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식은 곁에서 연결할 뿐
요즘 들어 입맛,
미각이 한 차례 크게 바뀌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2021년 가을 이후,
새로운 입맛과 이전 입맛의
혼재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되었는데
그런 엎치락 뒤치락이
어느 순간 뒤집어졌다고 해야할까
직업상 어쩔수없이 혹은 개인의 기호로
밀가루와 디저트는 끝까지 놓을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했었다.
조금씩
좋은 재료로
직접 만들어 먹으면
괜찮다 생각한 게 사실이다.
지금도 나의 어떤 목적과
의도에 따라 맛있게 먹고자 마음먹으면
그럴 수는 있다.
그러나 이제 때가 되었다.
차가 좋으면
다른 다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나 자신을
놓아 줄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다식을 먹기 위해
차를 마시나 싶게 앞뒤가 바뀐 기분이 든다.
한 두잔 마시고 페어링이라는 이름으로
뭐 먹으면서 또 다른 차를 마신다.
먹방의 시대에 차 또한 예외가 아닌,
신기한 풍경이다.
차가 차로 충분할 순 없을까?
차로 이미 충분한데 구색을 위한 구색을
맞출 필요가 있을까?
맑은 차 한잔 마시는데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는 상태,
나는 진심으로 그것을 꿈꾼다.
존재 자체로 충분한 야옹쓰
누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따로 또 같이,
함께 가는 길 위의 여정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