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모든 신랑은 자신의 반려자가 가진, 그 사람만의 사랑스러운 부분을 찾아낸 사람이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아버지는 자신의 딸에게서 찾아낸 모든 부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다른 이의 곁으로 보내는 마음이 편할리 없겠지만, 동시에 아버지 자신도 누군가의 딸을 자신의 반려자로 맞이했었음을 깨닫는 때이기도 할 것이다. 주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신랑의 모습 속에 과거의 자신이 담겨있음을, 동시에 곁에 있는 딸이 곧 출가외인이 된다는 사실을 홀로 깨닫는 그 찰나의 순간. 결혼식장에는 한 남자의 인생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