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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나 Feb 20. 2022

스타트업에 취업했습니다.

2021년 7월과 8월

(현재는 이직했다. 해당 글은 바쁜 일정으로 미처 못 쓰고 아카이브 된 글을 정리한 글이다.)


취업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 이렇게 취업이.. 쉽게 풀리나 싶을 정도로 잘 됐다. 안정적인 고용 형태가 아니고 여러 작고 큰 문제가 있었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상황과 환경이 불안하다면 그중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을 통제해, 나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그래서 제주에서 서울로 이사했다. (MBTI는 근데 J임. 암튼 J.) 이사하고 바로 출근했고 그게 7월이었다. 


스타트업을 선택한 이유 

늘 도전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다. 특히 여러 활동에서 주변인들로부터 좋은 자극을 얻어 성장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지만 빠르게 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2번 겪었기에 그런 일을 계속하고 싶었다. 가만히 있으면 사실, 한없이 게을러지면서 자책하는 거 1등인 사람이라... 하하. 


스타트업은 또, 민구리오빠의 영향도 컸다. 오빠는 나의 죽어가는 포트폴리오를 살려준 사람이자,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서비스 기획자 3년 차인데, 이번 직장이 3번째인 오빠를 보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인 게 (대학생 때처럼) 여전히 티 났고, 그 영향이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 그 산업에, 시장에, 나도 뛰어들고 싶었다.

아 뭔가 스타트업, 내 스타일인디?!



한국에는 많은 스타트업이 있는데, 그중에서 A기업을 결정한 이유는 그들이 속한 도메인(분야)이 내가 정말 뛰어들고 싶었던 분야였다. 그리고 그 분야에서 가장 매력적인 회사 중 하나였다. 작지만 단단한 회사. 그리고 여러 채널(인스타그램, 브런치, 페이스북)에서 사내 분위기를 읽을 수 있어, 뭔가 내적 친밀감이 생겨 입사 전에도 기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젊고 열정적인 회사처럼 보였다.


'마음에 든다'에서 '입사하고 싶다!'로 넘어간 결정적인 이유는 채용공고였다. 하나는 기업의 슬로건과 가치가 너무 잘 드러난 멘트가 내가 생각하는 핀테크의 가치와 일치해서였고, 또 하나는 '언제든 연락 달라. 준비되지 않아도 함께 커피 마시며 이야기해보자'라는 마무리 멘트였다.

(어쩌면 순진할 수 있지만) 당장 메일을 써서 "제가 맘에 들면 연락 주세요!"라는 멘트와 함께 이력서를 보냈고 약 2주 만에 답이 왔으며, 바로 면접보고, 입사하게 되었다. 



내 업무와 회사

스타트업을 다닌 지 한 달된 지금(2021년 8월). 한 줄로 정리하자면 폭풍 같았고 기분은 석 달은 있었던 것 같다.


입사했을 때, 회사는 비즈니스적으로 큰 전환점을 준비 중이었고, 팀은 입사 하루 전에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했었다. 사수가 딱히 없었고, 폭풍의 눈에서 눈치껏 일을 배워서 써먹어야 했다.


Data Analysis
데이터 분석. 구체적으로 적기 뭐하지만, 데이터 분석은 정말 범위에 따라 단순한 작업처럼 보이면서도, 큰 흐름을 읽는 중요한 작업처럼 보이는 업무라는 것을 알았다. 
요즘, 데이터를 넣고 원하는 값을 얻을 수 있는 로직만 입력하면 멋진 값을 얻을 수 있지만, 문제는 그 로직을 짜는 것이다. 이 많은 데이터 중에 나는 어떤 값을 얻고 싶은지는, 마치 짧은 단편 소설을 쓰는 사람과도 같은 느낌이 든다. 데이터 안에서 패턴을 찾고 단순하지만 빈틈없는 정보를 추출하는 건 멋지지만 쉽지 않다. 


QA
 전에 배웠던 일이 이렇게 쓰일 줄 몰랐다. QA는 하면 할수록 참 매력적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단순한 일이라며 무시하고, 매번 지적하는 일이라 싫어하기도 하지만, 완벽을 위해 다가가는 일이라는 점과 시장에 나오기 전에 본다는 점, 그리고 QA를 하면서 참 기획이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크게 느낀다. 요즘 스타트업에서는 따로 문서화해서 앱을 익히기보다, QA를 통해 앱의 전체를 배우도록 하는 거라 좋은 접근이라 생각된다. (사실 문서화하는 게 더 공수가 많이 들어서 그럴 수도 있다.)


마케팅
어쩌다 마케팅 메일을 쓰게 되었다. 껄껄. 새벽 감성으로 많은 글을 끄적여봤지만 약 10만 명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일을 쓰는 작업은, 엄청나다. 그런데 아직 현실감각이 없어서인지 멍하다. 늘 조금씩 아는 일을 키워가던 나의 행보였는데, 이 일은 너무 새로운 곳에 던져져 빨리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과 압박에 많은 구독자 수보다 뭘 모르고 뭘 아는지 아직 감각이 없는 게 더 두렵다. 더불어, 글을 (나름) 쓴다고 생각했던 게 모두 박살난 기분이라 글 쓰는 능력에 대한 회의감이 매우 든다.


그리고 회사

비즈니스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고, 그 안에서 그 일이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을 본다. DA와 QA를 하며 빠르게 피드백이 오고 가고 바뀌는 것을 보며 정신을 놓아 이 흐름을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팀원들은 정말 열정적이고 젊다. 젊다와 어리다는 조금 다른 개념이구나를 체감한다. 팀원들은 젊어서 흡수하는 것이 남다르고, 새로운 툴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정말 빠르며, 수많은 야근에도 거뜬하다. 


미래 내가 그리는 회사와 나

회사

비즈니스 모델을 두고 '미래가 뻔하네.'라는 주변의 걱정에 회사는 어떻게 해결해나갈지가 기대된다. 제휴사로 ‘후원할 수 있는 상품’ 판매를 두고 한 번 팀끼리 이야기를 했다. 나는 ‘절대 안 팔리지! 누가 거기에 돈을 써! 일단 난 안 사.’라며 말했지만, 팀원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여러 데이터를 직접 살펴볼 때 후원을 직접 하는 사람도 많으니 한 번 해볼 만하다.’라든가 ‘우리가 이런 가설을 세웠을 때 나올 결괏값이 무엇일지 너무 궁금하다.’ 등의  말은 내가 아직 가지지 못한, 아직 갖추지 못한 서비스 제공자의 마인드였다. 데이터를 어떤 방향으로 가공할지, 그런 성향의 사람들을 어떻게 그룹핑할지 등 또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Data Analysis

매일 업무 보고해야 3개 채널, 나처럼 여러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팀원들, 늘 하고 있는 야근. 일단은 일의 안정화와 문서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흩어진 자료들과 문서를 한 곳에 정리해서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말이다. 일의 능률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QA 

내가 미국에서 배웠던 것을 어떻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지 고민이다. 또한, 개발자와 바로 소통할 수 있으니, 개발자와의 소통하는 방법, 툴 등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마케팅
글 쓰는 능력을 올려야겠다. 사실, 글 쓰기보다 마케팅의 본질과 메일이라는 채널에 대한 이해가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뭘 더 준비할까 

자격증 공부를 하고 싶다. ISTQB, SQLD, 정처기... 아직도 자격증 수집병은 대학 졸업을 했는데도 고쳐지지 않았다. 사실 그보다 더 급한 온라인 강의들을 끝내고 싶다. 계속 이곳저곳에 '해야 할 일'이라고 적으면서 나를 괴롭히는 데 힘들다. 하하


책을 많이 읽고 싶다. 나의 포트폴리오에 가득 채워 넣을 것이다.


체력을 위해 걷기나 필라테스를 시작해야겠다. 피로회복제로 견딜 수 없다. 


이번에는 안됐지만, 신입 교육에 참여하고 싶다. 가르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니, 가르치는 내용이 온전히 내 것이라는 것이다. 그건 따로 시간을 들여 정리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느는 거라, 탐나는 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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