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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Bird Jun 17. 2023

한국여행 1

2023년 4/30- 5/13

왕복 $250 더 주고 산 엑스트라 컴포트 5 인치

연초부터 올해는 어디로 갈까 하고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피가 어머니를 뵈러 한국에 가야 한다고 했다. 장모님이 지난해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을 하셨지만 집에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몇 달 전부터 처남집에서 가까운 인천의 요양원에서 지내시고 계시는 중이었다. 휴가를 이용해 그런 어머니를 봬야 한다고 하니 말릴 수가 없었다. 회사에 2주 휴가를 내고 4월 30일부터 12박의 한국방문 일정이 정해졌다.


호텔을 먼저 예약해 놓고 항공권을 알아봤다. 하와이안항공 크래딧카드를 만들면 7만 마일을 주니 항공권 한 장은 나올 것 같았다. 나는 이미 하와이안항공 크래딧카드를 오랜 전부터 쓰고 있었고 그동안 쌓인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항공권 한 장이 나올 것이다. 소피 이름으로 크래딧카드를 신청했다. 카드가 나왔고 그 카드를 열심히 사용했다. 카드 만들고 처음 3개월 이내에 2000불을 쓰면 마일리지를 주기 때문이었다. 2주도 안 돼서 2000불을 넘게 썼다. 그런데 마일리지가 안 들어와서 이상했다. 한 달쯤 기다렸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하와이안 항공과 카드 회사에 반복해 전화해 본 결과 마일리지가 우리가 전혀 모르는 엉뚱한 사람한테 쌓이고 있었던 것이다. 카드회사가 크래딧카드를 만들 때 우리가 준 소피의 하와이안마일 넘버를 사용하지 않고 이름이 같은 다른 사람의 계좌에 연동시켜 놓았던 것이다. 그때부터 답답한 일이 반복됐다. 크래딧카드 회사에 전화하면 마일리지 문제는 하와이안 항공에 전화하라 하고, 하와이안 항공에 전화하면 크래딧카드 회사에서 만든 것이니 그쪽에 연락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문제를 바로 잡는데 한 달이 걸렸고 수 차례의 전화통화와 이메일을 보냈다. 하와이안 항공의 커스터머 서비스가 이 정도로 형편없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크래딧카드에 쓰여있는 하와이안 마일리지 넘버는 여전히 고쳐주지도 않았고, 새 카드를 발급해주지도 않았다. 여행 갔다 와서 잊지 말고 크래딧카드를 취소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어렵게 받아낸 마일리지로 항공권 예약을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장시간 비행이 너무 피곤할까 봐 좌석간격이 좀 넓은 자리 (Extra Comfort)로 업그레이드했다. 두 명이 왕복으로 그렇게 하니 500불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들었다.


한국방문 소식을 세라에게 알리니 자기도 함께 가고 싶다고 했다. 원격으로 일하는 세라는 체류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지난 3개월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체류하다가 원래 살던 뉴욕으로 돌아간 지 한 달도 안 됐다. 세라는 한국 가기 1주일 전에 하와이에 와서 우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후 베트남에서 3주 정도 머물다가 다시 뉴욕으로 가겠다고 했다. 부랴부랴 호텔을 더 알아봐야 했다. 강남의 힐튼 가든인은 두 명용 방이라 방을 하나 더 잡아야 했다. 여의도 콘래드는 넓고 네 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니 문제 될 게 없었다. 매번 한국방문 때마다 서울에만 있었기에 이번에는 강릉과 속초를 2박 3일로 다녀오는 일정으로 잡았다. 그래서 4월 30일 출발, 5월 1일 밤에 도착하면 강남 힐튼에서 1박 한 후 아침에 랜트카해서 동해안에 2박 3일 다녀오고, 그 주말까지 같은 호텔에 숙박하고 2주 차에는 여의도로 옮기는 일정이 만들어졌다. 소피는 같이 동해에 다녀온 후 요양원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나와 집에서 4~5박 정도 함께 지낸 후 여의도 호텔로 합류하기로 했다.


지난 해부터인가 한국 방문시 K-ETA를 의무적으로 해야 했는데 올해는 4월 1일부터 연말까지 한국방문의 해라고 안 해도 됐다. 백신접종 증명서는 이미 필요 없어졌다. 지금은 항공권만 있으면 된다. 랜트카를 할 생각이라 월마트에서 여권사진을 찍고 AAA에 가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혹시 몰라 4월 말에는 여행자보험을 들었다. 스퀘어마우스(Squaremouth)에서 단기 여행자보험을 들었다. 80불이 추가로 나갔다. 아마존에서 110 볼트를 220으로 바꿔주는 콘센트도 샀다. 전화는 공항에서 유심카드를 살까 하다가 E-Sim을 처음 접하고 훨씬 편한 것 같아 Ubigi E 심을 다운로드하였다. 심카드를 뺐다꼈다 할 필요 없이 앱만 다운로드하면 되니 편했다. 주로 인터넷과 카톡을 쓸 테니 데이터만 있으면 됐다. 혹시 전화를 하려면 기존에 사용하던 구글폰으로 하면 될 것이라 생각됐다. 긴팔 셔츠도 한 두 개 샀고, 캐리어 손잡이가 고장 나 가기 전날 타겟에서 하나 샀다. 2주도 안 되는 여행인데 준비할 게 의외로 많았다. 세라가 예정대로 일주일 전에 하와이로 왔다. 떠나기 며칠 전 자리를 좀 바꾸려고 항공사 웹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아예 자리를 바꿀 수 없도록 해놓았다. 공항에 가서 항공사 직원을 통해서만 바꾸라고 했다. 하와이안 항공, 역시 전혀 마음에 안 든다. 정작 필요한 건 하나도 못하게 막아놓고 비딩으로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하라는 홍보 이메일만 줄기차게 보내온다. 필요한 서비스보다는 수익 올리기에 최선을 다하는 항공사다. 하와이안에 버금가는 다른 항공사가 탄생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비즈니스는 경쟁자가 있어야 한다.     


4월 30일 오후 1시 10분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최소한 11시에는 집을 나서야 했다. 택시를 10시 45분까지 오라고 했다. 호놀룰루공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았다. 키오스크에서 항공권을 프린트하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직원이 와서 도와줘서 내 것 한 장은 프린트했는데, 소피 것은 직원도 프린트 못하더니 창구로 직접 가야 한다고 한다. 왜 그런지 직원도 모른다고 한다. 역시 하와이안항공답다. 세라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그냥 창구로 가 긴 줄의 끝에 섰다. 창구에서 항공권을 받고 자리변경을 요청했더니 그건 자기 소관이 아니라며 들어가서 탑승 게이트에서 직원에게 말하라고 한다. 시큐리티를 통해 들어가는 데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았다. 탑승구에 일찍 가서 직원에게 자리변경을 다시 요청하려 했더니 사람들이 길게 줄 서있다. 20분쯤 그렇게 줄 서있으니 차례가 되었다. 직원왈, 다른 좌석으로 변경할 수 없다고 한다. 변경하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한다. 이미 업그레이드한 것이라 돈을 더 낸 건데 또 내야 하냐고 물으니 된다, 안된다, 알아보겠다 말도 없이 탑승권을 달라고 한다. 표를 주고 한참 기다리니 마침내 좌석을 바꿔주었다. 그 사이 보딩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그렇게 항공기 안으로 밀려 들어갔고 자리를 잡았다. 엑스트라 콤포트라 좌석간격은 조금 넓었다. 돈을 더 낸 대가로 항공사에서 준 키트를 열어보니 이어폰, 빗, 귀마개, 안대, 1회용 칫솔과 치약 등이 있었다. 쓸데없는 잡동사니였다. 앞 좌석 등받이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집에서 챙겨 온 소음방지 헤드폰, 목베개, 아이패드를 꺼냈다. 전화기를 항공기 모드로 변경해 놓고 앞으로 11시간 걸릴 장거리 여행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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