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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촌 Mar 29. 2024

좌우명 글쓰기

20231104쓰는시간 1기, 두 번째 수업시간


 나에게 딱히 좌우명으로 떠오르는 문구가 없다.

하지만 나는 많은 글귀들을 좋아하고 수집한다.

그중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글귀가 있다.



‘포기하지 말자‘


내 두꺼운 다이어리 옆면에 어언 7년간 자리 잡았던 터줏대감이다.


좋아하는 분의 글이었고 그분은 그 글귀를 본인 스스로 증명했다.

의심이 들 때마다 나에게 도움을 주었고 지금도 볼 때마다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나는 내 다이어리 글귀를 얼마 전 바꾸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자’


‘포기하지 말자’라는 말은 강하다.

어떻게 해서든 성취할 수 있다는 의미가 느껴진다.


하지만 어느 날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분이 이야기했다.


어떤 상황에서는 포기도 해야 한다고.

그리고 포기도 해 본 사람이 잘할 수 있다고.


어느 순간 본인에게 맞지 않는, 혹은 하나의 상황을 위해서 다른 상황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동의한다고 해서 나에게 ’포기하지 말자‘라는 말의 강한 의미를 이겨낼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의지가 약한 사람들의 나약한 문구로조차 느껴졌다.

그리고 잊혀졌다.


그러던 어느 날, 넥플릭스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았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는, 그리고 그런 그녀가 일하기 좋은 직장에서 일을 하는 우영우지만 장애인이라는 시선에 많은 갈등을 겪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일들을 맡게 된다.


그리고 한편 한편 볼 때마다 많은 경험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먼저 나와 운동을 같이 하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가정에 불화가 있어 오로지 운동에 집중을 못하던 그분들이 떠올랐다.

계속되는 부상으로 운동을 이어가지 못한 그분들이 떠올랐다.

경제적인 이유로 본인이 원하는 걸 하지 못하는 그분들이 떠올랐다.


내가 가르치던 분들이 떠올랐다.

직장생활의 피로에 정한 운동을 못한 그분들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불필요한 회식을 거절하지 못하는 그분들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장애가 있어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그분들을 나는 다그쳤다.


그리곤 곧 여행에서 마주친 사람들도 떠올랐다.

아무 의미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는 그분들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자기 생활 없이 밤낮으로 일하는 그분들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과 이전의 경험들이 떠올랐다.


그리곤 내가 떠올랐다.


내가 현재 이렇게 이 자리에 있는 것이 과연 내가 포기하지 않아서일까?

그분들은 그분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 나는 알아차린 것 같다.

주어진 환경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

모두는 각자의 인생을 살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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