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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술사 Apr 22. 2019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WBC 2019

전주연 바리스타의 WBC1위 수상은 한국 스페셜티 커피 업계가 오랫동안 이루고픈 꿈을 이룬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그동안 한국 스페셜티 커피 분야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한국 출신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탄생하기를 고대해 왔다.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이 전 국민에게 피겨스케이팅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된 것처럼 한국 스페셜티 업계는 스타 바리스타 배출이 스페셜티를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였다.  


업계에서 볼 때 스페셜티 커피를 대중에게  홍보하기에는 챔피언이라는 타이틀만큼 좋은 게 없었다. 로스터 입장에서도  자신이 볶은 원두가 대회에 사용되어 입상을 하게 된다면 원두 판매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을 했고 로스팅 실력에 대해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는 좋은 방법이었다.


바리스타 트레이너들은 자신이 가르친 바리스타가 입상을 하면 트레이너로서 실력을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출강하는 바리스타 수업에 학생들이 넘쳐나는 순간을 체험하게 해 주었다.


바리스타 개인에게는 입상을 하게 되면 투자를 받아 카페를 차릴 수도 있었고 커피 회사에 취업도 할 수 있었으며, 각종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커피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순간도 생겼다.


그 바리스타가 근무했거나 근무하는 카페에서는 바리스타 대회를 위해 그동안 지원한 내용들과  바리스타의 실력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을 이야기하며 지역의 스페셜티 카페의 맹주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이루는 모두는 오랜 시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해 왔다. 그리고 그 순간이 드디어 왔다.


이번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수상은 한국 커피 업계에 큰 경사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햇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향후 5년 정도는 한국인이 다시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 WBC 우승은 2002년 한국 월드컵과 같이 결과를 내기 위해 그간 축척되어온 모든 힘을 쏟아부은 대회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모스의 지원과 바리스타 개인의 역량, 스페셜티 바리스타와 카페들,  스페셜티 커피 관련 모든 사람들의 염원이 모인 결과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일을  다시 한번 할 수 있을까?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을 2명, 3명 가지기엔 아직 한국 스페셜티 업계의 역량이 버겁게만 느껴진다. 최초, 세계 1등 이라는 타이틀을 누군가가 획득해 버린 지금, 얼마나 많은 한국의 업체와 카페들이 스폰서를 자처할지도 모를일이다.


또한 World Coffee Championship(WCC)의 요즘 추세는 스페셜티의 세계적인 확산을 위해 산지 출신 바리스타나, 커피산업이 급속도로 팽창하는 제3세계의 바리스타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다.


월드컵과 올림픽이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개최되기 때문에 한번 아시아에서 열리면 그다음에 다시 아시아에서 열리려면 십 년 넘게 기다려야 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내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은 한국인이 아무리 잘해도 챔피언이 되긴 어려울 것이다.


국가대표 1등만 해도 충분히 훌륭하다. 그러나 만약 진실로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은 커피인이 있다면 내년 바리스타 부문은 말리고 싶다.  바리스타 부문 외에도 아직 한국인이 1등을 하지 못한 부문이 있으니 그쪽을 노려보기 바란다.


이쯤해서 질문을 하나 해보자.


Q) 한국 커피 업계가 SCAE/SCAA/SCA 가 주관하는 대회 중 최초로 세계 1등을 차지했던 분야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5분내에 답할수 있다면 당신은 커피상식 최상급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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