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육아] 2026년 14주차

3/29 ~ 4/5 (Feat. 43개월 아기)

by RachelJane

[육아와 정리의 상관관계]


얼마전부터 숨이 턱.

집에 물건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그래서 어제 저녁엔 옷방에 있는 화장대를 싹 다 정리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과 샘플이 와르르 쏟아졌다.

언젠가 필요가 있겠지~ 하고 쟁여둔 물건들은 높은 확률로 폐기된다.

그저 ‘지연된 폐기’를 맞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뭔가를 버리지 않고 남겨두는 습관을 없애고 싶다.


없어서 아쉬운 것은 잠깐이지만,

넘치는 것들은 항상 쟁이고 살아야 한다.

물리적인 공간 뿐 아니라 머릿속에서도

그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를 계속 생각하게 되니

이건 정말 쓸모없는 에너지 낭비가 아닌가!


다음 주말에 여유가 생기면 아이의 계절 지난 옷들과

연령대를 벗어나거나 호기심 없는 장난감을 모두 버려야겠다.

아까운 마음에,

'누구를 줘야겠다!혹은 당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짐이 되어 미루고 미뤘는데,

그냥 버린다는 생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야지.


아이도 어제 자기 방을 싸악~치우자는데 동의하고

그에 한술 더떠서 '

우리 지금 치우자! 의자랑 책상이랑

인형의 집만 빼고 다 창고에 넣어주세요~ 그런다.

웃긴다.


지금도 객관적으로 보면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인데,

‘엄마는 정리를 좋아해, 물건이 많은걸 별로 안좋아해 ’

했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인지,

나의 성향을 아이가 닮은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흔쾌히 동의를 해준게 웃기다.


아. 혹시 정리하고 버리면 새로 산다는 말을 기억한걸까?

갑자기 소름돋네.

만약 진짜로 그런거라면 아이는 천재다.



[휴가 썼어요. 루루룰루라랄라라]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날.

나를 가꾸는 날로 명명하고 계획한 하루가 시작되기 전.

할 일은 해야지. 아이를 등원시켜야 한다!


아이와 도란도란 아침을 나눠 먹는다.

등원 선생님이 아닌, 내 손으로 옷을 갈아입히고

양치와 세수를 시키고 머리를 묶어준다.

손에 닿는 아이가 쉴새없이 자라나는 것 같다.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이이의 머리는

무척이나 생기있고 부드럽다.

피어나는 것들은 언제나 아름답다.


오늘은 견학을 가는 날이라 늦으면 안되는 날.

등원까지 시간이 넉넉지 않은데

아이가 어린이집 가방에 가져가면 안되는 것들을

챙기겠다 고집을 부리며 우는 소리를 한다.


직장을 다니며 평일엔 저녁에 겨우 세시간을 보는지라

마주하는 시간엔 되도록 다정하려 노력하지만,

다정함이 아이에게 버릇없이 굴어도 된다는

허용으로 받아들여질까 늘 조심스럽다.


특히나 한참 이른바 미운 네살의 고집을 부리는 때이니

다잡을 것들은 미리 알려주어야지 하는 생각이 솟는다.


고집을 부리는 아이에게, '가지마.' 냉랭하게 말을 하곤

들고있던 것들을 바닥에 내려두고 안방 침대로 가 누웠다.

고집에 우는 소리를 내던 아이는 엄마의 반응에,

억울한 마음과 아차 싶은 마음이 뒤섞여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린다.

'갈거야 흐으극흐윽 으앙 갈거야!!'


엄마와 함께 하는 등원길이 얼마만인지 어제부터 기대했건만

이런 냉랭한 시간이 주어짐에 서러움이 터진다.


내게는 별다른 육아철학이 없지만,

몇 개 없는 것중 하나가, ‘운다고 해주는 건 없다’ 인데

아이는 이를 일찍부터 배운터라 울음이 오래가진 않는다.


몇분 후, 상호간에 삐죽한 얼굴을 들여다보다

쭈뼛 다가오는 아이를 폭 안아주며 상황은 종료.

금세 사이좋은 모녀로 되돌아와

손잡고 벚꽃 나무 지나다 번쩍 안아 향을 맡게한다.


'벚꽃은 예쁜데 향은 없나봐.'

싱겁지만 온기어린 이야기를 나누다, 잘다녀와!

인사를 끝으로 등원완료.


으히히

며칠전부터 기대하던 나만의 시간을 시작한다.

발걸음이 가볍다. 초초초총총총!!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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