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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진 Nov 29. 2018

실용적인 아름다움, 핀란드의 재발견

일주일 간의 헬싱키 탐방


겉보다 속


핀란드의 매력은 안에 있다. 외관은 어느 유럽 도시와 비슷하거나 훨씬 소박하다. 독특한 매력을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베네치아 같은 도시와 비교해 그렇다는 말이다. 실내에서 저마다 다른 인테리어를 마주칠 수 있었다. 특히나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공용 공간에 놓여진 의자들이 결코 아무 의자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저마다 각 공간의 목적과 주변 환경에 맞게 아름다운 의자들이 각각의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이케아 쇼룸 같은 느낌이랄까? 이케아는 스웨덴에서 탄생한 가구 브랜드이지만 이웃나라인 핀란드와 비슷한 문화를 공유한다. 더구나 현지에서 교육학 박사 공부를 하고 계신 한국인 분의 말에 따르면 핀란드에서는 유치원, 초등학교 때부터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공예 수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케아의 DIY 방식이 괜히 나온게 아니었다.


제일 위 왼쪽은 숙소 Toolo Towers 1층 공용 공간, 오른쪽은 헬싱키 포로라흐덴 중학교 도서관 한 켠. 맨 및 왼쪽 사진도 도서관. 나머지는 캄피 스타트업 공간 내부..


핀란드 디자인 뮤지엄에서 핀란드의 산업 디자인의 역사와 맥락을 조금 더 깊이 알게 됐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1만3천원 정도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이케아 스툴을 처음 디자인한 사람도 핀란드 거장 디자이너 알바 알토다. 오리지널 디자인 스툴을 핀란드 의자 회사 아르텍(Artek)에서 여전히 판매하는데, 아마 매우 비쌀 것으로 예상한다. 정확히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이 회사 의자가 보통 기백만원 적어도 기십만원 정도 하니까. (사진을 첨부하며 촬영된 가격표를 보니 별도 색깔 없이 가장 심플한 스툴이 195유로, 한화로 25만원 정도다. 물론 색상이 들어가면 더 비싸다 (휘바!)


디자인 뮤지엄에서 디자인의 역할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문구를 발견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나 역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기자가 됐는데,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한국에서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며 나름 열심히 공부해 지금 이 자리에 왔는데, 좁은 틀-내가 생각하는 comfort zone-을 설정하고(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비교적 넓게 설정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서만 움직인 것 같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핀란드에서 디자인을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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