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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ALD Nov 27. 2020

도쿄R부동산 이렇게 일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든 우리의 전략

일본의 특이한 업무환경(?)이나 특이한 일(?)을 이야기할 때 종종 나오는 것이 도쿄R부동산이다. 쉽게 말해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사이트인 도쿄R부동산은 본인들이 소재한 동네의 매물 중 본인들의 가치관에 맞는 매물을 찾아 도쿄R부동산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설명하고, 소개하며 부동산 중개를 하는 곳이다.


이전부터 도쿄R부동산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도대체 어떻게 일하길래 이렇게 일 한다고 책까지 낼 일인가?' 싶었지만 그래도 궁금하기에 한번 들여다봤다.


이들은 대기업의 부속품은 싫고, 그렇다고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로서의 파편같은 작은 일의 연속이 되긴 싫다고 한다. 그래서 회사를 만들어 어느정도의 규모를 갖추되, 속해있는 조직원들은 프리랜서의 개념으로 도쿄R부동산 내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통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껍데기를 갖춰 놓고 그 안에서는 자유롭게,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에는 분명 장점도 있지만 한계도 있을 것이다. 개개인이 자기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여기서는 매물)만 맡아서 할 수 있고, 자신이 잘 하는 것만 집중해서 할 수도 있다. 큰 기업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개인이 소소하게 작은 사이트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 보다 도쿄R부동산이라는 회사 내에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다. (도쿄R부동산의 부동산 중개 사이트는 월 20만명 정도가 찾는다고 한다. 프리랜서라면 월 20만명을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도쿄R부동산에 속해 있지만 프리랜서 개념이므로 모든 수익은 본인이 창출해야 한다. 많이 벌 수도 있지만 적게 혹은 못 벌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셈이다. 회사 명함은 가지고 있지만 정글 속에서 생존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자신들만의 워크스타일을 만든 것이 참 멋있었다. 보험 판매조직이 이런 형식으로 되어 있겠지? 다른 것을 다 떠나서 겸업을 권장한다는 것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겸업을 통해 얻는 인맥이나 기술, 정보들이 결국은 도쿄R부동산으로 흡수되어 더 좋은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철학 때문이였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기

-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와 일하기

- 제대로 돈 벌기

- 끝까지 공정하기

- 직감을 중시하기

- 규모가 아닌 영향력에서 성장하기

- 여행하듯 살기

- 본질적으로 자유롭기

(13p)

다른 것 보다 규모가 아닌 영향력에서 성장하기를 우선으로 둔 것이 인상적이였다. 내가 속했던 회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회사들은 질보다 양, 매출액의 증가를 본질적인 목적으로 삼고 달린다. (물론 주주가 있는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가령 어느 지역을 문화/예술이 발달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본인들이 매물을 찾고, 문화/예술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줌으로써 하나 둘 해당 지역으로 모이는 것들. 그런 것들을 통해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도쿄R부동산에서 일하는 멤버들은 다른 업계에서 이직해 온 경우가 많다. 동종 업계 사람들은 상식을 너무 많이 알아서 오히려 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83p)

사람들은 이직이 너무 잦으면 나쁘다고 한다. 금방 공석이 생기고, 새로운 사람을 찾아 다시 교육해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건 회사 입장이고. 본인의 입장에서는 다른 업종으로 이직을 한다면 그곳에서 배웠던 것과 이곳에서의 상식을 접목시켜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난 그래서 항상 완전히 다른 업종으로 이직을 하곤 한다. 그리고 그 때마다 항상 많은 것을 배우고, 그동안에 익혔던 것을 써왔다. 한 곳에 오래 있으면 고인다.


우리 같은 작은 조직에서는 그런 문구(비전)가 필요 이상으로 우리를 구속할 우려가 있다. 그저 가야 할 곳의 방향만 느슨하게 알려주고, 각자가 오아시스를 발견해 잠시 머물기도 하면서 새로운 이상향을 찾아 달리면 된다. (119p)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비전. 비전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직원들의 사기가 확실히 달라진다. 이전 회사에서 그런 경우를 많이 경험해봤다. 물론 '말뿐인'경우가 많았지만.. 사실, 회사의 비전은 어떻게 제시해줘야 하는지 아직은 감이 잘 서지 않는다. 작더라도 명확하게 제시해주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지도 모르고, 오히려 큰 회사일수록 큰 방향을 정해주고 각자의 팀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는 것이 나을 지도 모른다. 난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알게 될 날이 있으려나도 모르겠다.


우리가 겸업을 권장하는 이유는 개인이 다방면으로 인맥과 전문성을 넓힌 것이 다시 조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네트워크를 열어서 활용하는 것이 닫아두는 것보다 훨씬 이점이 많다. 물론 신규 사업에 대한 도전도 장려된다. (127p)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겸업은 얼마든지 좋을 것 같다. 본인이 직접 해보고 안해보고는 정말 하늘과 땅차이보다 더 심한 것 같으니까. 회사를 운영하는 면에서도 눈이 트이고, 자신이 몰랐던 분야에 대해서도 눈이 트인다.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은 둘째치고, '회사'를 이해한다는 측면에서 겸업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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