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흔한사람 Jul 03. 2021

죄송해요, 아팠어요, 고마워요, 그래도 괜찮아요

누군가를 곤란하게 하긴 싫어서 괜찮다 말하는 거짓말쟁이가 되고서야.


익숙할리가 없다.


그냥  많이 웃고  많이 무언가   있는 사람이고 잔잔하되 유쾌하게 살아갈  있다면- 하고 꿈을 꾼다. 예전과 달리 크게 무서울 것 없는 꿈을 자주 꾼다. 건강한 컨디션의 유쾌한 모습으로 사람들과 섞여 내 일에 매진하고 마침내 목표했던 분기를 끝내며 동료들과 자축하는 그런 꿈.


요즘은 깨고나면 제일 무서운 꿈이기도 하다.

너무나 평범한데, 불가능할 꿈인 것들은 무섭다.


각자에게 당연했던 어떤 존재나 일상을 잃고나서 그 상실을 없던 일로 만드는 꿈을 꾸고나면, 다시 한 번 사무치게 커다란 상실의 구멍이 뻥 뚫린다.

목에 가슴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숨이 차서 핏대를 세워가며 호흡을 붙잡다가 숨죽여 끅끅대고 울었다.


어떤 일들에  침묵의 이유가 있다고해도 그건 겁이 많은 나를 위한 변명이지 모든 것을 위해 괜찮은  아니다. 참거나 버티고 이해하는 노력외에  싸우고 맞춰가는 것도 노력이다. 그런걸 해내는 사람들이 사실 더 멋있고 시원시원해서 좋다. 마구잡이로 내지르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납득할만한 쉼표나 마침표 연결점을 만들기 위해 용기내는 일.


어릴땐 내가 제일 웃긴 친구이고 싶었던 때도 있고,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다 필요할  언제고 곁에 있어줄  있는 사람이 되고싶었다. 그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곁에서 행복할  있는 작은 틈이었다. 아마 그냥 그런 절대적인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되는 바람을 다른 사람에게 실천했던  같다. 아무도 없는  같지만, 내가 그런 주변인이 되면 되니까.


몇가지 일들로 나는 내가 되고싶은 유쾌한 겉옷을 어설프게도 못 걸칠만큼 피폐하고 내면이 뿌연 사람이 되었다. 흔한 것들이다. 가정의 불화, 폭력, 왕따, 성범죄, 살인. 내 일생의 머릿속 메모리에 있는 것들이니 아무리 구겨넣거나 비워내려해도 비울 수 없는 흔한 것이 되었다.


요령이 너무 볼품없는 내가 부끄러워 개차반인  같은 날은 버겁다. 너무 아파서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고나서도 조금 머리가 돌아가면 '그래서 진짜 그만큼 아팠던거야?'라고 스스로도 불신한다.


수십번 수백번 사회생활하며 '괜찮아요, 아팠어요, 죄송해요,   있어요'라는 말을 해왔다. 15년이 넘었으니 어쩌면  많이 했겠지. 나도 힘들지만 듣는 사람에게도 좋은 말은 아니다. 나를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유대라는 이유의 걱정과 고문이고, 나를 불신하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미움의 씨앗이고, 아무래도 상관없는 사람에게는 저런게 말버릇인 사람. 그래서  몹쓸 인간같았다.


나를 좋아하기 힘들땐 사람을  좋아하면 됐고, 좋아하는 사람때문에 힘들땐 한계를 기고 내 마음을 여러쪽으로 찢어낼때까지 견뎠다.


덜컥 내가 좋다는 낯선 사람은 대부분 무서웠고, 익숙한 사람은 찬란했기에 깨질  같이 예뻤다.  되는  알아서  혼자가 쉬웠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새 나는 이렇게 혼자도 함께도 어려워 아무것도  하게 됐을까.


꺼낼  없는 믿음을 내게서 찾기 쉽게 발가벗은 연인이고 친구이고 싶었다. 세상에 정말로 너를 이만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그럼에도 네게 목 메지 않고 너무나 편안해. 그러니 누군가 필요할 땐 나를 부담없이 찾아줘. 보여줄 수 없고 강요하는 것 또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이니까 그저 허락되는 한 필요한 때에 머물래. 반대로 상대에게 내가 불필요하거나 걱정을 주거나 나를 좋아해서 같이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면 도망치게되는 아이러니. 절대 누구와도 다시 함께 할 수 없을 딜레마.


특별히 이제는 원망도 없다. 바람빠진 웃음만 조금 나온다. 어차피 그렇게 그런 연애와 결혼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시간을 돌려서 사람이 아닌 더 멋져보이는 다른 기회를 잡았더라도  몸과  내면들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테니까. 지금의  힘듦은 오롯이  것이려니.


누군가들을 증오하고 미워할 에너지가 있었다면   악바리로 열심히 살았을까? 속으로 겉으로 도토리 줍는 사람들.   의미없이 소중하고 예쁜 것들이 그득해서 더이상 무언가를 혼자 주울까 말까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만의 별들이 눈과 마음에, 오늘과 내일에 어떤 형태로든 반짝였으면.


당신은 반짝이고 있나요?

나는 어떤가요?


사라지지 말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