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촌 Oct 25. 2024

Love&Free

#10 인권 박물관


위니펙은 T에게 편안하게 느껴졌다

아니 그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해야 할까


자녀가 4명이 있지만 아내와 헤어진 것이

그의 선택 중 최고의 선택이라는

메롬의 이야기는 직접적인 그의 표정과 삶으로 T에게 다가왔다


그 밖에도 메롬에게 그가 살고 있는 위니펙, 그의 여자친구가 살고 있는 유럽 등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T는 우선 위니펙에서는 레이와 메롬이 공통적으로 추천한 ’인권박물관‘에 가보기로 한다


Museum of the Human rights

인권 같은 것에 전혀 무지한 T에게 이곳이 가장 기대되는 이유는 하나였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생각 때문이다


왜인지도 모르게

어릴 적부터 사람의 본심을 꽤나 빠르게 눈치채 버리는 T는

공공연하게 혹은 그 사람이 불편할지라도

그런 부분들을 꺼내고 다루는데 두려움이 없었다


물론 그것이 보호받던 학창 시절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성인이 되고나서부터 이야기가 달라졌다


그리고 T는 모든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산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간의 본성에 관심이 있던 T는

자연스레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전쟁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하여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돈을 투자해

많은 자료들을 비교적 안전한 캐나다에 마련해 두었다고 하는 레이의 설명은 그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T는 도착도 전인 멀리서도 박물관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엄청 난 크기의 박물관의 외관은

흡사 짱구 극장판에서나 등장할 법한한 마지막 전투씬의 첨탑이나

20세기 소년의 만국 박람회 이미지가 그대로 재현된 것 같다고 T는 생각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오를 수 없이 각진 외부의 벽이 마치 포로수용소 같다는 느낌도 그는 들었다


..


..


그리고 T는 박물관에서 시간을 다 보낸다



<T의 인권 박물관 메모>


- 음악

이곳의 1층에서는 따로 음악과 함께 여러 현대사회의 인권문제를 다루는 방이 있을 정도로

특히나 현대의 많은 인권 문제들은 노래와 함께 했다

음악은 강렬한 메시지 전달 방법이다

음악은 글의 완성이다


- 영상과 동선

어릴 적 학교에서 단체로 박물관을 간 뒤로 따로 박물관을 간 적은 없는 것 같다

일자로 줄을 서서 전시된 것들을 눈으로만 보고 나오는 그런 일련의 행동들이 나의 흥미를 유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박물관의 많은 부분들에 다양한 영상과 장치들을 볼 수 있었다

동선의 다양함과 새로운 체험거리도 집중도를 높이고 지루함을 방지하는데 일조했다

물론 이것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른 영향이기도 하다


- 2차 세계대전과 나치즘

한 층이 모두 2차 세계대전에서의 인권문제였다

강렬한 것들이 많았지만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나치즘을 따르는 독일인들이었다

그들은 진정으로 나치즘을 따랐을까

마음속으로는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잠깐,

잘못이란 것 무엇인가


캐나다에도 유행처럼 나치즘이 퍼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행적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과연 독일인들은 그들의 과거를 이렇게 낱낱이 기록할 수 있을까


- 아프리카 음악

현재도 많은 인권운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요즘에는 환경과 평등에 관련된 것들이 부각이 많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어느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그 이전의 직접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무엇이 먼저이지?


많은 생각들과 함께 T는 박물관에서 나왔다

조금 서두르면 다른 볼거리인 Mint도 오늘 볼 수 있다

하지만 T는 낯선 생각이 들었다

곧 낯선 일이 벌어졌다


T가 가지 않은 것이다


원래의 그라면 여행지에서 하나라도 더 보려고 얼른 서둘러서 출발했을 텐데

이번엔 조금 생각을 가진 후 서둘러 다른 곳을 구경가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그의 할 일들을 하기로 했다


이날의 결정은 레이에게 온 것일까 메롬에게 온 것일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T는 흥분했다

J는 이 사실을 믿지 못할 것이다라고 T는 생각했다

(이날 저녁 그는 J에게 전화해서 자랑한다)


그랬다

T는 이제 남들 앞에서 웃통 까고 문신도 보여줄 만큼 변했었다

월요일 연재
이전 09화 Love&Fre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