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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도동 Mar 22. 2024

[일일일글] 오늘의 기분은 맑음

단당류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줍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주엔 오전에 할 일이 추가되어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엔 까막눈인 것 같아서, 그 흐름에 발이라도 담가 수온 체크 정도는 해야겠다는 필요성이 느껴져서 경제 신문을 구독해서 읽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내용이 어렵진 않았습니다. 가끔 모르는 단어는 경제 용어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며칠 읽었을 뿐인데도, 내가 지금 열심히 작업하던 컴퓨터에 들어있던 그래픽 카드를 만든 엔디비아가 엄청난 회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생각보다 내 일상에 커다란 경제와 사회가 침투해 있었습니다. 그런 게 재밌어서 이번 주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읽다 보니 어느새 매일 쓰던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오늘 저녁이 되어서야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생각이 나 얼른 적는 중입니다.


 이번 주엔 어제까지만 해도 힘들고 우울했습니다. 격한 운동을 안 하다 보니 11자 복근은 사라진 지 오래.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저녁에 잠들기 전 부기 차이도 심해지고, 일반식을 하다 보니 살이 찌는 것 같아서 간식을 참아야 해!라는 강박과 함께 생리도 안 나오는데 이래도 될까?라는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그 와중에 사람 바구니 틈에 끼여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매일 포트폴리오 업데이트를 하면서 프리랜서 물꼬는 어떻게 터야 하는지 등등.. 많은 고민을 하다가 내 돈 주고는 안 사 먹던 과자를 오늘, 그냥 사 먹었습니다. 그것도 두 번이 나요. 결론은? 몸무게는 음식을 참았을 때와 차이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안심이 되었고, 당덕제 높아진 기분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내일까지 남아있을 에너지로 아침에 산책이나 한 바퀴 다녀오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오늘 그냥 홈런볼을 사서 저녁에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하나를 다 먹었거든요. 한 봉지에 700칼로리가 넘더라고요. 그런데 홈런볼이 너무 가볍다 보니 그냥 다 먹어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살짝 걱정이 되더라고요. 내일 나는 살이 쪄 있을 거야. 난 돼지야. 하고요. 그런데 가족들이랑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말을 들었습니다. "너 오늘 기분이 좋니? 목청도 좋고 에너지가 넘치네! 내일 쉬는 날이라고 그렇게 좋아?"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늘은 진짜 먹고 싶은 것만 먹었더라고요?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기분이 안 좋았을 때는 밥을 적게 먹어서도 있지만, 살이 찔까 봐 먹고 싶은 음식을 참고 다른 음식을 먹는 편이었습니다. 당연히 만족은 하나도 없었고, 배는 부른데도 공허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부터 제가 좋아하는 밤 고구마와 낫또를 먹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새로 구매해 본 아몬드는 왜 이렇게 유달리 고소한 지! 점심엔 밥보단 초콜릿이 먹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초콜릿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수업을 들은 후 저녁은 편의점 김밥이 먹고 싶더라고요. 꼭 편의점이어야만 합니다. 냉장되어서 찰기가 부족한데, 간이 된 밥은 짠 맛보단 단맛이 더 느껴지는 편의점 김밥이요. 그걸 먹고 집에 오는 길엔 애니메이션이랑 함께 할 과자로 홈런볼을 샀습니다. 돌아보니 오늘은 정말 먹고 싶은 음식만 먹었고, 그래서 오늘의 할 일에만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다를 땐 조금이라도 먼저 오는 차를 타고 집에 와서 밥을 먹기 위해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나왔었는데, 오늘은 수업에 집중하다 보니 제일 늦게 나왔으니까요. 어쩌면 오랜만에, 당기는 음식으로만 삼시 세 끼와 간식을 해결하고, 음식보단 할 일에 집중했던 하루여서 기분이 좋았던 걸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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