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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조은 Apr 16. 2022

개발의 슬픔

기술 부채, 코드 리뷰, 전문성, 좋은 코드를 고민하는 개발자의 이야기

주변에 개발자 지망생, 신입 개발자들이 개발자로서 느끼는 감정에 어려워하는 모습을 봤다. 내가 느꼈던 점을 공유하는 게 그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어느덧 7년 차에 접어든 개발자도 비슷하게 느꼈고 고민해왔노라고,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코드

내 코드는 허점투성이다.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곤 하는데 그걸 적용해보기엔 늘 시간이 부족하다. 부채는 항상 쌓여있고 그 부채를 해결하지 못해서 에러가 발생한다. 부채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럴 여유가 도무지 생기질 않는다. 에러가 생겼다는 문의가 올 때마다 나를 질책하는 것 같다.



코드 리뷰

며칠 작업한 내용을 동료들에게 코드 리뷰 요청했다. 반나절쯤 지났을까. 아무도 리뷰해주질 않았다. 제법 코드가 길었던 탓일지도 모른다. 한 명씩 DM을 보내 리뷰를 부탁했다.


최대한 설명을 적어두긴 했는데 이해하기 어려웠는지 질문이 쏟아진다. 이쯤 되니 내 코드가 난잡한 탓인 것 같다. 코드에 대한 비판이 나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느낌은 전혀 다르다. 난잡한 코드는 난잡한 내 정신을 대변하는 것 같다. 내 코드를 이해 못한다는 건 나를 이해 못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고마워서 커피 한 잔

파트너사와 약속한 페이지가 있는데 개발이 가능한지 문의가 들어왔다. 언제까지인지 물었다. 내일까지란다. 저번에 이 정도 페이지는 반나절 만에 만들었으니 이틀이면 충분하지 않냐고 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 그것만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일정을 미뤄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최대한 해보겠다고 답했다. 고맙다고 커피를 사겠다고 한다. 커피만 오늘 석 잔째인줄 알까.



새로운 기술

별생각 없이 들어간 페이스북,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사례를 공유한 글이 눈에 들어온다. 한 번도 실제로 본 적 없지만 제법 유명한 회사에 다니는 ‘페이스북 친구’가 공유한 글이다. 좋아요도 수 없이 눌렸고 공유도 많이 된 글이다.


좋아요 한 사람들을 보니 아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 슬랙에도 같은 글이 공유된다. 저번에 써봤는데 좋았다며 공유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초라해진다. 다들 언제 그렇게 새로운 기술을 써보는 걸까.



나만 바보인가

배워야 할 정보가 쏟아진다. 모든 것을 알아야 할 것 같은데 하나도 제대로 아는 게 없다. 바보 같은 생각인 걸 알면서도 남들은 다 하는 걸 나만 못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완벽한 코드

엄청난 방법이 떠올랐다. 자려고 누워 거의 잠들 때쯤 번뜩이며 떠오른 생각이다. 몇 시간을 머리를 싸매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건 완벽한 코드다. 블로그에 써도 부끄럽지 않을 멋진 방법이다. 후다닥 책상으로 가서 생각난 방법대로 코드를 수정했다.


흠, 에러가 난다. 뭐가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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