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레어 Aug 17. 2021

2020년 7월.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저스틴 폴리

#월간안전가옥 #사랑하는캐릭터

*회사에서 한 달에 한 번, 한 달을 돌아보는 글을 써서 공개했다. 여기에 다시 포스팅하면서 눈에 거슬리는 표현들은 조금 수정했다.



*넷플릭스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스포일러를 왕창 포함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쓰시고 빈지와칭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은 들어보셨을 거에요. 원제는 <13 Reasons Why>, 한국 제목은 <루머의 루머의 루머>, 줄여서 루루루라고 부르는 작품이요. 지난 6월 5일 루루루의 시즌 4이자 마지막 시즌이 공개되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고등학생인 클레이 젠슨이 얼마 전 자살한 친구 해나 베이커가 남긴 카세트 테이프 열 세개를 받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시즌 1은 해나가 왜 스스로 삶을 끝낼 수 밖에 없었는지 13가지 이유를 따라가면서 클레이가 해나의 죽음을 이해해 나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시즌 2는 해나의 부모님이 학교를 상대로 진행하는 재판에 증인으로 서는 아이들을 조명합니다. 시즌 3은 이 이야기의 ‘악의 축' 격인 브라이스 워커가 죽은 채로 발견되면서 용의자로 의심받는 아이들을, 시즌 4는 비밀과 불안이 쌓일대로 쌓인, 그리고 드디어 졸업을 앞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의 설명만 보고도 알아채신 분들도 있겠고, 이미 루루루를 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즌 1에 비해 시즌 2, 3은 평단과 대중의 평가가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시즌 1에 비해, 원작에 없는 이야기를 이어간 시즌 2, 3은 살아 남은 아이들의 관계에서 ‘억지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불만이 많았지요. 저 역시도, 시즌 2와 3을 ‘으리’로 봤기 때문에 시즌 4를 굳이 봐야 하는가 하는 마음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어느 날 밤 굳게 마음을 먹고 시즌 4를 끝냈습니다.


((((시즌 4를 볼 계획이 있는데, 스포 당하고 싶지 않으신 분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창을 꺼주세요))))


루루루를 떠나보내며, 이 학교의 수많은 아이들을 좋아했지만 마지막까지 저를 과몰입하게 하는 캐릭터는 저스틴이었어요. 여러분.. 루루루 아는 여러분.. 다들 시즌 1의 저스틴을 기억하시죠. 전설의 이 짤..



‘앗 내가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왔던가?’ 착각하게 만드는 기억조작남.. 농구부 저스틴 오빠.. 운동 잘하고 귀엽고 잘생겼고 내 마음을 한 번 쯤 아프게 만들었을 저스틴 오빠.. 하지만 그래서 붙은 별명 ‘예레기’ 였죠. 본성이 나쁜 것 같지는 않은데, 여러 가지 이유로 한없이 가볍거나 한없이 어두워지며 잘못된 선택을 하는 저스틴의 행동들 때문에 예쁜 쓰레기라고.. 불렸죠.


저스틴은 시즌을 지나오면서 자신의 잘못은 최대한으로 뉘우치는데, 받아도 될 호의는 반도 못 받는, 그러면서 무섭게 성장하는 캐릭터였습니다. 자기의 잘못을 가장 자기파괴적인 방식으로 뉘우치고, 그것을 말려 줄 적절한 도움의 바운더리 바깥에서,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죠. 하지만 그 와중에 주변 사람의 애정과 도움 대신 스스로와, 약물 그리고 불법에 의존했고, 그것을 떨치고 마침내 미래를 꿈꿀 수 있을 때 저스틴의 시간은 끝나버립니다.


루루루의 캐릭터들은 미국의 10대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현실을 두 세개씩 안고 살아갑니다. 어떤 아이들은 뼈아픈 이별 앞에서 불안해지고, 과격해지고, 문제를 회피하거나, 덮어두거나 하는 다양한 선택을 합니다. 저스틴은 그 중에서도 문제를 ‘책임’지려고 하는 캐릭터였고, 그래서 이야기가 저스틴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은 일견 지당한 것으로 보이면서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건 플롯과 이야기 설정 속 저스틴에, 배우 브랜든 플린이 표현하고 해석한 아우라가 덧붙여 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브랜든 플린이 저스틴에 대해 이야기하는 클립을 마지막으로 두고갑니다.
*주의: 눈물샘 조심하세욧 전 0:35에서 터졌습니다.. 브랜든은 0:00부터 터져있고요..

https://youtu.be/LFO0p49M_uY


매거진의 이전글 2020년 6월. <스페이스 포스>를 봤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