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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Jan 17. 2023

양지와 그늘

너는 빛이며 나는 어둠이다.

햇빛에 비친 단풍잎은 황금색으로 밝게 빛났다.

어두컴컴하게만 보이던

칙칙한 청록색의 이파리들도

햇빛에 비추어지니 투명한 초록으로 빛났다.

새까맣게 그을린 나를 네가 비춰줌으로써

나 역시도 투명하게 빛났다.


너는 빛이며 나는 어둠이다.

너는 양지이며 나는 그늘이다.

태양도 영원히 빛나진 을 텐데

너라고 나를 영원하게 비춰줄 순 없었겠지.

그걸 몰랐던 나는

환하게 빛나는 네가

내 옆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라 맹신해

내가 영원히 황금빛으로 빛날 수 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나의 태양인 네가 떠나고

나는 더 이상 너의 빛을 받고서

밝게 빛날 수 없게 되었다.

다시 새까맣게 그을린 어둠으로 돌아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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