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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May 02. 2024

똑똑해지는 챗봇, 더 똑똑해야 하는 이유

비대면 일상 속에서 더 편리해져야 할 챗봇

지난해 대출 상담이 필요해 은행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모바일 앱도 있고 챗봇도 상시 대기 중이었지만 단순히 챗봇으로 해결될 일도 아니었고 상담원과 통화한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챗봇이나 상담원을 통해 대략적인 내용만 전해 들을 뿐이지 '은행에 가셔서 상담을 받으셔야' 한다는 안내 정도가 전부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사실상 은행에 가서 직접 전해 듣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비대면 서비스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해도 한계는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죠. 물론 챗봇으로도 꽤 유의미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상담원의 임무는 조금씩 줄어들었을지도 모르고 챗봇의 성능은 크게 개선되었을 테죠. 챗봇이나 상담원,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으니 은행에서 볼 수 있었던 과거의 풍경도 크게 달라지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크고 작은 '돈'이 오가는 곳이니 여전히 고객들과 상담하는 모습은 (줄어들기는 했어도) 여전히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은행 이야기를 서두에 붙이기는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금융권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챗봇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화 한 통 걸지 않아도 챗봇은 이미 내가 원하는 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챗봇(Chat Bot)이라 하면, (아주 간단명료한 의미만 보자면) 유저가 메시지를 던졌을 때 이에 응답하는 봇을 의미합니다. 유저가 던진 메시지의 텍스트를 분석하고 그 안에서 주요한 키워드나 문장을 찾아 챗봇 서비스 안에서 매칭되는 답을 필터링하고 결과물로 출력하는 경우입니다. 과거에는 심심이라는 대화형 챗봇도 있었고 스캐터랩에서는 이루다라는 인공지능 컴패니언 레벨의 챗봇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굳이 심심이와 비교하자면, 이루다는 외형적 특성뿐 아니라 나이, 성격(심지어 MBTI까지), 취미, 좋아하는 가수(블랙핑크) 등을 내세우며 수많은 유저들과 소통하기도 했었죠. 기존에 존재했던 챗봇은 물론 대화형 인공지능 모두 AI 테크놀로지 하위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루다 역시 '열린 주제 대화형 인공지능(Open-domain Conversational AI)'에 속하는  인공지능 컴패니언이었습니다. 은행이나 보험사, 증권사, IT 기업 등 챗봇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과 상호 소통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이긴 했지만 챗봇을 통한 수익화는 다소 어려운 편이었는데요. 마치 AI 스피커의 존재와 유사했다. AI 스피커 역시 대화형 인공지능에 속하기도 하지만 디바이스 판매 이외 수익화를 꾀하긴 어려운 편이었습니다. 단순히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 그 자체인 거죠.


사실 수익화보다 더 큰 문제는 수많은 사용자들의 니즈를 맞춰주는 것이겠습니다. 상담원을 대신하고 회사를 대신하는 수준의 기능을 하려면 특정 목표에 최적화된 맞춤형 챗봇 개발도 필요했습니다. 빅테크 역시 이처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맞춤형 챗봇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코딩 기술이 없는 사람, 지금보다 훨씬 미니멀하면서도 원하는 결과물을 제시하는 챗봇 등 소형 인공지능 모델도 제작 가능해졌다고 말합니다. 맞춤형 챗봇을 이야기하면서 공인중개사들의 매물 관리 케이스를 사례로 들기도 했는데, 이를테면 부동산 중개인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새로 올라온 매물을 소개하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나 앱에 올라온 매물들을 보면 평수나 가격, 위치, 접근성, 주변 환경 등을 텍스트로 설명하곤 하죠. 인공지능이 이를 학습하고 비슷한 스타일로 텍스트를 생성 가능하다면 새로운 매물의 사진과 영상을 업로드했을 때 학습했던 대로 매물에 대한 설명을 생성하게 되겠죠. 유저가 매물을 찾아 원하는 정보를 물어보면 필요한 답을 생성하는 것 역시 가능해진 시대가 된 것입니다. 부동산 케이스는 조금 단순한 사례 같기는 한데 조금 더 구체적인 케이스를 찾아봐야겠네요.


이론적으로 보면 어느 정도 가능한 일입니다. 부동산 거래를 예시로 들긴 했지만 부동산 거래에서 (부동산 거래 당사자들에) 위협적인 것은 ‘허위매물'이고 '부동산 거래에 있을법한 각종 사기'가 아닐까 합니다. 생각해 보면 굉장히 큰 금액을 주고받는 것이니까요. 결국 위에서 언급한 생성된 결괏값을 우리는 과연 신뢰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LLM이든 챗봇이든 멀티모달로 진화하는 인공지능이든 아직까지는 없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거나 있는 사실들을 뒤섞어 왜곡을 하기도 합니다. 주어진 데이터 혹은 맥락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것을 두고 전문 용어로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고 하는데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 DB나 입력 데이터의 부족 혹은 다양한 이슈로 인해 생겨난 오류 때문에 일어난다고 보면 됩니다. 사실 이러한 오류는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여기에 심각한 편향성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작권 이슈도 해결해야 할 문제죠.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이슈들인데요. 새로운 테크놀로지로서의 인공지능은 충분히 매력적인데 인공지능 그리고 이를 만들어낸 주체, 빅테크 기업들이 당면한 현실 과제를 반드시 해결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거대 LLM도 중요하고 멀티모달, 미니멀 AI 그리고 맞춤형 인공지능의 개발과 연구도 중요하겠지만 신기술이 제대로 각광을 받으려면 스포트라이트 바깥으로 가려져있을 이면의 이슈들에 대해 늘 고민하고 꾸준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는 충분히 신뢰할만한 챗봇 그리고 굳이 은행에 가지 않아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스마트한 녀석들이 나오기를 기대해 봐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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