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업동이와 같은 로봇과 만날 수 있을까?
로봇과 공존하는 세상, 반드시 오게 될거야!
2021년 새해를 맞이한 이후 넷플릭스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승리호> 일 것이다. 2092년 병든 지구로 인한 새로운 보금자리 UTS의 탄생 그리고 이를 감싸는 우주 공간이 예상보다 놀라운 수준의 영상제작기법(VFX)으로 그려져 탄성을 자아냈다.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에 이어 배우 유해진이 로봇 업동이를 연기하면서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터미네이터>, <블레이드 러너> 등 로봇 골격에 피부를 덮어 인간인 듯 아닌 듯 표현한 작품들도 다수 존재했으나 <승리호>의 업동이는 누가 봐도 '로봇'임을 있는 그대로 증명한다. 얼굴과 몸통, 팔과 다리까지 외형적으로 인간의 구조를 띠지만 장선장(김태리)이나 태호(송중기)와 대화하는 방식을 보면 (실제 사람이 목소리 연기를 하긴 했지만) 지극히 인간적이다. 한낱 기계일 뿐이지만 진짜 사람처럼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이니 시대적 배경에 맞는 첨단 인공지능이 탑재되었다고 봐야겠다. 거기에 유연함까지 더했다. 로봇 춤이라고 해서 기계가 움직이는 듯 딱딱하고 어색하게 표현을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제 로봇의 움직임도 과거와 다르게 매우 부드럽고 유연한 편이다.
로봇 업동이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꽃님이. 출처 : 넷플릭스 <승리호><승리호>의 배경이 되는 시점으로부터 무려 300년 전 이 세상에는 기계(Machine)라는 것이 도입되어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기계의 등장은 매우 편리할 뿐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한쪽에서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자동화 기계를 장착해 대량생산을 극대화한 공장들은 이제 정보통신 기술과 인공지능까지 도입하면서 스마트 팩토리로 거듭나고 있다. 반드시 사람이 해야 할 영역이 있는 반면 단순하고 루틴 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일,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작업 모두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덕분에 물자 생산은 빨라졌고 효율성과 비용절감, 노동력 개선 등을 동시에 잡았다. 18세기 말 산업혁명 이후 기계는 정착했고 인류와 공존하고 협업하는 운명 공동체로 자리매김했다. ICT 기술이 발달하고 인공지능이 개발되면서 로보틱스 분야에도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쉽게 말하면 공장은 물론이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로봇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테크놀로지 발전에 따라 로봇의 형태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 카이스트(KAIST)에서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는 최초의 직립보행 기계로 화제가 된 바 있는데 이제 로봇은 <승리호>의 업동이처럼 장애물을 뛰어넘고 사람처럼 계단도 오르며 공중회전도 한다. 자연스럽고 유연한 움직임을 위해 꾸준하게 연구했던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파쿠르에 가까운 움직임을 선보였던 로봇을 넘어 보다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대표적인 로봇 공학 기업이다. 구글과 소프트뱅크를 거쳐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산하의 기업이 되었다. 자동차 바퀴에 관절을 붙여 굴곡이 있는 지형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미래형 모빌리티 연구에 집중하게 될 전망이다.
네이버랩스의 브레인리스 로봇. 출처 : 네이버랩스네이버랩스에서는 5G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하는 브레인리스 로봇(Brainless)을 공개한 바 있다. 브레인리스는 키워드 그대로 몸통은 있지만 머리가 없는 형태의 로봇으로 5G 네트워크가 클라우드와 로봇을 연결한다. 무게를 줄일 수 있고 배터리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여러 대의 로봇을 한 번에 제어할 수도 있다. 브레인에 해당하는 영역이 없으므로 최소한의 통신 장비가 설치된 작은 로봇 제작도 가능해질 수 있다. 네이버랩스는 로봇공학은 물론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AR(증강현실) 등 다양한 분야의 테크놀로지를 연구하고 있는 곳으로 네이버 기술 연구조직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바 있다.
신체 기능이 일부 퇴화된 사람들을 위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웨어러블 로봇 플랫폼을 연구하기도 한다. 로봇의 형태를 모두 갖췄다고 볼 순 없지만 로보틱스가 생체 공학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케이스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노약자, 장애인들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 신체 기능을 충분히 보완해줄 수 있어 의료 공학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부문 중 하나로 꼽는다. 또한 위험지역에서 무거운 장비를 운반한다거나 하체 근력을 강화시켜 오랜 시간 보행할 수 있는 군사용이자 증강형 웨어러블 로봇도 존재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들. 출처 : yahoo finance이처럼 로봇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위에서 언급한 로봇들은 언젠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공존하고 공생하는 운명 공동체가 될 것이다. 같은 집에 살며 가사를 도와주거나 밤새 집을 지켜주거나 업동이처럼 일상에서 농담을 하며 대화가 가능한 로봇이 있다면 어떨까? 생체공학과 기계공학이 잘 어우러진 로보틱스가 인공지능 테크놀로지와 만나 발전을 이룩하게 되면 언젠가 우리도 업동이와 같은 로봇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인류를 위협하는 영화 속 로봇이나 일자리를 빼앗는 로봇이 아니라 인류와 공존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로봇 시대가 열리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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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대신문 링크 : http://dknews.dankook.ac.kr/news/articleView.html?idxno=176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