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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김호중의 경찰 조사 포토라인

우리는 기자와 대화하지 않는다는 원칙 명심

가수 김호중 씨의 음주운전 뺑소니 이슈 관련, 위기관리 측면에서 워낙 많은 반면교사 포인트가 있지만 이번 경찰 조사 관련 커뮤니케이션 하나만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저는 경찰, 검찰 조사 전후 과정 등 특정 장소에서 사회적 관심이 되는 이슈에 대해 관련 당사자를 '죄가 없음에도(죄가 있는지 정확히 단정하기 힘듦에도)' 범죄자로 비치게 만드는 언론 포토라인 일부 과정과 관행은 개선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포토라인을 모두 동의하는 글이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수많은 사진 기자들 앞에 홀로 서서 수많은 플래시 세례를 뚫고 카메라를 응시하며 서있는다는 자체는 사실 엄청난 긴장과 부담감을 동반합니다. (이야기가 좀 새지만 그런 측면에서 나이가 한참 어려 사회 경험이 많지도 않은 아이돌 멤버들이 수많은 카메라를 흐트러짐 없이 응시하고 있을 때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매번 합니다.) 인간이라면 대부분 이런 상황에 생존본능이 작동하고 그 생존본능의 기본이 회피입니다. 죄에 대한 분노와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외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 당사자의 원초적인 그 두려움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이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 혹은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이 있는 분들께, 그게 아니더라도 범위를 넓혀 기자들과 말을 섞게 되는 기업 VIP나 고위 공직자, 유명인분들께 제1원칙으로 항상 강조해 말씀드리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나는 내 앞에 있는 기자와 대화하지 않는다. 
그 기자를 통해, 저 카메라 앵글을 통해
그 너머에 있는 국민과 대중과 이야기 한다. 

 

이 원칙은 기자들도 알고 있습니다. 기자분들이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하는 분'들이고 그 질문을 받아서 '미디어를 통해 국민에서 전달하는 분'들이라는 것을요. 그런데 포토라인에 서게 되는 당사자 혹은 카메라 앞에 선 인터뷰이가 이걸 모르는 경우들은 훨씬 많습니다.


2024년 05월 21일 밤 10시 40분쯤 서울 강남 경찰서 조사를 받고 나온 김호중 씨는 포토라인에 서 있는 기자와 카메라를 통해 국민과 대중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이 아닌 정확하게 기자를 보고 기자와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적절한 메시지와 더불어 질문을 하고 있는 기자의 팔도 잡는 불필요한 행동까지 하면서.


결국 김호중 씨는 입장이 궁금한 국민과 대중에게는 끝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셈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포토라인,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민과 대중에게 보인 주인공 모습이 격식을 갖추면서 성숙하고 품격 있는 말과 행동을 견지했던 가장 큰 이유는 '기자, 언론을 통해' 국민, 대중, 고객, 팬 들과 이야기하는 자리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포토라인은 국민을 배심원으로 하는 '여론의 법정에 상징'과 같기 때문입니다. 


이 점 꼭 기억해 주시고, 마지막으로 포토라인에 서게 되는 당사자의 인권과 국민의 알 권리까지 고려하는 포토라인 제도로 잘 정착되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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