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부'
#일상이야기
안부
회월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떨어뜨렸어
들여다보니 겉은 멀쩡하더군
속에 난 잔금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 잔금들 때문에 언젠가는 작은 부딪힘에도
어이없이 깨져버릴 것을 나는 알아
네가 떠났을 때도
난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아무 일 없었던 사람처럼
늘 그랬듯, 데운 우유 한 잔을
꼬오꼭 씹으며 울컥울컥 올라오는
울음을 빈 위장 속으로 넘겨 버렸던 것 같아
지하철 계단을 한 칸씩 내려갈 때도
여느 날과 다름없었지
하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내 안에 생기는 잔금들이 삐걱대는 것을 알겠더라
금과 금 사이 작은 면의 영역들이 작아질까, 좁아질까 안절부절못하더군
그때 난 언젠가는
너로 인해 무너져 버릴 내 마음을 미리 짐작했을지도 몰라
남녘 매화 소식이 아침을 데우더군
너와의 거리가 좁혀져 오는 그런 시간,
난 조각난 시간들을 수습하기 시작할 거야
퍼즐처럼 맞추지 않고
조각들을 재단해서
나만의 평면을 만들어볼까 해
네가 없는 시간의 평면으로 말이야
잘 지내
그리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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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사랑에 관한 시가 쓰고 싶었어요.
하지만 결국 이별이네요 ㅎ
이별도 사랑의 한 과정이니
그냥 연애詩 한 편 썼다 위로해 봅니다.
계간지 실을 시 보내달라는데
매번 못 들은 척하다
갑자기 오늘 설거지하다 생각나서
바로 끄적여보았네요.
두 편 더 써야 하는데...
음... 노트북을 뒤져봐야겠습니다^^
詩가 쓰고 싶어 지기는 백만 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올해는 시를 한번 써볼까나요?
아니
詩가 덥석 나오려나요~
저 내면 깊은 곳
허무와 결핍과 수많은 외로움의 기억들이
선물처럼 제게 와주려나요~
회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