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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Sep 02. 2023

욕심 때문에 스트레스가 찾아오더라.

 멀리 창원사는 매구가 지리산에 간다고 했을 때 같이 가기로 했다. 

부산 사는 사람과 양천구 사는 사람까지 해서 넷이 가기로 결정됐다. 

날이 다가오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매구한테 물어볼까 하다가

그냥 아무거나 싸들고 가기로 한다. 

내가 필요한 것!   

물어본들 뭘 이야기해 줄 것이 있었을까!

아! 어쩌면 평생 지녀온 의지하고 눈치 보는 습관 아닐까? 

아마도 배려나 협의가 아닌 거 같았다. 


'나 답게가 답'

요새 주제가 된 이 문장은 사무실 백보드에 마커펜으로 써 놓고 본다. 

나 답게가 뭔지 오십이 넘게 살면서도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기보다 남 눈이 나를 많이 움직인다. 

어떤 사람인가 나는


생전 운동은 관심도 없고 해 본 적 없던 사람인데

십여 년 전 어떤 계기로 러닝에 재미가 붙어 동네 인근 공원을 혼자 달리다가 

깜빡 시간이 흘러 풀코스를 달리고 있는 나를 만났지.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

'어? 이건 나답지 않은 짓인데?'

그러나 지금까지 이어져온 러닝생활은 그게 곧 나 다움으로 바뀌어 있다. 

어쩌면 몰랐던 내면 깊은 곳 숨어 있던 것을 끄집어낸 것이겠지.

만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모르는 숨어있을 나 아닌가!


이거

'나 다움이' 모두 '나 다움'이 아니고 

'나답지 않음'도 결국 '나 다움'이네?


운동은 여러 가지를 바꾸어 놓았다. 

오늘 아침 러닝모임에서 처음 본 닉네임 부지런곰님에게 왜 닉네임에 곰이 들어가 있냐고 질문을 했다. 

체중 100kg를 얼마 안 돼 32kg 감량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것은 그저 감량 사연이 아닌 한 사람에 인생을 바꾼 사건이다.

감량은 다시 쉽게 원래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에 뇌는 그동안 기억되어 있는 몸을 정상으로 보고 되돌리려 한다는 거지. 

몇 년을 날씬해진 몸으로 뇌에 다시 기억시켜야만 그제서 비만에 기억을 잃게 된다고 한다. 

어쩌면 그뿐 아닌 내 뇌에 저장되어 있는 여러 가지 것들.

마구섞인 좋고 나쁜 것들이 무의식 속에 살고 있다.


나는 지금도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그냥 살면서 흔한 결정으로 가는 방향이 인생 일건대 

'똥볼을 차지 말아야 한다'

막상 그 볼을 구별할 능력도 없이 막연하게 말이지.

뭐 열심히 산다고는 하지만 그것만 답이 아닌 것은 심히 아프다. 

내가 내린 방향에 탓은 어쩌면 다른 곳에서 찾곤 한다.

즉문즉설 법륜스님 말씀은 명쾌하게 욕심으로 인한 후회였음을 알게 해 주신다. 

나는 욕심쟁이 인가! 

맞다. 언젠가부터 욕심을 가운데 두고 산다. 

잠시 깨닫고 그걸 알아도 또 욕심이 규정하는 방향으로 습관이 되었나 보다.

욕심은 어떨 땐 비굴하게 만들고 처량하게 만드는 강한 자석이다. 

방심하면 뇌 저장으로 돌아가는 찌는 살처럼 깨달아도 금세 잊고 만다. 

 

잘하지는 못해도 러닝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명상운동과 같다. 

몸을 움직여 땀이 흐르는 동안 가끔 1인칭 시점이 전지적 관찰자로 바뀌는 경험을 한다.

- 지금 남을 의식하고 살고 있구나 -

- 지금 욕심으로 너 다움을 잊었구나 -

물론 일상으로 오면 다시 어리석은 중생으로 변신~!


깊이를 알 수 없이 떨어질 때가 많다 내 자존감은 

그래도 또 모지리처럼 올라갈 때도 한이 없다.  

그것도 뇌 기억에 축복.


남이 부러워할 내 것은 내 눈에만 잘 안 보인다. 

이것들은  숨은그림 찾기나 보물찾기 같은 놀이 같다. 


결국 욕심이 작동되면 놀이는 사라지고 스트레스가 찾아오더라


   

PS. 생각을 글로 옮기고 싶었지만 결국 두서없네.

책 좀 읽어야겠다. 

머리에 든 게 있어야 글도 나오지...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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