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첫눈 Jan 17. 2023

양지와 그늘

너는 빛이며 나는 어둠이다.

햇빛에 비친 단풍잎은 황금색으로 밝게 빛났다.

어두컴컴하게만 보이던

칙칙한 청록색의 이파리들도

햇빛에 비추어지니 투명한 초록으로 빛났다.

새까맣게 그을린 나를 네가 비춰줌으로써

나 역시도 투명하게 빛났다.


너는 빛이며 나는 어둠이다.

너는 양지이며 나는 그늘이다.

태양도 영원히 빛나진 을 텐데

너라고 나를 영원하게 비춰줄 순 없었겠지.

그걸 몰랐던 나는

환하게 빛나는 네가

내 옆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라 맹신해

내가 영원히 황금빛으로 빛날 수 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나의 태양인 네가 떠나고

나는 더 이상 너의 빛을 받고서

밝게 빛날 수 없게 되었다.

다시 새까맣게 그을린 어둠으로 돌아갈 수밖에.

매거진의 이전글 괜찮아졌다 생각했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