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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ssong Jun 05. 2021

 인생에 한 명만 만나도 복 터진 인연

정화와 재형이의 우정

  On & Off라는 프로그램을 종종 유튜브에서 보곤 하는데 연예인들이 방송활동할 때(On)의 모습과  TV 밖의 모습(Off)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가수 겸 배우인 엄정화와 음악가 정재형이 출연한 회차였는데,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정말 친한 친구사이로 지내왔다고 한다. 나에게는 조금 생소한 모습이다. 성별이 다른 남자와 여자, 거기다 40~50대 어른들이 서로의 집에 놀러 가고 여행을 같이 다니는 모습을 실제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 (이것은 나의 편견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면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묻어나고, 진심으로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라는 것이 보인다. 두 사람으로부터 배우고 싶은 태도와  라이프 스타일을 기록하고 싶어 졌다. 


1. 취향 공유 (반려식물)

  영상의 시작에서 엄정화가 큰 화분을 낑낑거리며 들고 와 정재형에게 분 갈이를 해달라고 한다. 정재형의 집과 테라스는 나무와 화분, 꽃으로 가득 차 있다. 식물들 덕분에 자연 속에 집이 자리한 듯했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꽃으로 자연스럽게 집안 인테리어가 되었다. 
  꽃과 식물을 좋아하는 엄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집에 식물이 많았다. 그런 탓인지 내 집이 생기면 식물과 꽃을 많이 두고 싶다. 요즘은 삭막한 사무실에 식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자연으로부터 치유하는 느낌으로.
  영상 끝쯤에 정재형이 엄정화에게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내가 이 집을 구한 거는 너 때문인 것도 있잖아. 네 집을 보고 나서. 이런 집이 되게 멋있구나라고 생각을 해서. 하여튼 이 집에 오게 된 건 너 때문이야.” 정재형은 식물과 꽃을 가꾸는 엄정화를 보면서 본인도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테라스 가 있는 집을 구했다고 한다. 나 자신도 자연의 초록색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서인지, 식물 기르는 취미를 공유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서로 안정감을 주는 사이로 보였다. 그리고 자연을 인테리어 소재로 삼은 정재형의 집은 정말 예뻤다!


2. 배려

  엄정화는 엄청나게 자기 관리를 하는 것 같다. 꾸준한 운동은 물론이고 식단관리도 철저한데, 최근에는 ‘키토 식단(저탄 고지)’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 사실 음식을 가려먹게 되면 밖에서 식사하기가 어려운데, 정재형은 그런 엄정화를 배려해서 점식식사를 키토 식단으로 준비한다. 그러면서 ‘너를 위해 배려한 식단’이라는 말까지 남긴다. 친구가 어떤 식습관을 선호하는지도 알고 그걸 배려해서 따로 친구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 씀씀이가 정말 아릅답다고 생각했다. 사소한 것도 기억해주고 챙겨주는 사람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3. 커리어

  코로나가 계속되면서 연예인들은 공연을 하거나 드라마 또는 영화 촬영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정재형은 엄정화에게 “잘하고 있고, 잘 버티자”라며 다독여줬다. 이에 엄정화는 ‘마음이 진정되면서 기다리는 힘을 찾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친구들과 모여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이 ‘평생 한 회사만 어떻게 다니나, ‘퇴사는 언제 하나’인데, 두 사람은 진정 본인들의 커리어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고 힘들 때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


4. 영감(Inspiration)

  처음 정재형이 서핑을 권했을 때 엄정화는 ‘그건 어린애들이 하는 거. 나는 너무 늦었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자 정재형이 ‘서핑에 나이가 어딨냐’라며 반박했고 엄정화는 벌써 6년째 서핑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핑을 하면서 두 사람의 여행은 달려졌고 엄정화는 삶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도시를 떠나서 살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서핑을 하면서 자연을 찾게 되고, 자연스럽게 소비패턴도 달라졌다고 한다. 
  내 취향을 쌓아갈수록 다른 사람들과 조율하는 것이 피곤해지고 내 것을 잃지 않으려는 고집(?)을 부리게 되는 것 같다. 세상에는 내가 몰랐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정말로 많은데 ‘내가 마음을 열지 않아 그런 기회들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정화도 나이에 연연하며 서핑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정재형이 알고 있던 ‘서핑의 세계’ 혹은 그보다 더 넓은 그 너머의 세계를 평생 모르고 살았지 않을까. 

  아래 대화에서 앞서 말한 모든 요소들이 연결된다. 두 사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은 어쩌면 서핑을 통해 자연을 찾게 되면서 시작한 것 일지도 모른다. 또 서핑을 하면서 자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식물에 더 시선을 두게 되고. 생각해보면 내가 추구하는 것들은 모두 연결이 된다. 이것들이 연결되면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내 취향이 탄생하는 것 아닐까.


재형) “내가 이 집을 구한 거는 너 때문인 것도 있잖아. 네 집을 보고 나서.” 정화의 정원을 보고 영향을 받은 재형의 집. “이런 집이 되게 멋있구나라고 생각을 해서. 하여튼 이 집에 오게 된 건 너 때문이야.”
정화) “난 근데 네가 나무를 이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다? 근데 네가 식물을 가꾸는 걸 보면서 나도 식물에 관심이 생기는 거야.” 서로를 닮아가는 친구 사이. “그런 내 모습이 싫지 않아. 너무 좋아”
재형) “그래서 내가 일부러 너 서핑시킨 거잖아.”
정화) “난 네가 서핑을 하자고 해준 게 인생에서 너무 고맙다.” 재형의 권유로 시작해 어느덧 경력 6년 차. 사실 정화에게 서핑은 단순 취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정화) “나는 항상 내가 늦었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네가 그때 그랬잖아 ‘야! 서핑에 나이가 어딨냐?’라고 하는데 ‘말도 안 돼. 그건 어린애들만 하는 거야’라고 생각했었지. 근데 되더라고.” 아직 늦지 않았다’라고 느낀 오랜만의 경험.
재형)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친한 친구들 중에 한 사람은 꼭 데리고 다녀야겠는데 그건 아무리 봐도 내 주위에 운동 좋아하는 사람은 너 밖에 없으니까. (서핑이) 너무 힘들거든 맨 처음에는. 근데 (서핑의 매력을) 딱 알아줘서. 그다음에는 우리 여행도 달라졌잖아.”
정화) “나는 사실 (서핑을 하고) 삶이 달라졌어.” “(원래라면) 도시를 떠나 살 수 없고, 나의 여행 패턴도 도시. 도시에서 느끼는 모든 것. 클럽 이런 쪽이었다면. 이런 걸 다 벗어나서 시골에서도 살 수 있구나. 그러면서 소비하는 것도 되게 달라지고” 서핑을 통해 자연과 함께하는 기쁨을 안 정화. 삶의 많은 것을 변화시킨 서핑. 
재형) “사실 이런 취향들과 시선을 닮아서 뭔가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게.” 취향과 시선이 닮아가며 함께 걸어가는 친구 사이.
재형) “한 걸음 한걸음 칭찬하고 싶고 용기를 주고 싶은 친구이기도 하고요. 지금에 머물지 말고 또 다른 시선, 또 다른 취향을 찾아서 저희는 또 여행을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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