 없다. 고양이의 행동을 고치려면 잘못을 저지르려고 할 때 단호하면서 큰 목소리로 야단쳐 그 행동에 스스로 불쾌함을 느껴야 한다. 신체적 체벌은 고양이의 불안과 공격성, 불신만 높인다.
마지막으로 목소리가 크거나 행동이 큰 사람을 두려워한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낮고 큰 소리 = 자신보다 몸집이 큰 동물 = 자신이 잡아먹힌다’라고 의식한다. 따라서 낮거나 큰 목소리를 내는 존재를 만나면 고양이는 ‘화를 낸다’라고 생각하거나 ‘적’이라고 느낀다. 고양이가 잘 따르게 하려면 되도록 몸을 작게 만들어 천천히 다가가면서 높고 작은 목소리로 말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