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기술 그리고 트렌드와 직무의 변화
'4차 산업혁명(4th Industrial Revolution)'이란 대체 무엇일까?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그리고 숏폼으로 이어지는 (IT 기술을 포함한) 트렌드의 급변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구성하는 테크놀로지의 진화는 꾸준하게 '현재 진행형' 모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거대하고 복합적이며 또 매우 포괄적이라 하나씩 뜯어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의 클라우스 슈밥 의장은 '초연결사회'를 언급하며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첨단 테크놀로지를 상호 연결하는 4차 산업혁명의 큰 틀을 이야기 한 바 있고 이후로도 수많은 미디어와 전문가들을 통해 회자되고 언급되어왔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 정한민 교수 역시 4차 산업혁명 안에 존재하는 기술과 트렌드를 하나씩 이야기했다. ※ 온라인 세션을 직접 경험하고 그 내용을 하나씩 주워 담아 아래와 같이 정리합니다.
가상인간(Virtual Human)
정 교수가 가장 먼저 던진 메시지는 가상인간(Virtual Human)이었다. 과거 우리는 사이버 가수라는 이름의 '아담'을 마주한 적이 있다. <세상엔 없는 사랑>이라는 노래로 1998년 데뷔한 국내 1호 사이버 가수. 사실 애니메이션 캐릭터 같은 느낌으로 가득 찼던 이미지 뒤에 실제 노래를 부른 사람(가수)이 존재하기도 했고 현존하는 가상인간의 외모와 비교했을 때 투박한 모습을 지울 수 없긴 했다. 하지만 꽤 신비했고 또 신박했다. 그렇게 현시대에 이르러 탄생한 가상인간은 사람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고 또 유니크하게 진화했다. 단순히 인조인간의 느낌을 벗어나 MZ세대를 겨냥하면서 충분히 노림수가 될법한 트렌디한 감성까지 지녔다고 봐야겠다. 결국 그들도 사이버 가수 아담과 다르지 않은 정체성을 지니고 있을 테지만 한 단계 진보한 디지털 인간의 대표적 레퍼런스로 짙게 남았다.
이른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이르면서 '인간이 디지털로 바뀌는' 현상을 우린 목격하고 있다. 디지털로 변화한 '디지털 휴먼'(혹은 가상인간)을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디지털 시대의 트렌드처럼 자리했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김태희, 손예진을 넘어 수지나 제니, 장원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셀럽들과 함께 CF나 미디어 콘텐츠 심지어 홍보대사까지 가상인간들을 다방면에서 활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가상(인간) 모델의 활용에는 비용 절감이라는 굵직한 이유가 있다. 더구나 시공간 제약 없는 디지털 휴먼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반복 촬영이 가능하다. 물론 다른 제작진이 정말 에너지 넘친다면 말이다. 또한 스캔들이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스타덤에 오른 누군가가 CF 계약을 맺었는데 하필 광고가 나간 이후 사고를 냈다면 그만큼의 리스크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가상인간의 리스크는 아예 없거나 지극히 적다고 봐야겠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그리고 데이터
두 번째로 이야기를 전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테크놀로지 키워드인 '인공지능(AI)'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마구 터져 나왔을 그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은 역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다. 당시 바둑기사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전 세계 매우 큰 이슈였다. 이세돌의 이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준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그에 맞서는 알파고의 놀라운 인공지능 테크놀로지는 '격세지감' 그 이상의 센세이션이었다. 대국을 보던 사람들도 놀랐겠지만 실제로 대결을 펼쳤던 이세돌 또한 충격이었다고 말할 정도다. 알파고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후 5년이 흘렀고 4차 산업혁명을 포괄하는 수많은 테크놀로지가 고도화되기도 했지만 인공지능 기술만큼은 그 이상 진보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인공지능도 이제는 감성을 탑재해 우리가 영화에서나 볼법한 '감성 인공지능'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교감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의 마음을 '100%' 이해하고 공감할 순 없겠지만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차츰 읽어내려 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만 어떠한 측면에서는 소름 돋는 일이겠다.
사실 인공지능의 기술력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데이터다. 알파고 역시 머신러닝에 딥러닝까지 하나씩 축적되는 학습에 수만 가지 데이터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지극히 옛말도 있고 시행착오와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수천 개의 다양한 문제들이 담긴 어떤 학습지에서 유독 자주 틀리는 문제들만 학습하게 되면 점점 학습효과가 월등해질 수 있다. 문제지를 처음 펼쳤을 그 시점의 점수가 끝으로 갈수록 100점에 수렴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같은 공식이라 하더라도 응용된 문제 역시 꾸준한 학습을 통하면 역시 고도화될 수 있다. 학습지를 단순한 인공지능 학습의 사례로 들긴 했지만 텍스트나 사진, 영상 모두 데이터의 한 종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를 꾸준하게 학습하는 것 역시 인공지능의 순수한 능력이 될 수 있다. 이른바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했고 위에서 언급한 디지털 인간 역시 수많은 학습을 통해 유니크한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이나 다름이 없다. 매일 같이 쌓이는 데이터는 점차 거대해지고 있고 이를 어떻게 정제하여 활용하느냐에 따라 놀라운 혁신이 일어날 수도 있다.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4차 산업혁명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 중 또 하나는 자율주행이다.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구글, 네이버랩스, 엔비디아 등 자동차 전문 제조사가 아닌 IT 기업 역시 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아직은 '반자율주행(부분 자율주행)' 수준에 불과하겠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자율주행 기술력을 가진 차량들이 브레이크나 액셀러레이터(가속페달)를 제어하게 될 것이고 기본적인 신호등이나 표지판은 물론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을 감지하며 주행하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핸들(스티어링 휠)을 놓고도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는 완벽한 자율주행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이 또한 인공지능 테크놀로지는 언급하지 않을 수 없지만 여기에도 엄청난 수준의 데이터가 포함되는데 테슬라의 경우 지구 20만 바퀴를 돌 수 있는 수준의 데이터 학습량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란다. 뭐 사실 이러한 수치는 실감 나지 않는 정도지만 온갖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는 교통 환경 속에서 사고 하나 없이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데이터와 기술의 힘이다. 교차로, 일방통행, 비포장도로 위에서 장애물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 목적지를 정하고 러시아워를 뚫고 가야 하는 경우 등 수많은 경우들을 학습해야 완벽에 가까운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더불어 빠르게 진보하고 있는 기술 분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디지털이 가져다준 편의성 그리고 직무의 변화는?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을 떠올리면 참 많이도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의 동일한 바(Bar) 형태의 디자인을 가진 스마트폰의 성능은 칩셋부터 카메라까지 하나의 컴퓨터처럼 그야말로 고성능의 집합체였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모바일의 편리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미 모두가 그 편의성과 효율성을 알고 있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아주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신저와 같은 상호 커뮤니케이션, 필요한 것에 대한 검색, 쇼핑, 학습, 여행, 예약, 헬스케어, 이동수단까지 모바일을 사용한다. 아니 '이용불가' 한 것이 거의 없을 정도다.
카카오택시 사례를 들어보자. 도로 주변에서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아댔던 풍경 자체를 완벽하게 바꾼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도심을 신나게 달리는 택시에 '빈차'라는 표시보다 '예약'이라는 선명한 표시가 더 많게 느껴지기도 했다. 카카오택시는 누적 1억 회 호출을 기록하고 있고 가입자수도 수백만 명에 달한다. 이를 이용한 사람들 역시 '생활에 편리함을 주고 있다'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GPS와 연결되는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택시 유저들의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제어하는 사례도 자연스러운 변화이지만 콜 센터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대신하는 (또 다른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변화에 이르고 말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콜센터 자체가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던 누군가의 코멘트가 떠오른다.
혹자는 (과하게 말해) 인간성의 상실, 감수성의 쇠퇴라고도 말한다. 때론 원하지 않는 갈등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극과 극으로 대립하는 것도 이러한 변화를 통해 양립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결국 기술 발전에 따른 원치 않는 변화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2030년이 되면 실업률만 무려 7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오토메이션의 극대화가 우리의 일자리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자리의 변화는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인한 것.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워라밸'이라고 해서 주 5일 근무, 52시간 제도 또한 변화를 맞이하려 한다. 주 4일로 크게 줄어들게 되면 또다시 우리의 삶이 변하게 될 텐데 주 3일, 주 2일로 일자리 환경이 변하면 이를 또 다른 사람들과 일자리 공유라는 측면으로 대안을 펼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른바 잡 셰어링(Job Sharing)이라고 하는데 현실적인 대안이 되려면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온갖 디지털 기술을 사회 전반에 적용해 지금까지 존재했던 사회 구조를 혁신하는 것. 나아가 기업의 경영환경 또한 디지털 변화와 트렌드에 맞춰 대응해야 하는 것. 또한 새로운 고객가치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하는 것 모두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키워드 안에 포함되고 있다. 그런데 왜 테크놀로지가 포함되는가? 위에서 언급했던 인공지능, 빅데이터는 물론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ICT 기술이 자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연스럽게 기술의 발전을 습득하고 수용하며 살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노선도를 보며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마냥 기다리다가 손을 흔들며 타기도 했었다. 애플리케이션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이제는 작은 전광판이나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를 확인한다. GPS 센서가 버스의 속도, 도로의 평균적인 환경 요인들을 분석해 그 결과값을 노출한다. 우리는 휴대폰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몇 분이면 버스가 오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역시 기술 발전의 힘이지만 아무렇지 않게 그 진화를 경험하고 있다. 정한민 교수가 말하길, '4차 산업혁명은 그저 시간의 흐름이고 디지털 대전환은 어쩌면 인공지능이 측정하는 가능성의 흐름'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키워드라는 것은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전기와 인터넷이 생겨나는 기술 발전도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혁명이라는 작지만 거대한 단어를 붙인 셈이다. 4차 산업혁명은 앞서 말했듯 사물인터넷이나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네트워크, 자율주행 등을 포괄하면서 모든 것이 연결된다는 '초연결사회'와 정확하게 맞닿아있다. 이러한 초연결사회는 결국 디지털 대전환으로 이어져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크게 바꾸게 될 테지만 아주 조용히 변화를 거듭하게 될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트렌드처럼 말이다.
※ 이 글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 정한민 교수의 온라인 세션을 통해 내용을 듣고 정리한 글입니다. 실제 강의와 순서가 다르고 조금 더 살을 붙인 내용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보 차원에서 정리하고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