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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안 Mar 29. 2023

차는 차로 충분하다

다식은 곁에서 연결할 뿐



요즘 들어 입맛,

미각이 한 차례 크게 바뀌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2021년 가을 이후,

새로운 입맛과 이전 입맛의

혼재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되었는데


그런 엎치락 뒤치락이

어느 순간 뒤집어졌다고 해야할까


직업상 어쩔수없이 혹은 개인의 기호로

밀가루와 디저트는 끝까지 놓을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했었다.


조금씩

좋은 재료로

직접 만들어 먹으면

괜찮다 생각한 게 사실이다.



지금도 나의 어떤 목적과

의도에 따라 맛있게 먹고자 마음먹으면

그럴 수는 있다.


그러나 이제 때가 되었다.


차가 좋으면

다른 다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나 자신을

놓아 줄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다식을 먹기 위해

차를 마시나 싶게 앞뒤가 바뀐 기분이 든다.

한 두잔 마시고 페어링이라는 이름으로

뭐 먹으면서 또 다른 차를 마신다.

먹방의 시대에 차 또한 예외가 아닌,

신기한 풍경이다.



차가 차로 충분할 순 없을까?

차로 이미 충분한데 구색을 위한 구색을

맞출 필요가 있을까?


맑은 차 한잔 마시는데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는 상태,


나는 진심으로 그것을 꿈꾼다.



존재 자체로 충분한 야옹쓰


누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따로 또 같이,

함께 가는 길 위의 여정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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