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공부를 시작했다면 제일 먼저 읽어야 할 책입니다.
커피 공부를 오래 해온 만큼 그간 사모은 책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언젠가 한번 커피에 관심이 있거나 커피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분을 위해 책 소개를 해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커피 공부를 하고픈 사람에게 맨 처음 보면 좋을 책을 생각해보니 머리에 딱 떠오르는 한 권이 있었습니다. ' 내용이 충실하고, 읽기도 쉽고, 전 범위를 적당한 깊이로 다루고 있어, 업으로 삼지 않을 사람도 교양서로 읽어도 좋을 책!, 소개해주고 욕 먹지 않을 책!'. 그런책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서점에서 찾아보니 이미 절판이 되었지 뭐예요. 조금 더 알아보니 각종 커뮤니티에서 중고서적으로라도 구매하려는 글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다른 책을 소개하자니 다른 책들은 내용이 조금씩 아쉬워서 선뜻 소개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나중에 다시 소개를 해봐야겠다’ 생각하고 마음 한구석으로 숨겨두었는데, 최근에 절판된 그 책이 완전히 새롭게 재출시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제 브런치를 구독하시는 브런치 구독자 여러분 중에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읽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커피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바로 유대준, 박은혜 씨가 지은 "All New 커피 인사이드"입니다. 개정 전 제목은 그냥 " 커피 인사이드"였습니다.
가격은 4만원입니다. 다른 커피 입문서 책에 비하면 비쌉니다. 그러나 책 내용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이 듭니다. 가격에 너무 박하게 생각지 마시고 다른 책 두 권을 사느니 이 책 한 권이 훨씬 낫다 생각하고 구입하시기를 권하고 싶어요. 제가 돈 주고 사서 본 많은 커피 책중에 이 책이 가장 처음 커피를 시작할 때 좋은 책이었습니다.
책의 모든 내용이 좋고 설명도 잘 되어있지만 그중에서 저에게 인상 깊었던 부분은 드립 추출을 아래와 같이 분류하여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p.256)
이어서 나오는 푸어 오버에 대한 설명은 정말 무릎을 '탁' 칠수 밖에 없을 정도로 명징합니다.
위의 글이 너무 간단하면서도 명쾌해서 저는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푸어오버의 방식이 SCA가 이야기하는 브루잉 컨트롤 차트 기반의 방식이다 보니 농도와 수율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측정 기구도 필수적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떤식으로 내리든 몇번을 젓든 온도가 어떠하든, 물을 몇번에 나눠서 붓든 아무런 상관없이 목표로한 농도와 수율안에 들어오면 됩니다. 저는 그래서 푸어오버로 추출하고 맛을 볼 때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옛 속담이 생각납니다. 어떻게든 농도와 수율만 맞추면 그럴듯한 모습을 보여주니까요. 그러나 커피를 내리는 과정도 중요한 마음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면을 대나무 칼로 끊어서 내는 국숫집이 있었다고 해요. 어느 날 손님이 " 고생스럽게 왜 쇠칼이 아닌 대나무칼을 쓰십니까? 맛이 다릅니까?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 집 주방장님 말씀이 "맛이 다를 리가 있겠습니까? 다 똑같지요. 그러나 마음이 다릅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가끔씩 내가 하려는 커피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회의감이 들 때면 이 이야기를 떠올려보곤 합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모로가고 있는지 앞으로 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 책이 있다면 아마 여러분도 모가 아닌 앞으로 가는 커피 탐험 길이 될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