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보니 별거 아니네
벼르고 벼르던 프로필 사진을 드디어 찍었다.
10년 넘게 계속 쓰고 있는 프로필 사진을 보는 교육 담당자들이
일부는 최근의 뛰어난 사진 기술을 활용하여 아름답고 어린 강사들에 대응하라고 하고,
또 다른 일부는 너무 어려 보이니 좀 나이 들어 보이는 사진을 사용하라고 하고,
아무튼 모두가 이건 아니라는 뜻이니, 충언을 받아들였다.
사진관에서 사진작가가 찍어주는 사진을 찍은 것이 얼마만일까?
생각해보니 대학교 졸업사진 정도가 떠오른다.
남들은 웨딩화보도 찍고, 만삭화보도 찍고, 돌사진에 가족사진에 많이도 찍던데!
그래서 나도 좀 찍은 줄 알았네.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사진도 하나도 없다.
설레는 마음으로 수정된 사진을 보는 날...
작가님이 말씀하셨다.
"주름은 다는 아니고 조금만 수정했어요"
나름 40살 생일 하루 전을 노려서 찍은 사진인데
하하하~ 주름을 다 지우면 어색해지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참하고, 조신한 나
얼굴에 책임져야 하는 나이라는 데
착하게 산다고 수고했다.
비슷한 나이의 예쁜 작가님이 이건 맞선용 사진이라고 말씀해주신다.
소개팅이 아니라 맞선!!!
여기에 또 퐉 꽂히지만...
오랜만에 페이스북에 프로필을 바꿔주니, 나의 미미한 활동에 비하면 과한 '좋아요'를 받는다.
재미있는 건, 어린 친구들보다 평소에는 말없는 아저씨 지인들의 반응이다.
"예뻐요오~~~"라고 하는 아이들과 달리,
"대학 때 생각나네", "안 늙네", "신뢰감 있어 보이네", " 편해 보이네"
자신들의 추억에 빠지나 보다. 그리고 자기들을 돌아보고 있나 보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와 닿는 거 보면, 나도 그들과 같은 처지
이렇게 어릴 때와는 조금은 다른 주제, 다른 고민들로 웃지만,
지나 보니 마흔 별거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