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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Bird Jul 07. 2023

한국여행 3

2023년 4/30- 5/13

2023년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 중인 설악산 신흥사

아침에 일찍 잠이 깼다. 소피가 체크 인 때 해맞이 정원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봤다며 해 뜨는 것을 보러 위층으로 올라가자고 한다. 호텔 내에서 동해의 아침 해가 뜨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해는 사천해변을 배경으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여기서 1박이니 짐을 다시 챙긴 후 체크 아웃하고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아침은 초당 한솔 순두부 집에서 먹기로 했다. 아침 한 끼 먹기에 좋은 순두부였다. 세라가 아침을 다 먹은 후 옆집에서 파는 짬뽕순두부도 먹고 싶다고 해서 한 그릇만 픽업해 나오려고 했더니 한 그릇은 안된다고 한다. 그런 법칙은 누가 만들었을까? 두 그룻은 되고 한 그릇은 안된다는 것이다. 그냥 포기하고 강릉 선교장으로 향했다. 


선교장은 조선시대 사대부가 살았던 99칸 한옥이다. 이 건물, 저 건물 돌며 한옥을 구경하고 나왔다. 한옥의 방, 부엌은 참 규모가 작았다. 오죽헌에 들러 한번 휙 둘러보고 오죽헌 앞 청풍카페에서 커피, 고구마 라테 등을 마시며 잠시 쉬었다. 오죽헌은 너무나 볼 것이 없었다. 다음 코스는 정동진 바다부채길. 정동진은 건너뛰려고 했는데 세라가 가자고 해서 추가했다. 언덕에서 바다 쪽으로 급경사 계단을 한참 내려가니 빼어난 경치의 해안단구가 나온다. 바다를 까고 이어진 길을 따라 한참 걷다가 땀 뻘뻘 흘리며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차를 속초 방향으로 돌렸다. 강릉에서 내려온 길을 그대로 거슬러 올라 간 후 속초로 들어서기 전 강릉의 마지막 경유지로 주문진 수산시장에 도착했다. 주문진 시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건어물을 좀 구경하려 했더니 가게 상인들이 너무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부담스럽다. 일단 건너편으로 가서 "주문활게"라는 넓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대게세트 메뉴를 시키니 또 크게 한 상이 나온다. 식사 후에는 건너편 건어물가게 한 곳에 들러 북어포와 김을 샀다. 속초 대포항에 잠시 들러서 저녁거리를 사 호텔로 들어가려 했는데 게나 생선회는 이미 질렸고, 튀김을 사려했더니 저녁 시간 전이라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옛날에 대포항에서 가리비 (스캘럽)를 연탄불에 구우며 소주를 마시던 일이 생각나 들렀는데 어디가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길가에 잠시 차를 세워놓고 편의점에 들어가 저녁을 대신할 과자와 맥주를 샀다.  


오늘 숙소는 속초 델피노 소노캄이다. 늦게 도착해 울산바위뷰 방은 없다고 했다. 울산바위는 밖에 나가서도 볼 수 있으니 상관없다. 방 시설은 좀 낡은 편이었다. 짐을 풀고 리조트를 걸어 다니며 구경했다. 세라는 로비에 내려가 빵과 과자, 컵라면까지 사 왔다. 피곤해 쓰러져 잔 후 아침 일찍 잠이 깼다. 전망대에 나가서 울산바위에 해가 뜨는 것을 구경했다. 미리 사놓은 온천 사우나에 갔다. 호텔예약 시 두 명이 포함된 것을 산 것이다. 하나는 세라가 가기로 했는데 수영복도 입을 수 없는 싸우나라고 하나 세라가 안 가겠다고 한다. 미국에서 자란 세라는 아무것도 안 입고 남들과 함께 한 공간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소피가 갔다. 사우나는 쾌적하고 넓은 편이었다. 나도 오랜만에 사우나에 오니 벌거벗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볼 때 좀 민망해졌다. 안경에 서리가 껴 흐릿하니 망정이지 시력이 좋았다면 더욱 민망했을 것이다. 그래도 온천 싸우나를 하고 나니 몸은 한결 개운해졌다. 


아침은 속초 시내로 내려가 조박사 소머리국밥을 먹었다. 9시에 식당에 도착했는데 식당 문 여는 시간이 10시여서 다른 곳으로 가려고 이리저리 다녔지만 마땅한 식당을 못 찾고 이미 10시가 가까워졌다. 원래 가기로 했던 조박사 소머리국밥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값도 싸고 맛도 좋았다. 다음 일정은 설악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까지 갔다가 설악산 신흥사 구경하고 서울로 가는 것이다. 설악 케이블카를 전에 타본 기억이 없다. 권금성은 성이라기보다는 그냥 바위산 같았다. 시원하게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제대로 없는 것이 좀 아쉬웠다. 신흥사에 들러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둔 절 풍경도 구경했다. 오색등을 달아놓은 앞마당이 화려하다. 올라가는 길에는 벌집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내려가는 길에는 설다원에 들러 정혈차를 마셨다. 정혈차도 한 박스 샀다. 이 집은 장사수완이 대단하다 무료로 차를 준다는 안내문으로 사람들을 부르고, 미안해서 뭔가를 사지 않고는 못 나가게 만드는 상술이다.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니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속초에서 강남까지는 차로 3시간 거리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닌데 양양고속도로로 오다 보면 지루함이 느껴지는 것은 터널이 너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고속도로보다는 이런저런 구경을 할 수 있는 국도를 선호한다. 하지만 국도로 가려면 시간이 너무 결려서 고속도로를 탈 수밖에 없다. 차를 타고 지나가는 것이 지겨울 정도인데 이 많은 터널을 만든 사람들은 엄청 고생했겠다. 긴 터널이 하도 많으니 짧은 터널은 터널 같지도 않게 느껴진다. 평일이라 서울행 양양고속도로는 별로 막히지 않았지만 서울로 접근하면서 점차 막히기 시작했다. 호텔이 있는 양재역 근방에 와서는 교통체증이 더욱 심했다. 양재역 롯데 랜트카에 차를 반납하기 전에 개스를 넣어야 했는데 랜트카 직원들이 퇴근하기 전인 6시까지 가려니 주유소 찾기도 어렵고, 시간도 없어 그냥 가기로 했다. 5시 40분에 무사히 도착했고 차를 반납했다. 걸어서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 앞 깐부치킨에서 치킨과 맥주로 저녁을 먹었다. 양념치킨이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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