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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ssically Jan 22. 2024

과연 인스타그램만이 문제였던가?

SNS Social Network System : 웹상에서 이용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SNS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내가 접한 최초의 SNS는 아마 싸이월드였을 것이다.

1999년에 출시되었다 하니 20년이 훌쩍 지난 일이다. 당시 싸이월드는 대한민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지금의 인스타그램보다 핫했음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당시의 그 누구도 본인이 싸이월드에 중독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을 것 같다.

전과 비슷한 일상을 살고 집에 돌아가 친구들의 미니홈피를 구경하느라 새벽까지 깨 있는 날이 많았을지언정 종일 시도 때도 없이 싸이월드를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싸이월드가 PC 기반의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을 지우고 과연 나의 생활은 기적처럼 완전히 바뀌었을까?

찰나의 순간을 내 하루인 냥 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리는 일, 내 친구들이 전시하는 그들의 삶을 엿보는 일. 이 두 가지 일이 사라지니 내가 누리는 시간이 상당히 쾌적하게 느껴졌다. 온라인 세상에서 나 한 명이 사라짐으로써 누군가의 불쾌함도 조금 덜어졌을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한동안은 그랬다. 무슨 일이든 쫓기 듯 서둘러 빨리빨리 하던 내가 천천히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도 있었다. 막내의 젖은 머리를 말려줄 때도 얼른 해치우고 집 정리하고 애들 재울 생각에 하기 싫은 일 서둘러 해치우 듯하지 않고 막내와 나의 시간을 천천히 즐기고 있었다. 일상이 예전보다 0.7 배속 정도로 흐르는 듯했다.

이 변화가 정말 인스타그램을 삭제했기 때문이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스타그램을 대체하는 것들이 튀어나왔다.

쇼핑앱에서, 다음 카페에서 , 네이버 랭킹 뉴스에서, 넷플릭스에서, 유튜브에서.

느리게 가는 일상의 느낌을 잊는 것은 순식간이었고 자연스러웠다. 스마트폰이라는 물건을 손에 들고 부지불식간에 지금의 지경에 이른 것처럼 말이다.


SNS가 아니라 스마트폰이 문제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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