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의마테호른: 인적없는 오지 고요하고 험난한 암릉능선
날짜: 2017년 1월 21일
날씨: -8.6~ -2.2
위치: 경상남도 함양군
코스: 우전마을~황석산~북봉~뫼재~거망산~태장골~용추폭포~용추사일주문 주차장 13.8km 6시간 33분
소개: 100대 명산이라고 하지만 들머리, 날머리에 인적이 없는 산행지였고, 눈 내린 직후는 황석산 이후 북봉까지 위험한 45도 칼바위 능선 구간이 조심스럽다. 황석산 북봉 이후 거망산까지 능선 길은 편안하였다. 거망산 이후 지장골 하산길이 계곡이라 우천, 전후로는 다른 길로 하산 추천.
지난주 태백산에서 영하 23도에 노출되면서 감기가 걸려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황석만 타고 내려가려고 생각하였지만 황석산 이후 하산길이 길이 나쁘고 지나간 사람이 없으면 위험하다고 하여 어쩔수 없이 원치 않는 거망산까지 산행하게 되었다.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 휑~한 주차장에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들머리까지 500미터 정도를 포장 도로로 걸어 올라간다.
선두로 앞서 지나간 산악회 일행들 이외에는 발자국이 없다! 여기 100대명산 맞는 거지? 시골 뒷동산처럼 너무 썰렁하다.
계곡도 아닌데 물이 퍽퍽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뭐지?
밧줄이 나타났다! 한개 정도 까짓것 잡는둥 마는둥 대~에충 두어 번만 잡아도 쓱~
날씨는 꾸릿꾸릿 오후부터 다시 눈 예보가 있었다.
산성부터는 능선길로 조망이 계속 열렸다.
황석산 앞두고 급경사 깔딱~ 사진의 아랫부분이 정말로 급경사인데 헐떡이느라 사진을 미처 못찍었다. 경사가 심해서 손을 뻗으면 땅이 손끝에 닿을 정도였다! 설악산의 봉정암 올라가는 급경사길 수준?
오가는 인적 없는 암릉 위의 자태가 멋진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황석산성
햇볕 좋은 봄날에 오면 산성터에서 쉬었다 가기 좋을것 같다. 오늘은 춥고 바람 불어서 무휴식
정상을 알리는 트랭글 배지음이 좀전에 울렸다. 흙길은 암릉으로 바뀌고 그나마 철계단으로 쉽게 오를수 있었다.
정상석 50미터 앞두고 공사장 아시바도 아니고 철계단이 살벌하다.
산성길 능선 그나마 걷기 수월하였다.
시원하게 뻗어있는 덕유산 능선이 조망된다.
지나온 능선길
다른 산들은 정상석이 넓디넓은 공터에도 있고 사람 수십명 서서 머무를 공간이 있지만 황석산은 아주 좁아서 겨우겨우 비집고 올라가야 간신히 두세 사람 서 있을 수가 있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세찬 바람을 맞으며 암릉 모서리를 딛고 서 있을 수가 없어서 모냥 빠지게 걸터 앉아서 인증 블랙약국 100대명산중 70좌 달성 우힛~!
사진찍고 황급히 추워서 봉우리를 내려갔다. 손가락이 떨어질것만 같아 윽~~ 손시려 ㄷㄷㄷ
황석산 정상 돌무더기 위가 정상석, 앞사람이 방을 빼야 다음 사람이 인증 사진을 찍을수 있었다.
황석산 정상까지는 걸어서? 올라왔으나 북봉을 향해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구간 200미터 정도가 좌측으로 45도 기울은 암릉을 타고 내려가는 길이 바위에 얼음으로 살짝 코팅되어 있고 밧줄도 잡을곳도 없어서 바위면에 돌출된 작은 돌기 하나로 확보하고 옆으로 게걸음으로 기어서 내려가야 하기에 겨울 산행지로 적합하지 않았다. (와 이런데는 겨울에 오면 클나겠다 생각됐다) 더군다나 황석산까지 단단하게 다저진 눈길은 황석산 이후부터 길이 눈이 덮여서 등로 구분이 흐릿하였고, 암릉 구간에서는 선등자의 흔적이 없으니 이길이 맞게 내려온 건가? 되돌아봤다. 이길 알바길 아니겠지? 나 맞게 가고 있는 건가? 폰을 꺼내서 GPS 지도 방향을 맞춰보니 진행 방향은 길이 맞았다.
사진으로 찍어놓고 보니 경사가 약해 보이는데 50도 이상 경사여서 팔힘 60% 등산화 그립 30%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유격구간이였다. 그나마 밧줄에 짧게 매듭을 해놔서 쭉쭉 줄잡은 손이 미끄러지지 않았다.
이제부터 다시 워킹 모드로 거망산까지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졌다.
황석산에선 없던 상고대가 슬슬 흔적을 보이고 있었다.
거망산으로 진행할수록 상고대는 점점 많아져서 희끗희끗 나무에 밀가루 묻힌 것처럼 어설픈 코팅이 되어 있었다.
조릿대는 낮아서 상고대가 없어 운무가 지나가는 위쪽만 상고대가 코팅되어 있었다.
황석산에서 거망산에 이르는 능선구간은 거리가 GPS 실측 4.1km 2시간 35분 소요되었다. 꽤 능선이 긴 구간이었다.
점점 완벽해지는 상고대들 올겨울 들어 백덕산처럼 퍼펙트 한 상고대는 아니라서 그냥 그렇게 별 감흥이 없었다.
전날 일기예보에 풍속과 온도 습도의 이슬점을 보고 상고대는 없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그거에 비하면 운은 나쁘지 않았다.
거망산으로 갈수록 길은 더 편안해지고 이곳이 가을에는 억새능선이라고 했다.
억새능선이 펼쳐지며 영남알프스를 보는듯한 지형으로 바뀌었다.
거망산을 갔다가 100미터 정도 뒤로 되돌아와서 이리로 내려가는 것이 산악회 개념도 코스였는데 계곡을 건너야 하고 너덜길이 나쁘다고 하여 산악회 대장님 따라 거망산을 넘어 태장골로 내려갔다. 탁월한 신의한수였다. 지장골로 내려간 일행은 태장골로 돌아서 더 먼거리로 내려간 우리들보다 2km 뒤에 있다고 산행 마감시간 이후 전화통화가 되었다.
지도상의 사평지점부터는 포장도로가 만나는 구간이었다.
지나온 능선길 황석산은 보이지도 않는다.
먼 길 걸어온 거에 보답하듯 빛내림쇼가 연출되고 있었다.
거망산넘어 기백산 1,330m 가 바로 보인다.
드디어 거망산 도착!
산행 시작 4시간 47분 경과 이제 하산만 남았다. 휴~
이동네 정상석들은 죄다 시뻘건 색으로 칠해놨는지 좀 살벌하네 ㅋ 육십령의 할미봉도 빨간글씨더만~!
조망이 그런대로 멋진거 같아 3컷을 찍어서 포토샵에서 Photomerge 기능으로 자동 병합해보았다.
황석~거망~금원~기백까지 23km 정도 되는데 황석산 산행 앞두고 산행정보를 검색하다 보니 봄가을에는 종주를 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듯하였다.
거망산 정상석 넘어로 직진하였다. 태장골로~
뒤따라오는 중후반 그룹 오늘 산행은 44명 만차 앞서 지나간 사람 10명 정도 컨디션이 안좋아서 초반에 밀렸지만 난이도 높은 구간을 그나마 빨리 주파하여서 그 구간에서 다 따라 먹은듯? 그리고 나는 6시간반동안 빵 두조각과 커피만 마신거 이외에는 거의 쉬지 않고 계속 걸었기에.. 남들 자리 펴고 먹을 동안 쒱~~ㅋ 추월
그래서 하산후 빵쪼가리먹고 6시간 이미 소화된지 오래라 허기저서 주차장 근처 매점에서 라면을 끓여 달라고 하였지만 주인장 혼자 이리저리 바쁘시길래 직접 주방 가서 끓여먹고 돈 드리고 왔다.
하산길 이쁜 능선길이 펼쳐졌다. 상고대가 피고 조망도 트이고 편안한 능선 내리막길로 룰루랄라 ~
거망산을 갔다가 되돌아가는 것이 본 코스인데 이 길은 몃 안 다녀서 설질이 신설+건설로
거망산 날머리 도착
날머리 이정표를 지나 임도길로 100여미터 직진하면 포장도로가 나왔다.
하산완료하니 그때부터 눈발이 다시 내리고 있었다.
6시간반의 기나긴 산행을 마무리하고 아이젠도 벗고 포장도로 따라 내려가니 일주문 지나 주차장이 나왔다.
백구 한 마리가 인적 없는 시골 촌마을에 사람들이 우르르 오니 반갑다는 거인지 경계를 하는 건지 엄청나게 짖어댄다. 왈왈왈~
영하의 날씨에도 계곡물은 콸콸콸 잘도 흐르고 있다. 여름에는 여기서 발 담그고 씻기가 좋겠다.
용추폭포 생각보다 크다! 얼어서 그렇지 낙차 높이가 30미터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