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흔한사람 Oct 13. 2020

끝여름의 시덥잖은 조각모음

여기저기 흩어놨던 자기방어의 흔적들.


내 인생의 당도를 타인이 정하게 방치하지 말 것, 내 커피에 무해한 천연 당을 넣어주고 미소짓는 사람을 소중히 할 것. 타인에게 달고 쉬운 사람을 만만하게 하대하는 사람을 피할 것. 나는 서로에게 쉬운 우리였으면 해. 그 쉬움에 따뜻한 배려가 숨어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고 싶어.


의미없는 생각이 산불처럼 머릿속에 번져나가면 불행도 함께 자라는 것 같다.
더 큰 영역의 잘못을 탓하고 싶은데, 그래봐야 개인의 영역은 바뀌는 것이 없고
더 열악해지거나 핍박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현실에 깎여나간다.
그럴때마다 이 땅을 향해 꾸역꾸역 내린 내 뿌리가 얇아짐을 느낀다.
악착같이 잡초처럼 살아야한다고 결정되었었잖니.


꼭꼬핀은 여러모로 편리해서 좋아한다. 어느 , 어느 벽지에도 필요에 의해 꽂을 수 있고, 보기보다 무거운 것을 짊어진다. 어떤 도구도 힘도 필요없다. 못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어쩐지 부드럽고 상냥하다. 필요가 없어져서 뽑아낼때에도  자리엔 눈치채기 어려운 작은 흔적만 있고. 시장이 적어준  값어치보다   많이 애정해.


Life is eggmoney.


나쁜 쪽으로 버라이어티한거 그만.
적어도 양 팔 벌려 끌어안을 수 있을만큼은 다들 행복했음 좋겠다.


습한 기억들은 끊임없이 사람을 갉아먹고, 지워낼 수 없다. 그저 공부하고 성취하고 충동소비를 줄이되 숨쉬기용 뜬금 지출은 하고. 내 몸 하나 뉘이고 앉고 서서 해야할 일을 하고 마땅히 대우받기. 다음의 비옥할 나를 위해 잔뜩 비축중이라며 격려할 뿐. 난 우리가 튼튼하고 푸른 나무였으면 좋겠어.


내일과 세상에 정말 이 모든 날들이 과거로 되는 시간을 견딜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작은 중랑천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다. 달리는 사람, 걷는 사람, 함께인 사람, 혼자인 사람. 그런 사람들을 외지인처럼 구경하는 나.


we are aliens.



그 때의 내가 왜 이런 시덥잖은 생각들을 굳이 적어놨는지 알까.

손도 글도 내밀기 어려울 때, 조용히 삼키는 내가 되면 좋겠는데 뭐라도 터트릴 것 같을 때.

의미를 궁금해하지 않으면 그 의미는 존재의 의미를 잃잖아.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들을 떨쳐내지 못 할때 애둘러 수습한다.

넘치지 말라고.



Cover Photo by Jane Palash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꾀병 어른, 섬유근통증후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