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 언덕위에 하얀집은
병원 생활 3주차,
나는 너무 집에 가고 싶어 엄마 -
참 신기한 일이다.
엄마는 더 어린아이가 되어 있고 병원생활이 나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집에 가면 내가 하루종일 밖에 있기 때문에 자주 볼 수 없지만
병원에 있으면 일을 하더라도 병실에 엄마 옆에 있기 때문에 그게 좋은 듯 하다.
그렇다고 한다. 진심으로 보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머니는 어린아이가 되고
나는 그녀의 보호자가 된다.
의존도는 더 깊어지고, 어린아이처럼 내 눈빛을 본다. 눈을 마주치고 편안함을 확인한다.
그래서 더욱이나 그 편안함과 정서적 마음의 안정을 위하여
나는, 기꺼이 그녀와의 24시간을 선택했다.
지난 주, 그리고 오늘 나도 병원에 다녀왔다 아이고 목이야 팔이야 -
얼마전부터 팔이 저리더니 굳는 느낌이더니 어느날은 핸드폰도 벽돌처럼 무겁더라
대략 인터넷 찾아보고 오른팔저림 현상이 목디스크와 유관할 줄은 알고 갔다.
한번 치료받는데 신경주사, 초음파주사, 체외충격파치료, 도수치료, 물리치료 이렇게 패키지로 묶어서 2시간 17만원을 받는다. 좋은 기계와 큰 병원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패키지다. 아픈 내가 돈을 더 내야지 어쩌겠어 - 그나마 실비청구 된다는데, 아프지 말아야지만 연발 나올수 밖에 없다.
본래 노트북에 한번 앉으면 집중하는 스타일이긴 한데, 병실에 간이 침대에 쪼그리고 일하니 10일째쯤 되어 반응이 온 것 같다. 어렵다. 나는 엄마 곁에 있어야 하고, 내 몸은 이 자세로 일하면 더 안된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치료도 받고 일도 하고 간호도 하고 미래도 꿈꾸며 기도하며 나는 그렇게 병실 생활을 이어간다.
야호 -
이번주에 퇴원하라는데, 콧줄도 뽑도록 목으로 물 마시는 연습도 하라는데
줄달린 주사기를 목구멍 가운데 넣어서 직접 주사기로 물을 넣어보라고 하는데
엄마는 싫단다. 무섭단다. 어린아이처럼 내 동의를 구한다.
엄마 처음이여서 그래, 무서우면 우리 내일부터 시작할까
그러고 싶단다. 그래, 엄마 괜찮아
우리 한걸음씩 천천히 오래도록 함께 걷자.
나는 항상 엄마를 기다릴께 -
엄마가 나에게 그리해주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