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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산행 및 트레킹

해외 산행 및 트레팅은 ‘모험’이 아니라 ‘관리’다

by 꽃돼지 후니

해외로 떠나는 산행 또는 트레킹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새로운 기후, 문화, 지형을 만나는 일이며, 그것은 곧 완전히 새로운 ‘산행 환경’에 대한 적응을 의미한다. 산악대장은 국내 산행과는 전혀 다른 관점과 준비로 해외 산행을 계획하고 운영해야 한다.


초록발이 처음 해외 산행을 준비했던 날을 떠올린다. 익숙한 한라산, 설악산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과 기온, 언어 장벽, 의료 시스템까지—모든 것이 생소하고, 그래서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야 했다. 해외 산행은 ‘모험’이 아니라 ‘관리’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계획은 곧 생명줄이 된다.


사전 조사는 필수 중의 필수

해외 산행을 기획할 때 산악대장은 정보 수집가가 되어야 한다. 등반 허가제인지, 트레킹 패스가 필요한지, 기후는 어떤지, 고산병 위험은 있는지, 긴급 구조 체계는 어떤지 등 사소한 정보 하나도 놓쳐선 안 된다.


대상 산행지의 고도, 거리, 날씨, 예상 소요 시간, 문화적 특성까지 모두 숙지해야 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이라면 번역기나 통역 도구, 비상 연락 카드도 필수다. 현지 가이드가 필요한지 여부도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초록발은 항상 현지 등산 동호회나 국가 공원 홈페이지, 해외 산악 커뮤니티 등을 참고해 정보를 검토한다. 지도를 구입하고, GPS 경로를 확보하고, 동행자들에게 사전에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


체력은 기본, 고산지대 훈련은 선택 아닌 필수

해외 산행은 보통 국내보다 산행 시간이 길고, 고도가 높으며, 환경 변화가 크다. 특히 해발 3000m 이상을 넘나드는 고산 산행은 고산병, 저체온증, 탈수 등 치명적인 위험이 따른다.


산악대장은 참가자의 체력 상태를 사전에 파악하고, 사전 트레이닝 일정을 함께 운영해야 한다. 최소 2~3개월 전부터 유산소, 근력, 하산 근육 위주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고산지대 적응 훈련, 휴식과 수면 패턴 조절까지 포함하는 게 좋다.


사소한 무릎 통증이나 체력 저하도 해외에서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개인마다 고산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체력만 믿고 무리한 산행을 계획하는 건 금물이다. 초록발은 항상 “정상보다 귀환”을 외친다.


철저한 준비가 최고의 안전 장치

국내 산행은 불편하면 되돌아오면 되지만, 해외 산행은 ‘되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의료 지원이 부족하거나, 구조가 어려운 지역이라면 단순한 삐끗함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산악대장은 다음과 같은 안전 체크리스트를 항상 챙겨야 한다:

참가자별 의료 정보(알러지, 기존 질병 등)

긴급 연락망 정리 및 공유

응급 키트 및 현지 응급 번호 정리

보험(산행 포함 해외여행자 보험)

하산 계획과 우회로 확보

현지 대사관 또는 한인 단체 연락망


초록발은 산행 직전 전원에게 다시 한번 체크리스트를 공유하고,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을 숙지시킨다. 누구든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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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

해외 산행은 자연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문화를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다. 현지의 전통, 신념, 산을 대하는 태도를 존중해야 한다. 어떤 지역은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는 산이 있고, 특정 복장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산악대장은 회원들에게 사전에 문화적 정보를 제공하고, 산행 중의 언행에도 신중을 기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자연 보호, 쓰레기 처리, 현지인과의 예절 등도 강조되어야 한다.


초록발은 ‘산을 오르는 것’보다 ‘산을 존중하는 법’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등산가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산행은 안전에서 시작된다

해외 산행은 누구에게나 꿈이다.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준비된 산악대장이다. 여행사가 아니라, 산악회가 기획하는 해외 산행은 더욱 안전하고, 의미 있고, 감동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초록발은 항상 되묻는다. “이번 산행, 회원들이 무사히, 그리고 웃으며 돌아올 수 있을까?” 그 질문에 ‘그래, 준비됐어’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이미 최고의 산악대장이다.


산은 세계 어디에 있어도, 준비의 본질은 같다. 해외일수록 더 철저히, 더 꼼꼼하게. 그것이 초록발이 해외 산행과 트레킹을 기획하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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